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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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시간 기록을 분석해 보면 자기 수양에 제대로 투자한 시간은 제가 목표로 삼은 시간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니, 그런 현실과 그런 현실을 불러일으키는 의지가 약한 제 모습도 싫습니다. 지금까지 자기 개발에 관한 수많은 책을 읽기는 했습니다만, 모든 책에 나오는 한 결 같이 너무나도 빤한 이야기에 질렸습니다. 하지만 백거이가 나무 위에 매달린 선사와 이야기하다가 너무 놀라 말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이건 너무 심한 모순입니다. 질리도록 듣고 얻은 깨달음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니요. 뭔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런 문제의식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만난 책이 바로 '비밀(The Secret)'입니다. 제가 그 책을 읽고 있을 때 김동현 님도 읽고 계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와 마찬가지로 김동현 님도 너무 많이 읽고 들어서 이제는 신물이 난 그런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 책에서 별다른 흥미를 못 느꼈다고 하셨지요. 그러면서 별다를 것이 없는 책이 그토록 잘 팔리는 까닭은, 책 내용이 아닌 책 전반에서 드러나는 묘한 이미지에 사람들이 강한 호기심을 느끼도록 제작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지극히 저 혼자 하는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책 맨 뒤에 나와 있는 론다 번인가 하는 지은이 사진을 보니까 사이비 종교 교주와 같은 인상을 너무나도 강하게 풍겨서 그것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나도 삐뚤어져 있어서 그렇다는 지적이 들어온다면 큰일인데 말이죠.

 

 

……

 

이 세상 사람은 모두 두 부류로 나뉜다. '시크릿'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

 

이 비밀은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탐내고, 감추고, 없애버리고, 훔치며, 막대한 돈을 들여 사들인 것이다.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인슈타인 등 역사상 위대했던 모든 사상가와 과학자, 개척자와 창조자들도 이 오래된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 비밀이 세상에 공개된다.

 

"비밀을 배우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될 수 있고, 얻을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리라. 진실로 웅대한 삶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리라."

 

……

 

 

이 책 뒤표지에 박혀 있는 글입니다. 김동현 님도 아시다시피 이 책이 제목 그대로 그토록 대단한 '비밀'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The Law of Attraction)'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니 우리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끌려온다는 겁니다. 우리가 죽고 싶어 하면 우주는 우리가 죽을 상황을 만들어내며, 우리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 우주는 우리가 부자가 될 조건을 이끌어낸다는 거죠. 곧 생각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누구나 꿈꾸는 엄청난 부자, 강하고 멋진 조각 같은 몸매, 모든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그 모든 것이 원하는 만큼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강한 유혹입니까!

 

이 책 구석구석마다 정말 신비로움을 물씬 풍기는 이미지가 가득합니다. 달콤한 향기를 품은 초콜릿 같은 장미, 누렇게 뜬 파피루스와 양피지를 연상시키는 색상, 알아보기 힘들지만 뭔가 심오해 보이는 온갖 철자들, 심지어 첨단 과학을 상징하는 원자 기호와 화학식과 분자식과 뇌 구조까지, 정말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겠더군요. 저도 책꽂이에 꽂혀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강한 호기심을 느꼈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 호기심이 절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강해졌습니다. 물론 책을 다 읽은 순간, 그 순수한 호기심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지금 쓰고 있는 생각들이 새롭게 머릿속에 들어차 버렸지요.

 

일단 제가 보기에 이 책에서 가장 새롭고 흥미로운 주장은 '끌어당김의 법칙'은 부정어를 처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알라딘'에 나오는 램프 요정(?) 지니와 '드래곤볼'에 나오는 용신은 어떤 명령이 명령을 내린 이에게 좋은지 나쁜지 구분하지 못합니다. 곧 "나는 무엇이 좋지 않다"라는 말도 "나는 무엇이 좋다"라는 말로 해석한다는 겁니다. 아주 웃기고 이상한 녀석들이지요. 예를 들어서 "나는 고민이 너무 많아서 미치겠다."거나 "나는 고민이 많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 여기에서 지니와 용신은 "고민이 너무 많다"는 것만 알아들을 뿐, '미치겠다'는 말이나 '않으면' 같은 부정어를 절대 처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곧 "고민을 굉장히 많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정말로 고민을 태산 같이 안긴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미 '비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써먹을 방법도 모른다고 봐야겠지요. 수 세기 동안 어느 것보다도 심각하고 무서운 전염병이 인류를 유린한다고 햇는데, 그 이름은 '싫어(부정) 전염병'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대상에 관해 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집중하고, 행동하면서 결국 이 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지요. 좋은 것만 생각해도 모자랄 판인데, 자기도 모르게 싫은 것에만 그렇게 집착하니 무엇이든지 잘 될 까닭이 없다는 겁니다.

 

틀린 말 하나도 없으며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런지 몰라도 자꾸만 반감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책을 다 읽은 뒤에 이 책에서 주장하는 모든 것을 비판해 보려고 했지만, 사실 섣불리 반대하며 맞서기가 힘들었습니다. 자연 법칙은 완벽해서 예외도 잘못도 없다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신있게 주장하는 지은이와 그녀를 뒷받침하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주눅이 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꾸려온 삶이 그들보다 나을 것이 거의 없다는 까닭도 있고, 저와 김동현 님 수준으로는 이해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첨단 양자물리학이 최근에 밝혀낸 성과를 자신 있게 본문에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까닭도 있습니다. 모르는데 무작정 비판했다가 무슨 망신을 당할 지는 빤합니다.

 

하지만 정말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까닭은 따로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논리를 비판하려면 그 논리를 반증할 사례가 있어야 하며, 그 사례는 제가 만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그럴 용기도 없으며 그러고 싶지도 않다는 게 가장 큰 까닭입니다. 이 책은 분명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큰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굳이 비판해 봐야 무슨 가치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계속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런 반증 사례가 되는 건 정말 우스운 일입니다. 이 책을 읽고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비밀'을 실제로 활용한 뒤 정말 놀란 사람들이 수 백 만 명이나 된다는데, 저 단 한 사람이 한 경험이 그 온갖 경험들을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할 근거가 될 만큼 대단하겠습니까?

 

세상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습관 때문에 제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지는 누구보다도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만큼 저에게 더욱 안 좋은 결과가 생기며, 얻을 수 있었던 복도 달아나 버린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무드'에 나오는 검은 눈동자로 세상을 바라보는 까닭에 동의하며 살아왔기에, 그런 고통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뒤에는 어처구니없게도 유태인 음모론을 즉석에서 지어낼 만큼, 정곡을 찌르는 온갖 내용을 보면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긍정하는 마음이 왜 중요한지 이 책만큼 저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한 책이 그동안 없었지요.

 

특히 시간이 많다고 생각해야 정말로 시간이 늘어나서 알뜰하게 쓸 수 있다는 주장은 저에게 그야말로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시간이 없다고 생각해야지 다급한 마음이 생겨서 어떻게든지 시간을 아끼고자 발버둥치고, 그 덕분에 성과를 조금이라도 더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거든요. 하루를 나름대로 미리 설계하는 건 이미 시간통계를 내기 시작하자마자 실천하기 시작했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이 책에서 정확하게 지적한 겁니다. 시간도 상황을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지요. 상대성 이론이 말하는 심리 시간이라는 개념은 이런 논리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동현 님도 이 책을 읽으셨으니 이 책에서 제시하는 법칙에 관하여 시시콜콜 늘어놓을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니 '끌어당김의 법칙'과 그 실천 방안에 관해서는 그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 '생각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주장에서 이 책을 비판할 꼬투리를 찾아냈습니다. '예외 없는 법칙과 절대 진리는 절대 없다'라는 말에 매우 공감하는 개인 성향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일단 하나를 찾아내니까 나머지도 술술 튀어나오는군요. 그게 무엇인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이 책에서 '비밀'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우주관을 본문에서 인용한 다음 글에서 살펴봅시다. 사실 다 적을 필요는 없겠지만, 여기에 적으면서 제가 다시 한 번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저는 집중력도 기억력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거든요. '비밀'에 나오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르면 예전부터 저는 기억력이 무척 좋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기에 기억력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져야 했습니다만, 제 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공부를 깊이 있게 시작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한 순간부터 제 기억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비밀' 예찬론자들이 지적한다면, 그저 할 말을 잃어버릴 뿐이겠습니다만.

 

 

일전에 마시 시모프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멋진 인용문을 알려준 적이 있다.

 

"사람이 자신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이 우주는 우리에게 우호적인가?"

 

끌어당김의 법칙을 안다면 대답은 오직 "그렇다. 이 우주는 우리에게 우호적이다"가 되어야 할 것이다. 왜? 이렇게 대답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서 '우주가 우호적으로' 될 테니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비밀'을 알았기 때문에 이 질문을 던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누군가에게 그 질문을 던지면, 그 사람이 이를 생각하고 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았다. 질문을 던진 것만으로 대단한 기회를 준 셈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더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이렇게 주장할 수 있다.

 

"이 우주는 근사한 곳이다. 우주는 내게 온갖 좋은 것을 준다. 모든 일에서 나를 도와준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지 나를 지지한다. 내게 필요한 것을 즉각 보내준다."

 

받아들여라! 이 우주가 우호적인 곳임을.

 

 

……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또 한 가지는 "원하는 자동차나 사람이나 돈을 끌어당기려면 얼마나 걸리는가?" 하는 점이다. 30분이 걸린다거나 사흘이 걸린다거나 한 달이 걸린다는 식의 규칙 같은 건 없다. 그건 우주 자체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의 문제다. - 조 바이런 박사

 

 

시간은 환영일 뿐이다. 이는 아인슈타인이 말해준 것이다. 당신이 이 말을 처음 들었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일들이 시간의 순서에 따라가고 있으니까. 양자물리학자들과 아인슈타인은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고 말한다. 시간이란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그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일어나기를 원하는 모든 일이 무엇이든 지금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은 이미 존재한다!

 

우주는 당신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당신이 경험하는 시간의 지연은 이미 이뤄졌음을 믿고, 알고, 느끼는 상태에 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발생한다. 당신이 '받아들이는' 주파수로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말이다. 받아들이는 주파수에 있다면, 원하는 것이 나타나리라.

 

 

크기는 우주에 무의미하다. 과학적 관점에서도, 우리가 거대하다고 여기는 것을 끌어당기는 일이나 무한히 작다고 여기는 것을 끌어당기는 일이나 차이가 없다.

 

우리는 모든 일을 저절로 해낸다. 풀은 애를 써가면서 자라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자라난다. 이것이 섭리다.

 

문제는 당신의 마음이다. 우리가 "이건 크니까 시간이 좀 걸릴 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규칙은 우리가 정한 것이다. 우주에는 이런 규칙이 없다. 지금 이미 이뤄졌다는 느낌을 전송하면 우주가 반응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 밥 도일

 

 

우주에는 시간도 크기도 무의미하다. 천 원이나 10억이나 우주에는 똑같다. 과정은 동일한데도 천 원이 10억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당신이 10억은 큰돈이라고 여기고 천 원은 얼마 안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내게 늘 묻는 질문은 모두가 '비밀'을 사용하고 우주를 카탈로그처럼 이용한다면 물질이 동이 나버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하면 은행이 거덜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 조 바이델리 박사

 

 

비밀의 내용 중에서 멋진 점은 누구에게나 풍족하게 돌아갈 수 있다는 부분이다.

 

사람들 마음에 바이러스처럼 기생하는 거짓이 있다.

 

"세상 모두가 잘 살 수는 없어. 자원이나 물질에는 한계가 있어서 다 잘 산다는 건 불가능해."

 

이 거짓 때문에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 탐욕스럽고 인색하게 살아간다. 그러면 그 감정들이 그런 경험을 끌어당긴다. 이렇게 세상은 악몽을 꾸는 약을 삼키게 되었다.

 

사실 모두가 잘 살 수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힘도 충분하다. 사람 역시 그렇다. 기쁨도 그러하고. 이 모든 것은 마음이 무한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 마이클 버나드 백위스

 

 

……

 

 

그 무엇도, 자원이든 기타 무엇이든 한계란 없다. 오직 우리 마음속에서 한계가 생길 뿐이다. 마음을 열어 무한한 창조력을 받아들이면 풍요를 불러들이고, 전혀 새로운 세상을 보고 경험하게 되리라.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외부 현상만 보고 만물이 외부에서 생겨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 필시 결핍과 한계가 보일 것이다. 이제 그 무엇도 외부에서 스스로 생겨나지 않고 모두 내면의 생각과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았다. 마음은 만물을 창조하는 힘이다. 그런데 어떻게 부족해지겠는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생각하는 힘이 무한하듯 생각으로 창조하는 힘도 무한하다. 이것을 '진실'로 이해할 때, 당신은 마음이 무한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

 

 

우주는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무엇이든지 준다.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경험을 선택할 수 있다. 당신과 모든 사람이 풍요로울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그 길을 선택하고 이렇게 믿어라.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 "공급에는 한계가 없다." "세상은 진정 장엄하다." 각 사람은 생각과 감정으로서 보이지 않는 무한한 공급원을 활용하고 원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다. 스스로 선택하라. 선택할 사람은 당신뿐이다.

 

 

이 정도만 적어도 넘쳐날 정도로 충분하겠지요. 이렇게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는 까닭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는 인류가 지닌 이성이 우주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믿음, 나머지 하나는 자기들은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우주 법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믿음입니다.

 

앞에서 든 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밀' 예찬론자들은 이 우주는 모든 생명들에게 냉혹하며 우주가 사람들에게 베풀 수 있는 한계가 반드시 있으므로 모두 다 행복하게 잘 살 수 는 없다는 거짓이 바이러스처럼 기생해서 사람들을 행복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역설합니다. 그 거짓은 인류가 우주에 관해 아직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는 거죠. 그러니 그 거짓에서 벗어나려면 첨단 과학을 선도하는 양자물리학자들이 밝혀낸 우주에 관한 최신 지식이 자기들이 주장하는 '비밀'을 뒷받침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비밀'을 철두철미하게 믿어야 한답니다. 우주는 '비밀'이 가르치는 대로 정확하게 따르는 사람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는다는군요.

 

그 말대로라면 '말로는 뭘 못하겠느냐'는 비아냥거림에 가까운 널리 쓰이는 말은 '비밀'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걸려 있는 바이러스 같은 거짓이라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일단 비아냥거림은 부정하는 뜻을 품고 있으므로, 부정어를 처리하지 않는 '비밀'을 활용할 수 없게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만이야말로 '비밀'을 현실로 만드는데 효과가 뛰어난 방법이라는 주장이 이 책에 나옵니다. 글로 표현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분명한 효과가 있다면, 자기 능력과 지금과 앞날을 긍정하고 바람직하게 상상하면서 그것을 꾸준하게 이야기하는 것 또한 효과가 없을 까닭이 없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비밀'은 오로지 철저한 긍정과 정신 수양으로만 찾아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긍정하는 태도와 정신 수양이 죄악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극렬한 쾌락주의자들 말고는 없겠지요. 곧 '비밀'은 대다수 사람들에게서 절대 의심할 필요가 없는 선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긍정은 선이요 부정은 악이라는 흑백논리도 성립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긍정하는 자세로 산다면 선한 힘(Power)이 한없이 뿜어져 나와 '비밀'을 이용할 수 있게 되고, 그 덕분에 누구보다도 부유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모든 것을 부정한다면 복은커녕 악한 기운에 사로잡혀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 일도 전혀 안 될 것이며, 그에 절망한 나머지 세상을 저주하는 악한 힘(Force)이 더욱 강해져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고 합니다.

 

그 흑백논리에 따르면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악한 욕망을 품은 이들이 종일 그 생각만 하면서 행동한다면, 그 상상이 '비밀'에 따라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이들은 기우에 빠져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대개 사악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견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힘을 내뿜는데, 그 원동력은 바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기 욕망에만 집중하는 그 능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가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 따위는 아예 하지 않을 정도로 도덕과 양심을 철저하게 내팽겨쳤을 테니까요. 하지만 '비밀'에서 오로지 한 가지 생각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비밀'이 가진 효과를 불러일으키는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분인 고마워하는 마음과 사랑이 그들에게 있을 리가 없으므로, 악한들은 '비밀'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비밀'을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사악한 힘에 사로잡힌 이들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악한 힘을 거침없이 내뿜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억지로 누르려고 하면 그들은 더욱 강하게 저항하고 따라서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밀'은 가르칩니다. 곧 '비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비밀'을 가르쳐서 나쁜 것에 관한 생각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겁니다. 책에 나온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위대한 성녀인 테레사 수녀는 자기는 전쟁을 세상에서 없애고자 반전 집회가 아닌 평화 집회가 열리면 반드시 나가겠다고 했지요.

 

그렇다면 이제 본격으로 딴죽을 걸어 볼까요. 우주에게 가능하지 않은 일은 없으며 우주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모두 들어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제가 어느 두 사람과 차를 타고 장보러 가고 있습니다. 장터에 거의 다 왔을 때 우리는 장터에 과연 차를 댈 공간이 있을까 하고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비밀'을 전혀 모르지만 저는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드시 차를 댈 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상상하며 믿고, 나머지 두 사람은 계속 자리를 걱정하며 입맛을 다시며 차를 몰고 창밖을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이 때 과연 우리는 제가 원하는 대로 차를 댈 수 있을까요?

 

제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럴 확률은 계산하기 너무나도 힘들며, 설사 계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비밀'에 따르면 계산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그런 단순한 확률이 아니라 '비밀'을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 사이, 그리고 '비밀'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충돌한다면, 끝이 없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초자연 존재인 우주가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관한 속 시원한 답입니다. 하지만 그 답은 이 책에서 전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비밀' 예찬론자들은 우주가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그저 외치기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비밀'을 알아낸 뒤에도, 지금까지 겪어온 온갖 일을 돌이켜 보면 '비밀'을 의심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얼마든지 있어서 저는 비밀을 여전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분명히 한정되어 있었지요. 게다가 뜻하지 않은 온갖 변수 떄문에 잘 굴러가거나 희망이 보이던 일이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리기도 했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 시각이 안 좋은 방향으로 너무 치우쳐 있는 건가요?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한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해서 항상 그녀와 만나서 데이트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고 좋을지 머릿속에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를 지독하게 싫어해서 저를 꼴도 보기 싫어합니다. 그런데 저뿐만 아니라 그녀도 '비밀'을 알고 있어서 그녀는 항상 저를 안 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대신 제가 다른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기만을 온 마음으로 바랍니다. 그렇다면 우주는 저와 그녀에게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고 김동현 님은 생각하십니까? 결국은 저와 그녀가 맺어질 것이라고 보십니까?

 

좋게 생각한다면 우주는 그녀 소원을 들어줄 겁니다. 그래야 두 사람 모두에게 좋거든요. 하지만 제가 겪은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는 '비밀'을 몰랐지만 '비밀'이 제시하는 대로 오로지 간절하게 그녀만 원했고, 그 덕분인지 그녀도 나에게 모호하지만 분명히 긍정할 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비밀'이 현실이 될 듯 말듯 해서 저를 너무나도 안달이 나게 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기는 온갖 변수 때문에 결국 현실은 저에게 쓰디쓴 실패를 안겼지요. 그녀가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제 가슴이 얼마나 쓰려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혼자서 숨죽여 가며 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는지 아십니까? 김동현 님도 그런 뼈저린 기억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기억은 꺼내기도 싫으시잖습니까?

 

개인이 한 사소한 경험으로는 '비밀'이 옳지 않다고 비판할 수 없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사회와 민중이라는 더 넓고 큰 차원에서 생각해 봅시다. '비밀'은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 이해관계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도 인정했어야지요. 우주는 그럴지 몰라도 사람을 철저하게 옭아매는 현실은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그렇게 다 술술 풀릴 만큼 그렇게 간단하고 쉽지 않으며, 인류를 지구에서 살아남게 하는 문명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파울로 프레이리가 쓴 '희망의 교육학(원래 제목은 페다고지(Pedagogy)입니다)'이라는 책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프레이리가 거칠고 가난하기만 고된 삶에 찌든 수많은 농민들 앞에서 피아제가 주창한 체벌에 관한 이론을 장황하게 설명했다가 한 농부에게 현실을 제대로 모른다고 정곡을 찔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 미니홈피 게시판 '강한 느낌과 고민'에 옮겨놨으니 궁금하다면 한 번 보시지요.

 

'비밀'은 굉장히 매력이 넘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매력이 과연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민중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문명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폭압과 모순 때문에 시달리는 민중들이 '비밀'로도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 역사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런 현실에 맞서 싸우는 이들 앞에서 항상 너무나도 부끄럽다는 생각을 지니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민중들이 '비밀'에 관한 가르침을 들으면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그들이 풍요와 번영을 외치며 사회를 긍정하고 싶겠습니까? 전우익 선생이 쓰신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에도 나오듯이 살아남는데도 벅찬 민중들은 '비밀'이나 개혁 방식을 이해할 만큼 똑똑하지 못하고 그럴 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무작정 탓할 수도 없지요.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한가롭게 사회 문제를 의논할 시간과 힘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물론 상황을 어떻게든지 긍정하면서 더 나은 삶을 꾸려가려는 그 생명력에 긍정하는 자세는 분명히 보탬이 되지요. 하지만 수구 세력이 그런 자세를 사회 개혁을 방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사회가 변하는 것을 절대 바라지 않으며, 그들이 만들어 놓은 구조를 민중들이 긍정하고 거기에 익숙해지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수구 세력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특히 군대와 교육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대한민국을 지배했습니다. 그들이 뿌려놓은 엄청나게 많은 씨앗에서 자라난 가시밭은 여전히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대한민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젊은이로서, 저에게는 교육과 군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 가시밭을 잘라 해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가시밭을 자르는 칼은 세상을 긍정하지 않고 끊임없이 비판하려는 자세로서 더욱 날카롭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비참한 현실에 처해 있는지 깨달은 뒤 저는 지금까지 이 세상에 있는 민중들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현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기만 한다고 해서 바뀔 만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절대 아니엇습니다. 실제로 사회를 조금씩이나마 바꿔놓은 이들은 머릿속으로 생각이나 하는 이상주의자들이 아닌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뛰어다니는 행동주의자들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비밀'을 과학과 연관 지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유명한 과학자인 존 해길린 박사는 미국에서 '자연 법당(Natural Law Party)' 대표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고 합니다. '비밀'을 예찬하는 이들은 세상을 구원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존 해길린 박사를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겠지요. 하지만 '비밀'에 따라 그 사람이 내놓았을 한가로운(?!) 공약을 추천해 보면, 못 알아보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뽑고 싶어도 안 뽑았을 것 같습니다. 풍요와 복지와 평화를 기원하는 집회와 정책을 한가롭게 열고 추진하는 그 순간에도, 수구 세력은 얼씨구나 좋다면서 존 해길린 대통령과 민중들에게 반대하는 온갖 공작을 펼쳐 그들을 좌절시키겠지요.

 

혁신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이 책을 비판하고자 발버둥치는 이 몸부림은 '비밀'을 완벽하게 이해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숱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가 뿜어내는 치기어린 어리석음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리석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비밀' 예찬론자들보다는 이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부당한 기득권을 지키고 더 늘릴 수 있을까 탐욕스러운 고민만 하는 수구 세력에게 직접 맞서는 이들에게 마음과 정이 더 끌립니다. 모든 것은 제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마저 '비밀' 같이 한가로운 생각이 통할 리는 없다고 봅니다. '비밀'이 제시하는 법칙 가운데 한 가지인 '반대하면 오히려 없어지지 않으니 아예 생각을 하지 마라'는 법칙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비밀'을 따르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확률이 1에 가깝기 때문이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이쯤에서 결론을 내겠습니다. '비밀'은 어느 정도까지는 분명히 효력이 있고, 실제로 '비밀'을 이용해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면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는 절박한 인식이 저절로 생깁니다. 금쪽같다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로 찬란한 시기를 저는 너무나도 헛되이 흘려보냈고, 비록 상황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저도 '비밀'을 이용해서 제 삶을 어떻게든지 바꾸어 보려고 합니다. 긍정, 사랑, 명상……이 모든 것은 삶을 활기차고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므로 거절해야 할 까닭이 전혀 없습니다. '비밀'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 분수를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비밀' 따위는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고통스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고통이 단순히 그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 구조 때문에 생기기에, 우리는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가시덤불을 잘라내고자 예리한 칼을 갈아야 합니다. 그 칼은 '비밀'이 아닌 뚜렷한 비판 의식과 정당한 분노로 길러낼 수 있을 겁니다……

 

 

김동현 님에게 보낸 편지(2007.12.24)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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