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비로운 고성이 그려진 스케치 한 장을 줍게 된 신은 고성 옆에 자신의 분신을 그려 넣으면 그림 속 이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교 수시?에 합격한 신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학급에서 겉도는 다마짱과 협력하여 그림 속에 아바타를 집어넣어 그림 속 세계를 탐색하게 된다.아름답지만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세계를 탐색하던 신은 고성의 탑 속에 갇혀 있는 듯 보이는 소녀를 발견하고 그 소녀를 구하려 하는데..중3들의 이세계 여행물. 다만 생각보다 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눈,코,입, 관절 등 세세한 부분을 신경써야지만 비로소 그림 속 아바타로 이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니.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게 되서 다마미와 신이 우정을 키울 수 있게 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세계에 안의 소녀 이온의 정체와 이온을 구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법 보다는 이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더 인상깊었다.
서정적이고 담백한 추리소설.4년 전의 실수로 사진작가의 꿈을 접은 마유.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할머니가 운영했던 ‘니시우라 사진관‘으로 돌아가고 니시우라 사진관에서 미수령 사진들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게 된다.마도리 집안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고 4년 전의 실수를 통해 멀어진 친구와 다시 재회하는 이야기.전체적으로 보면 여러 에피소드가 한 데 묶여있는 소설. 그러나 너무 과하지 않게 잘 마무리 지어진 것 같다.솔직히 마도리 아키타카의 비밀과 그 집안의 이야기는 좀 순식간에 파헤쳐 진 것 같지만 루이와의 재회는 꽤 마음에 들었다. 아키타카의 부친 마도리 료헤이. 효자가 너무 지나치게 효자다. 가히 사이코패스 급. 아키타카의 할아버지인 마도리 마사카즈도. 그 집안에서 아키타카만이 희생자였다.마유의 엄마를 처음엔 자식에게 유품 정리라는 일을 떠넘긴 무책임한 엄마라 생각했으나 알고보니 루이와 마유가 다시 만나 화해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었고.사실 진짜 화해했는지, 이후 아키타카와 마유가 어찌 되는지 정확히 결말이 나오진 않는다. 이런 열린 결말은 대체적으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열린 결말 중에서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쓴 허스토리(Herstory)일리아드 오딧세이와 그리스 로마 신화로 많이 익숙한 오디세우스와 그 아내 페넬로피아의 이야기.그 어떤 책을 읽어도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항상 오디세우스였다. 페넬로페는 모험을 떠난 오디세우스를 기다리는 정숙한 부인이고.페넬로페의 인생 이야기와 오디세우스가 떠난 후 그녀를 도운 12명의 시녀들을 보면 그 시절에도 지금도 여자의 삶이 남자들에 의해 가려지고 남자들의 삶 보다 하찮게 여겨지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막간에 오디세우스의 변호인이 시녀들을 고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시녀들의 잘못 중 하나가 부재중이었던 주인 오디세우스의 허락 없이 강간당했던 건에 대해 어이 없어하며 사건을 기각시킨 판사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다.20년 동안 친구도 없는 곳에서 오디세우스를 기다려왔는데 오디세우스는 돌아오자마자 구혼자들과 페넬로페를 도왔던 12시녀를 죽이고 다시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며 모험을 떠난다. 저승에서도. 늘 페넬로페에게 항상 함께 있고 싶고 사랑한다 말하면서 페넬로페가 오디세우스를 믿을 때 쯤 망각의 물을 마시고 떠나는 데, 페넬로페는 과연 행복했을까.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들의 복수극여신 이자나미는 자식을 낳다 죽어버린다. 이자나미를 사랑했던 이자나키는 이자나미를 살리기위해 저승으로 가나 실수로 살아있을 때완 다른 이자나미의 썩은 몸을 보고 부정한자라며 저승에 가둬 이자나미는 황천국의 여신이 된다.그 후 이자나미는 이자나키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자나미의 아내들을 죽이게 된다. 이자나미 처럼 사랑했던 남편 마히토에게 배신당한 나미마는 이자나미에게 공감하면서도 자신을 죽인 남편과 자신의 딸 야요이의 행방에 궁금증을 갖고 현실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여자들의 복수극이라 했지만 여신의 복수극.유한한 삶을 갖게 된 후 야요이를 사랑하게 되었고 뻔뻔하게 이자나미에게 과거에 대한 사죄를 하러 온 이자나키..사죄를 하러 왔으나 이자나미에게 용서를 구한다기 보다는 괜히 찔리는게 있으니 일단 나는 사과했다 라는 식으로 말하는 이자나키가 뻔뻔스러웠는데 끝까지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여신으로서 함부러 황천국을 침범한 이자나키를 벌 준 이자나미의 모습이 통쾌하여 결말이 참 맘에 들었다.연인의 배신에 어떤 때는 분노, 어떤 때는 슬픔과 외로움을 감추지 않는 이자나미, 꽤나 인간적인 여신이었다.‘이자나미 님은 여자 중의 여자, 이자나미 님이 받은 시련은 곧 여자들의 시련’나니마의 말 대로 출산,연인의 배신, 희생 등으로 인한 이자나미의 분노, 슬픔, 시련은 모든 여자들의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무리인 방법(여신의 힘)으로 복수한 이자나미의 복수극이 더 빛을 발하였다.
지구에 멸망이 다가오고 다가오는 멸망에 대비하기 위해 골짜기에 모여든 사람들.그러나 임신한 여자들은 유산을 하게되고, 남자들은 모두 불임이 되는 상황에 사람들은 인류를 남기기 위해 골짜기에 있는 자신들의 클론을 만들게 된다.시간이 흘러 클론들은 인간을 배제하고 자신들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가임 여자 클론을 또 다른 클론을 탄생시킬 ‘씨받이‘로 삼는다.그런 와중에 몰리와 벤은 서로 사랑을 하고 결국 유일하게 누군가의 클론이 아닌 ‘마크‘를 낳는다.클론들이 인간을 배제할 때는 나이든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쓸모없다하여 배제되는데 세대를 거듭한 클론들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마크를 무서워 하고 세대를 거듭할 수록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세대가 태어나지 못하는 변화가 재밌었다.누군가의 클론인 골짜기 사람들은 형제들이 있고 같은 클론이기 때문에 공동체를 형성하고 동질감을 느끼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골짜기 안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인 마크가 그 안에 느꼈을 외로움이 짐작하기도 어렵다.결국, 마크는 자신의 소원대로 자신을 동경하는 어린 세대 클론들과 씨받이들과 함께 새로운 곳으로 떠나게 되는데 마지막의 ‘이제 모든 아이들이 서로 달랐다‘는 문장이 마크의 미소와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