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루리와 런닝을 하고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길이었다.

 

루리야, 우리 오늘은 멀리 가 보는 게 어때?”

 

하지만 초반에 오버 페이스를 한 루리는 고개를 저었다.

 

싫어.”

 

나는 루리의 신체적 건강이 조금 염려되어 말 했다.

 

게으르게 구니까 살이 안 빠지는 거야.”

 

그 순간 루리는 달리기를 멈추고 우뚝 섰다. 뭐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난데없이 휘몰아치는 레프트 바디 블로우 콤비네이션. 울면서 저항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너나 가.”

 

어쩔수 없이 울면서 혼자 먼 길로 뛰어갔다. 그리고 20여분 후, 숨을 헐떡거리며 집에 들어갔을 때, 루리는 소파에 다리를 꼬고 누운 채 마리텔을 시청하고 있었다.

 

오오이(おおい).”

 

왼쪽 손을 조금 들었던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도 않은 채. 나는 골난 눈빛으로 루리를 쏘아봤지만. 상대는 루리였다. 일상적인 주말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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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5-08-2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데없이 휘몰아치는 레프트 바디 블로우 콤비네이션˝

여기서 의문....

루리의 펀치력이 약한 것인가요. 아님 말미잘님의 맵집이 강한 것일까요?

그걸 맞고 런닝을 계속했다는 건 이 둘중에 하나...같은데 말이죠,

뷰리풀말미잘 2015-08-26 18:50   좋아요 0 | URL
루리의 주먹이 약할리 없으니깐 제 맷집이 좋다는 결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