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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
혼다 신이치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2010년 중등교원임용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공 원서 몇 십 쪽과 영어회화 모임 말고는 그다지 한 게 없다. 이제 졸업까지 1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졸업 학점도 채워야 하고, 다른 동기들에게 견주었을 때 절대 좋은 편이 아닌 학점도 어느 정도 끌어올려야 한다. 곧 이번 겨울방학과 2009년 여름방학 때 말고는 임용고시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그다지 한 게 없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릴 수밖에 없으니,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그에 따라 지금까지 온갖 논리를 들이대면서 애써 억눌렀던 스스로 먹고 사는 문제에 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토록 혼신을 다했던 온갖 일이 어떤 뚜렷한 성과라도 나타냈다면, 그래도 지난 시간을 그렇게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는 보람이라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한 해를 결산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모자라고 부족했는지만 뼈저리게 깨달았을 뿐이며, 그렇게 깨닫는다고 해서 새해에는 뭔가 달라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가 한 일 덕분에 어떤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토록 강조했던 자기 관리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거의 없다.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며 거리 위에서 목청 높여 외쳤던 처참한 대한민국 공교육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주장들은 거의 모두 공염불이 되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깨달은 민주주의 가치는 2007년 12월 19일에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게다가 내가 지금까지 일했던 단체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도 실패만 거듭했고, 마지막으로 몸을 담았던 단체에서는 격렬한 충돌 끝에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만 남기고 활동을 접어야 했다.
임용고시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된 좋은 구실이 생겼으니 한편으로는 잘 된 일이기도 하다. 아무리 위대한 일을 한다 하더라도 자기가 스스로 벌어서 먹고 살지 못한다면, 세상에서 인정받기 힘들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기왕이면 뭐라도 성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내가 그에 만족했다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를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이런 자괴감에서 그나마 자유로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안 그래도 현실이 얼마나 험난한지 더욱 뚜렷하게 인식하면서 내 등에 짊어져야 할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그 부담을 짊어지고 버티는데 필요한 힘을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생기는 자괴감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계획하고 실천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불안이 빼앗아 가고 있다.
이런 자괴감과 불안을 없애는 방법은 어떻게든지 내 삶은 만족스러웠다고 인정할 수 있게 근거를 대는 것, 흔히 말하는 '합리화'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지니고 있는 단점을 내가 너무나도 싫어하기 때문에, 방법을 안다 하더라도 그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죽음을 피하려고 발버둥치더라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벗어날 수 없는 이치를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지니고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그에 극렬하게 저항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합리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 삶에 책임감을 지니고 더욱 열심히 살기 시작할 때부터 더욱 열심히 내 삶이 지니고 있는 뜻을 찾고자 애썼다. 그 뜻에 따라 내가 해야 할 일을 규정하고 행동하면서, 그 모든 것을 내 삶이 이럴 수밖에 없다는 근거로 삼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든 행동을 하는 근거가 된 원칙들은 이 책 '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이 제시하는 것들과는 거의 정반대였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절대 만족하지 말 것, 자기를 칭찬하지 말고 항상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것,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더라도 시간만 알뜰하게 쓰면 그만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 하고 싶은 일이라면 능력껏 시도해 볼 것……이 말고도 원칙은 많은데, 지금까지 그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나는 매우 괴로워했다.
제목이 '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이라고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 가운데 하나가 눈 앞에 다가온 만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도 더 크다. 지금까지 내가 세웠던 원칙은 나에게는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마이너스'가 되었나 보다. 원칙대로 이루어진 것이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고, 가장 건강하고 활기차야 할 20대에 이렇게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그 까닭이 내가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삼았던 것들, 곧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과는 정반대이니 말이다.
좋든 싫든 계기는 만들어졌고, 예전에 내 삶을 통째로 뒤바꾼 2004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자 내가 어떤 자세를 지녔는지 돌이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2003년에 내가 발휘했던 놀라운 집중력과 열정을 다시 한 번 끌어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려면 지금까지 나에게 '마이너스'였던 것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플러스'가 되는 것들을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것들을 이 책에서 많이 찾아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세 번 읽어서 겨우 몇 가지를 깨달았을 뿐이지만, 그 효과는 나름대로 크다.
하지만 여기에서 '플러스'라고 제시하는 것들은 지금까지 내가 그토록 경계하던 안이한 자세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단은 상처투성이인 몸과 마음을 바로잡고 새로운 힘과 열정을 끌어내는데 활용하지만,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되면 다시 내가 지금까지 지켰던 원칙을 끄집어내서 적용하기 시작해야 한다. 물론 그 때쯤이면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조화를 이루어서 예전보다 균형이 더 잘 잡힌 안정된 삶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 글을 마무리짓는 이 순간부터 이 쓸데없는 자괴감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면 그 일을 하는 데만 온 힘을 쏟으면 그만이다. 가훈인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늦은 밤에 되새겨 본다.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자. 도시락을 싸자. 그리고 도서관에 가서 나오지 말자. 단순하지만 이 따위 원칙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해서, 한심하게도 자책만 일삼았다. 내일부터는 반드시 원칙을 지키며 내 자신에게 떳떳해지자.
<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
1. 자신감을 갖는 방법
‘하고 싶은 일’보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생각해두자!
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주문을 마련하자
인생은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다
이번에야 말로 꼭 잘 된다
집착하는 데에도 요령이 있다
‘힘든 오늘’에서 ‘밝은 내일’이 생겨난다
아침형 인간이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간다
마음을 일구는 나만의 장소가 있는가?
걷다 보면 어깨 힘이 자연스럽게 빠진다
지금은 이만큼이면 충분하다
2.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는 사고법
먼저 ‘잘 되는 일’부터 시작하자
언제까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만 있을 것인가?
‘바보 같은 자신’을 즐기는 사람, 혐오하는 사람
싫어하는 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이라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자신에게 없는 것은 탐하지 마라
인생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
기억하기 싫은 것을 잊을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가?
도망쳐도 괜찮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왜 ‘나다움’이 받아들여지지 않는가?
때로는 삶의 무대를 확 바꿔보자
3. 마음을 키우는 사람, 마음을 괴롭히는 사람
‘왜 나만 이럴까?’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인생을 자책하지 마라
잘못은 언제나 내 탓인가?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꾸짖지 마라
마음이 메말랐을 때의 처방전
그릇이 큰 사람은 일처리 방법도 다르다
하나가 없어지면 다른 하나를 만나게 된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쓸데없는 욕심은 이렇게 버리자
마음의 상처는 건드릴수록 악화된다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 효과 있는 6가지 충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힌트
4. 인간관계를 아주 조금만 변화시켜보자
부모와의 관계, 문제없는가?
자신도 타인도 희생시키지 마라
농락당한 자신을 미워하지 마라
마음속의 ‘어린아이’를 지켜주자
대화 상대를 만드는 방법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부정당했다면……
스스로를 믿고 살아가자
애정이란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다
부부는 ‘부족한 것’이 있기 때문에 성숙한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한 기회
이런 단정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자신의 성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 즐기지 못하는 사람
5.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면 사는 것이 훨씬 편해진다
취업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라
이것저것 헷갈릴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들
오늘은 쉬자. 기분이 좋아지면 생각이 달라진다
사표 제출의 조건
리더쉽은 이렇게 생각하자
취직?이직의 ‘성공 지도’를 갖고 있는가?
매스컴에서 일에 대한 힌트를 얻지 마라
‘남자들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시스템이다
6. 인생은 마음만 풍요로우면 된다
먼저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것’부터 생각하자
인생은 생명을 받았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로하면 자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줄어든다
혼탁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마음은 맑아질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뿌리를 내리자
이 ‘룰’을 지키면 틀림없다
어차피 기도할 거라면 모든 신에게 부탁하자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