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질병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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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잔을 마셔도 낭만을 들이키고 싶은 한 사람의 우울 연대기'

'어느 것 하나 진심이 아닌 적 없었고 내 모든 것들을 거짓없이 토해냈다' 는 에필로그의 글 처럼 작가 김제인은 <슬픔이 질병이라면 나는 이미 죽었을텐데>를 통해 자신을 휘감고 있는 슬픔, 외로움, 상실감, 그리움 등으로 이어지는 우울한 감정을 치열하게 문장으로 기록해냈다.

넘치도록 사랑하고 또 사랑했던 기억. 내 앞의 당신외에는 다른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던 그때. 가장 뜨겁게 온 마음을 다한 만큼 어쩌면 그래서 더욱이 정리하기 어려운 기억들. 식지 않고 끓어만 오르는 그리움에 발버둥치는 이의 쓸쓸하고도 솔직한 고백의 문장들을 읽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슬픔을 보며 '그래, 당신 마음 알아. 알 것 같아' 라고 말하는 건 과연 잘한 위로일까? 하고. 그 슬픔을 어떻게 감히 가벼운 말 따위로 '알 것 같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집필 도중 존재의 이유를 탐닉하다 목숨을 끊고 싶을만큼 마음이 어지럽고 정신이 괴로워서 출판이 늦어졌다는 에필로그를 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곳곳에 숨 쉬고 있을 또 다른 나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작가님의 마음을 담은 책이 온전히 잘 마무리되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작가님의 바람처럼 어디선가 꼭꼭 숨은채 자신의 우울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어떤 위로를 받고 있을지도 모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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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원을 가게 된다면 - 직장인을 위한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
정재엽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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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공부를 늦게 시작했는데, 대학원 공부가 쉽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었어요.

혹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대학원에 가서 더 깊은 공부를 한번 해봐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

몇년 전 부산에서 책과 관련한 수업을 듣던 때 만나뵙게 된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늘 공부에 대한 열망은 있다. 공부를 하다 크게 무너진 경험이 있고 그로 인해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늘 내 가슴에 남아있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다신 생각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살면서 배워야 할, 배우고 싶은 분야는 꾸준히 늘어나는 것 같고 그에 대한 열망 또한 늘 뜨겁게 안고 사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도 아니고, 박사학위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이 책은 여러면에서 기분좋은 자극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직장인을 위한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이라는 소개처럼 대학원 진학, 특히 박사학위 취득을 고려하고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궁금해할만한 이야기들이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각 분야별 박사 15인의 인터뷰, 대학원 생활 노하우, 논문 쓰는 법, 박사 학위 취득 이후의 삶에 대해서 까지 세세하게 다뤄주고 있다.

작가는 단순히 대학원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이전에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는 기로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며 과연 내가 하려는 선택이 최선인가?부터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정말 이 선택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 나의 위치가 어디쯤인지, 내가 이 선택을 했을때 어떤 것을 얻고, 잃게 될지에 대해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에게 이 책은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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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육아 - 아이와 엄마가 함께 행복해지는
이유정 지음 / 더메이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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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육아

이유정 / 더메이커

준이의 입학과 함께 주로 교육관련 책을 많이 읽다가 '육아'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육아관련 서적은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고 그 방법 또한 책마다 조금씩의 차이가 있다. 그러니 이런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 그러지 못하고 있음에 자책하고 조급해하기보다는 그동안 내가 해왔던 육아의 방식들을 되돌아보고 우리 아이들과 함께해보면 좋을 것들은 다시 뽑아 적용해보며 조금씩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짐을 목표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이 책에도 나오듯 '엄마의 신념'을 가장 중심에 두는 것이 가장 잘하는 육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러닝퍼실리테이션을 육아에 적용시킨 것이 바로 감탄육아이다. 감탄육아는 아이의 삶 전반을 디자인하고 세상을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엄마가 가져야하는 바른 관점을 제시하고, 좋은 육아를 위한 5가지 핵심요소와 구체적 기술을 공유한다.(중략) 엄마의 바른 인도는 아이의 자존감을 단단하게 하며 스스로 좋은 선택을 해나가는 힘을 길러주고 사고력과 이해력을 만들어준다. (*러닝퍼실리테이션(학습촉진기법)은 즐거운 학습환경, 주도적 참여의 기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한 깨달음 그리고 생각의 나눔을 바탕으로 신나게 학습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교수기법이다.) -8p

-> '감탄육아'는 아이가 혼나는 게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말을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존경하기 때문에 따르고 재미있어 하며 배우도록 이끄는 방법이라고 소개하며 신념/넓게보기/기술/내려놓기/FUN이라는 다섯가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스스로 고민을 통해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는 흔들리기가 쉽다. 창의력이 이슈가 되면 창의력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바빠질 것이고,

인성이 이슈가 되면 인성교육을 찾느라 애를 쓸 것이다. 또 어떤 엄마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돌아온 날이면, 그래도 할 건 해야지 하며 학업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찾느라 고민에 빠질 것이다. 아이가 자라며 환경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서 우리는 흔들릴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져가고 싶은 한 가지 신념을 적어놓은 것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하며 기쁘게 육아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 60p

-> 작년 이 맘때 정말 많은 시간 휘청거렸다. 나는 어느정도 내가 정해둔 신념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가 학교에 가고 새로운 친구들을 조금씩 만나며 여러가지로 주변 상황에 많이 흔들렸다. 나와 아이가 가는 방향이 우리에겐 잘 맞는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또 어떤 다른 이야기를 들은 날에는 내가 잘못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으로인해 혼란의 시간이 자주 나를 괴롭혔다. 책에서는 사이사이 흔들리는 엄마들에게 다음과 같이 다시 한번 토닥여준다.

'거창하거나 완벽할 필요도 없다. 나중에 신념이 바뀌어서 혹은 또 다른 신념이 생겨서 수정하기 위해 다시 이 페이지를 찾아온다면 또 기쁜 일이다. 엄마의 애정 가득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말이다'라고.

● 지금껏도 괜찮게 살아왔지만 아이를 의식하며 조금 더 나은 나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더 멋진 부모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은 훌륭한 인생 선배의 모습이자 아이에게 둘도 없이 좋은 롤모델이 되어준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엄마의 삶에 동기부여가 된다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육아는 아이와 엄마가 함께 크는 시간이다. - 171p

-> 아이들에게 훌륭한 인생 선배이자 둘도 없이 좋은 롤모델이 된다면 얼마나 감사할까. 내가 채우는 하루하루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으로 전달되어서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귀한 자양분이 되어줄 수 있게 함께 잘 커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 좋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100번의 잔소리를 쌓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우연을 놓치지 않고 칭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명 찬스는 온다. - 191p

-> 당연하지만 참 중요한 말. 그래서 잊어서는 안 될 부분. 칭찬으로 커나가는 아이들.

● "사람 많은 데서 장난치지 말라고 했지!" 보다는 "아이고 아이들이 너무 장난을 쳐서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타인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우리는 더더욱 아이와 한팀이 되어야 한다. 작은 소리로 아이들에게 장난을 멈출 것을 표현하고 불편을 겪게 된 다른 사람에게 대신해서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 리더의 모습이자 좋은 모델링이 된다.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아이를 혼내서 상황을 제압하는 것은 좋은 훈육이 아니다.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엄마 혼자 빠져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 아이들만 남겨둔 채 타인과 한팀이 되어버린 것과 같다. - 234p

->그동안 육아책을 읽으며 처음 만난 접근 방식이어서 새로웠다.아이들과 함께하며 누구나 겪어봤을법한 상황에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주로 전자의 방식으로 대처했던 것 같다. 그 상황이 아이에게 있어서는 '다소 불편한 상황에서 엄마 혼자 빠져나가 버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신 부분을 보고 지난 나의 행동과 말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 상황에선 아이와 한팀에 서 있다가 아이와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정확하게 훈육하는게 좋다는 부분. 많은 공감이 되었다.

★ 출판사 <더메이커>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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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랑 마루랑 - 행복을 선물해주는 호두마루의 견생역전 이야기
안은지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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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보면 뒤로 물러서는 엄마와 달리 강아지를 보면 더 가까이 다가서는 아이와 함께 본 책 <호두랑 마루랑>

이 강아지는 왜 눈이 없어? 라고 묻는 담이에게 호두의 사연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함께 읽었다.

 

갑자기 가족이 된 호두의 등장으로 힘들어했던 호두와

너무도 따뜻한 가족을 만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마루의 이야기를 보며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여러 사건들이 사이사이 함께 떠올랐다.

 

나는 지금까지 동물과 가까이 지낸 적이 없어서 이 책을 읽으며 '와 정말 동물을 향한 마음도 이토록 깊고 진할 수 있구나' 하며

새롭게 알게 된 부분, 감동을 받은 부분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동물과 함께하는 생활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주변에 애완동물과 함께하는 분들이 떠올랐다.

그 분들이 자신의 가족을 이야기하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눈빛에 사랑이 정말 가득했다.

그런 사랑의 마음으로 가족이 되고 평생 함께하는 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다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곁에 어떤 사람이, 어떤 마음들이 있느냐가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일인지,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또 한번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참 따뜻하고도 따뜻했던 책.

 

 

호두마루네의 앞으로도 지금처럼 사랑이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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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방인의 산책
다니엘 튜더 지음, 김재성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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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은 말하자면 내 기본 사양이다. 그런데 좀더 생각하고 읽고 대화할수록 현대세계의 너무 많은 부분이 인간에게 소외감과 불행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결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공동체 상실과 사람들 간의 단절임을 절감했다. - 15p


● 조심스레 얘기하는 거지만, 한국보다 머스터베이션의 손아귀에 꼼짝달싹 못하게 붙들린 나라가 있을까? 역사적으로 뼈아픈 현대사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고도의 경제성장, 높은 교육수준, 해외에서의 인정 같은 성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절감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지향이 한국인 개인에게 미친 심리적 영향을 생각하면 서글퍼진다. (중략) 내가 보기에 한국에서의 성공이란 우수한 학업성적, 명문대 진학, 대기업 입사, 특정 지역 아파트 거주, 결혼, 자녀 출산과 같은 아주 옹색한 표준을 따르게 되어 있다. (중략) 건강한 정신을 지키고 싶다면 그래야 한다. 현재를 '반드시'보다 중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감을 버려야 한다거나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수동적이어서도 안 된다. 삶에 만족하려면 온 마음과 열정을 바칠 만한 것들을 찾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게 아니야. 그냥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 뿐이지"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65~67p


책의 끝부분에 작가는 커트 보니것의 말을 보태며 '이제 우리 모두 각자의 외로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때며 공동체 없이 오롯이 개인으로서만은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공동체를 재건해야한다'고 말하며 감추거나 회피하기보다는 '외로움'이라는 내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는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저마다의 색을 가진 공동체를 꾸려서 함께 나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겠금 어떤 묵직한 주제를 던져주며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게 좋을까?

외로움을 종종 느끼지만 그럼에도 때론 혼자가 편하다고 자주 생각하는 나에게 잘 맞는 안정된 공동체는 어떤 형태고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여러가지로 지금의 나에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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