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2. 31. 「 11번째 책 」
역시 100권은 무리일듯; 벌써 2006년이 다와버렸네~ 기말고사 끝나고도 과외하느라 티비보느라 컴퓨터 하느라 갖가지 핑계로 시험전에 쪼금 읽었었던 진주 귀고리 소녀를 책장에 꽂아둔채 한정없이 내버려뒀었다. 대구로 오는 버스에서 심심함을 타파하기위해 짐가방속에 넣어둔 책이 지루한 4시간의 고속버스의 시간을 네덜란드의 한적한 마을로 나를 보내버렸다.(이렇게 상투적인 -_-)
책속에서 그리트와 주인님의 단 두번의 접촉, (그것도 고작 손이 스치고, 입술위에 손을 대고) 그게 어찌나 아찔하던지.. 오히려 저질러지지 않아서 그토록 애절하고 보는내내 가슴조이고, 완독후에도 한참 소녀의 그림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걸까.
역시 결혼은 현실이구나. 이 책을 읽고 보바리 부인을 읽으면서도 내심 가슴이 답답하기도하다. 나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떤사람이든지 선택할수는 없겠지. 결국 그리트는 손에 핏물이 낀 푸줏간 여주인이 되고 주인님은 죽고, 집안은 엉망이 된다.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세월속에 흩어져버리지만, 그림만은 끝까지 남아서 소녀의 마음에, 그 눈빛에 매료되어 이렇게 피어나게 되는걸까.
이 소설이 정말 실화였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 책덕분에 또 한동안은 시대물을 찾아서 헤멜것같다. 책읽는건 정말 인생이 조금은 더 풍족해 지는거 같다.(그러면서 잘 안읽는 넌..-_-;) 어쨋거나 읽고나서 "아 행복해~♡" 라는 소리가 저절로 입밖으로 터져나온다.
덧. 책이 너무 재밌어서 영화도 봤는데 영화는.. 스칼렛 요한슨이 매우 이쁘다는것. 베르메르씨가 너무 냉정해서 화가 난다는것. 그리고 조금 지루했다. 역시 책보다 나은 영화를 찾기란 정말 힘든 것 같다. 코넬리아는 역시 예상대로 생겨먹었다. 나쁜 가스나!!! 엉덩이를 피멍이 맺히도록 패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