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20만 달러(?)로 만든 영화가 무려 50배가 넘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면서 거대한 돌풍을 일으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성공은 이 영화에 관련된 모든 인물에게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 주었다. 그만큼 이 영화가 지니고 있는 매력은 엄청나다. 예전에 봤던 적어도 나에게는 대단한 명작인 '큐브'만큼이나 나를 맹렬하게 뒤흔들었다.
두 남자, 아담과 고든은 각각 모퉁이에 쇠사슬로 발목이 묶인 채 어떤 방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왜 거기에 있는지도 모르며 곧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에게서 청천벽력과 같은 사실을 듣는다. 고든은 오후 6시까지 아담을 죽이지 않으면 자기 가족이 죽는다는 끔찍한 경고를 듣는다. 그렇다고 아담이 호락호락 목숨을 내놓을 까닭은 전혀 없다.
그들이 주위를 둘러보니 일단 탈출에 쓸만한 도구는 톱(SAW)밖에 없다. 톱을 가지고 열심히 쇠사슬을 썰어보지만 단단한 쇠사슬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육두문자를 열심히 퍼붓고 톱을 내던진 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자기들이 그런 상황에 처했는지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어떤 큰 퍼즐을 맞추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그들은 차츰 범인이 제시한 단서를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살아남아서 그 방에서 탈출하여 가족을 구할 수 있을까?
우선 나를 끌어당긴 점은 살인마가 사람을 죽이는 방법이 정말 독특하다는 것이었다. 독특하기에 그만큼 사람들을 긴장시키며 공포에 몰아넣을 수 있다. 중간에 고든이 그동안 일어난 엽기 연쇄 살인 사건을 떠올리는 광경이 있는데, 두 눈 멀쩡하게 뜨고는 지켜보기가 힘들다. 지능이 뛰어난 살인마에게 느끼는 묘한 매력이 직쏘에게서는 엄청나게 진하게 풍겼다.
살인마 직쏘는 희생자들이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떻게든지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남겼다. 희생자들은 살아남을 방법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얻어 살아남고자 그들은 극한에 내몰려야 했다. 다른 사람을 죽이든지 자기 일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턱이 부서지고 온몸이 찢어지고 불타야 했다. 살고 싶으면 네 여자를 죽이라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살인마가 나타나는 '세이 예스'와 같은 긴장과 공포를 안긴다. 그러나 '세이 예스'와는 견줄 수도 없는 끔찍한 살인 방법 때문에, 그 긴장과 공포는 몇 배로 커진다.
귀를 틀어막고 눈을 가리고 싶을 정도로 직쏘가 희생자들과 나에게 가져다 주는 소리 없는 공포는, 그들 발목을 완강하게 틀어쥔 쇠사슬처럼 나를 완전히 옭아매어 버렸다. 차츰 절망에 휩싸인 한 사람은 어떻게든지 살아남고자 결국 자기 발목을 자르는 엄청난 일을 저지른다. 자기 발목을 자기가 자르면서까지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면서 그가 느껴야 했던 것은 무엇일까. 영화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피 튀기는 영상과 끔찍한 비명소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절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 속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하는 운명임을 깨닫게 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아이덴티티'와 '유주얼 서스펙트'에 버금가는 핵폭탄과 같은 충격을 안겼다. 영화가 끝난 뒤 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 그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더 큰 충격을 가져다 준다는 'SAW 2'를 굉장한 두려움 속에서 그저 기대할 뿐이었다. 직쏘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선물(?)이 무엇인지도 2편에서 진정한 정체를 드러낸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