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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권호영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4월
평점 :
권호영 작가님의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을 읽는 동안 그리웠던 지난 포르투갈 여행의 기억을 제대로 다시 꺼내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많이 행복했다. 보통 여행에세이를 읽을때면 추억보다 '가고 싶다'의 마음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던 그때의 기억들, 여행의 추억들이 마구 떠올라 내내 행복한 마음으로 책과 함께 했던 것 같다.
나에게 포르투갈은 그런 곳이다. 더 오래 머물지 못했던게 여전히 아쉽고, 그래서 꼭 다시 가서 긴 시간 여행하고 싶은 곳. 도시의 첫 인상이 너무 좋았고, 그곳에서 머무르게 된 숙소도, 매끼 먹었던 음식도, 항상 친절했던 사람들과의 기억도 다 너무 좋았던지라 하나하나 희미해지지 않은채로 기억되고 있는 그때의 시간은 언제나 선물처럼 사이사이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괜히 그때 사온 마그네틱도 모두 꺼내보고, 포르투에서 사왔던 그릇도, 렐루서점에서 사왔던 책도 다시 펼쳐보았고, 리스본, 포르투, 신트라, 호카곶 등을 다니며 부지런히 담아두었던 그때의 사진들을 하나씩 보며 한 껏 추억하며 보냈다. 그와 함께 레르 데바가르(인쇄소를 개조한 서점), 아베이루(운하가 있는 작은 마을), 사그레스 마을의 접시가게, 조아니나 도서관 등등 책 속에서 만난 이전에는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장소에 다시 가볼 날을 꿈 꿔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가보았고, 부지런히 걸어다녔던 곳들을 책 속에서 만나니 그리움이 더 커졌고, 작가님의 여행스타일이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작가님의 다른 책<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도 많이 궁금해졌다. 조지아는 가본적이 없는 곳이니 이번 책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벌써 설렌다. 왜일까. 왜 이토록 여행지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무언가'가 되는 걸까. 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여행은 언제나 이렇게 잔잔한 마음을 즐거운 설렘으로 일렁이게 해주는 소중한 선물같아서 언제나 그립고, 소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