-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글쎄.. 왜 그럴까... 책을 읽지 않고 제목만 접했을 때, 나는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생각도 그리 다르진 않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네가 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좋아졌다.
처음부터 상당히 철학적인 얘기들이 펼쳐져서 나는 적잖이 당황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비트겐 슈타인, 게다가 제일 알 수 없는 마르크스까지.. 어려운 내용이 많아 버스에서 책을 읽는건 거의 고통이나 다름없었다. 몇분을 보고 있어도,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정신을 바짝차리고 보게 된건, "짐을 챙겨서 세관을 통과했을 때 나는 이미 클로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만난지 불과 얼마 안 된 사이임에도 사랑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는 확신을 주는 이 문장이 남기는 여운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무언가 로맨틱한 스토리가 전개될거라는 예감.. 그랬다. 충분히 로맨틱했다. 그가 클로이를 사랑하고, 클로이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은... 아직 나는 상호 교감이 이루어지는 사랑을 해본적은 없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서로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더 빠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서로에게 화를 내며 싸운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이야기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만남에서 헤어지기까지,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분석되고 표현된 철학적 사유들은 사건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공감을 유도하고...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위기를 겪고, 헤어지고, 죽을만큼 힘들어하다 결국 또 다른 사랑을 한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보다, 왜 사람은 항상 누군가를 사랑하는가에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상대가 바뀌어도, 결국 사랑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 모든 아픔을 다시한번 되풀이 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