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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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이제 막 서른이 된 작가가 여행과 사랑과 떠남의 굴레 속에서 보낸 20대를 마치며 그간 쓴 글을 정리해 묶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에는 여행작가가 쓴 글이라고 해서 보통의 여행 에세이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작가의 지난 여행의 흔적이 곳곳에 담겼지만, 여행지가 중심이 되는 그동안의 여행 에세이와 달리, 그녀가 지난 이십 대를 보내는 동안 자신을 스쳤던 많은 생각과 그 시절을 함께한 사람들과의 기억과 대화에 중심을 두고 쓴 자전적 에세이에 가까워 오히려 더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여행작가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을까? 처음에는 어떤 구속됨 없이, 자유롭게,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는 여유 있고, 평온한 삶 속의 그녀처럼 보였지만,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시간 동안 보이지 않은 부분에서 그런 자유와 자신만의 색을 얻기 위해 그녀가 얼마나 치열한 시간을 보냈을지, 지금의 시간을 얻기 위해 그녀가 맞아야 했을 보드랍지만 때론 거치고 험했을 삶의 파도를 넘기 위해 그녀가 얼마나 애써왔을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삶을 대하는 단단한 태도와 곁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참 좋았다. 또한 글 속에 고스란히 스민 그녀의 진심이 책을 읽는 내내 생생하게 전해져서 같이 슬퍼도 했고 때론 미소를 짓기도 했던 시간. 읽기에 어렵지 않은 글이었지만, 그 덕에 오히려 한 장 한 장 가볍지 않게, 묵직한 여운을 머금은 채 읽었던 이번 책.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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