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는 목동‘ 이후 페소아의 시가 다시 번역되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특히 이 시집에 등장하는 알베르투 카에이루는 내가 페소아의 이명들 중 가장 사랑하는 이름인데, 그의 시를 읽을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ㅠㅠ 정말 최고다! 이 시집을 읽으며 하게 된 생각은 페소아는 역시 시인이구나 라는 것. 이 시집에 실린 카에이루의 시는 정말 빛난다. 솔직히 번역이 엄청 마음에 들진 않았다. 해설도 좀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덜컥거리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역자의 열정과 페소아에 대한 사랑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열정과 최선을 다해 번역해준 역자님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ㅠㅠ 감사해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요 ㅠㅠ 페소아의 수많은 이름들 중 우리는 ‘불안의 책‘을 위주로 그를 기억하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로 맑고 명징한 시를 쓴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이명들은 스스로 살아 꿈틀거린다. 그 이름들이 각기 다르게 걸어간다. 그 길들만 추적해도, 어느 순간 몇 달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한 동안은 페소아만 붙잡고 읽고 싶다. ㅠㅠ겨울이 오면 페소아 책을 들고 정신없이 탐독할 예정이다!
영미권 특유의 깨끗하고 명쾌한 매력이 있다. 쉽고 간결하고 재미있다! 튼튼한 주체로 살아가야 한다는 지독한 피로, 니체 이후의 허무를 어떻게든 극복해보려는 노력. 그 노력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보여주는 호메로스 읽기와 모비딕 읽기는 정말이지 탁월하다.
가장 오래된 것(그리스)을 가장 젊은 방식으로 빨갛게 채워가는 책.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화산이나 욕망 혹은 슬픔 등의 앤 카슨 특유의 치명적인 색깔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남편의 아름다움을 더 좋아하는데 이 책도 참 멋지다!!
놀랍도록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놀랍도록 슬픔을 씻지 못한다. 전기 고문을 자청해서라도 기어코 닿고 싶어했던,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 쉽게 정의할 수 없는데 절박했던 것만은 분명했던, 그런 사람들이 눈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