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도 리뷰 쓰길 망설여지는 책들이 많다. 그런 책들중의 대표적인 하나가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다. 감상을 얘기하다가 자칫 spoiler 가 될수 있으니 말이다. 설 연휴 귀성길 가방에 딸려 들어간 책 - 이 정도는 읽고 오겠지 싶었는데, 10장도 체 못 읽고 돌아왔다. 덕분에 나의 불면의 밤에 유용히 쓰이긴 했지만. 두번째로 접하는 엘러퀸의 소설이었다. 사실, 처음으로 읽은 'X의 비극'은 그에 명성에 꽤 기대를 해서 그런지 약간의 실망이 있었고, 이번은 처음부터 살인이 너무나 많이, 빨리 일어나고 해결의 기미는 없이 기다림의 시간이 많아서 지루해졌다. 하지만, 도르리 레인보다는 젊은 '엘러리 퀸'이 내 취향인지 나중에 빨라진 호흡에서는 썩 흥미로웠다. 뉴욕시가 공포에 휩싸이는 대목에선 마치 외계인 라디오 방송 하나에 온통 공포에 빠지는 오손웰즈의 작품이 생각이 났는데, 마침 뒤에 '오손웰즈' 작품이 언급되었다. 작품의 재미를 떠나 엘러리 퀸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런게 아닌가싶다. 진정한 공포는 공포 그 자체라는것. 실제로 일어난 사실보다 그 사실로 인한 우리들에게서 일어나는 공포가 제일 무서운것이란 걸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말해주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