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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브룩 농장의 레베카 1 ㅣ 작은책방 (가교) 2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 지음, 전은지 옮김 / 가교(가교출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그렇게 읽고 싶었지만 절판되어 읽을 수 없었던 '벽돌집의 레베카'와 같은 책인 것 같네 이제보니.
'빨간머리 앤'과 매우 유사함.
무뚝뚝한 성격의 마릴라 아주머니와 미란다 이모.
그것을 보완해주는 온화한 성품의 인물 매튜아저씨와 제인 이모.
상상력 넘치고 꿈꾸는 듯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깡마르고 양갈래 머리의 매력적인 주인공.
[만약 나무가 된다면 넌 어떤 나무가 되고 싶니?]
라는 글이 나왔을 때는 너무 똑같은 말이라 읽기에 영 찝찝했다.
그런데 역자후기를 보니 둘의 흡사함을 언급하면서 '서니브룩 농장의 레베카'가 '빨간머리 앤'보다
5년 먼저 출판된 책이라고 한다. 빨간머리 앤은 1908년 발표되었고 레베카는 1903년에 발표됐대.
비슷한 시기에 한 사람은 미국, 한 사람은 캐나다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니.
멋진 일이로다!
빨간머리 앤이 내게 남긴 잔상이 너무 컸기에 레베카의 매력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것만큼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가끔은 낡고 오래된 심프슨네 집을 통나무 오두막집으로 삼고,
용감한 개척자들이 적대적인 인디언 무리를 무찌르는 놀이를 하기도 했다.
가끔은 용감한 정착민들에 의해 인디언들이 대량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이 문장이 나왔을 때는 책을 덮고 쓰레기통에 쑤셔 넣어버릴까 잠시 고민했다.
저자의 시선이 토착민인 인디언을 죽이고 몰아낸 미국에 대한 비꼼인지,
말 그대로 '용감한'미국인이라는게 진심인건지 신경쓰임. 무지.
어느 쪽이냐에 따라 이 책의 모든 부분이 퇴색될 수도 있는 문제니 영 달갑지 않은 문장이었다.
그리고 레베카를 따르고 좋아하며 착한 마음을 가지고
레베카와 함께 친구를 돕는 에마제인을
[푸른 눈에는 아무 것도 읽을 수 없었고, 단정한 코에는 아무런 개성이 없었다.
그리고 빨간 입술에서는 단 한 번도 가치있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고 묘사하는 건 너무 이상함.
에마 제인을 이쁘지만 매력없는 소녀로 평가절하하면서 레베카의 가치를 높이려 하다니.
빨간 입술에서 한번도 가치있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억지다!
그 아이도 비단결같은 마음의 소유자이거늘.
레베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고 다른 이들을 절하하는 표현법은 도무지 마음에 안든다.
매력적인 이야기이기에 이 두가지가 안타깝다.
그래서 아직 2권에 손을 못대고 있다.
레베카, 아이들의 친구 레베카.
레베카에게 계속 정이 안갈까봐 2권은 기약없이 미뤄두고 있다.
1권의 내용을 다 까먹기 전에 얼른 읽어야지!
나무꾼이여, 그 나무를 자르지 마라.
가지 하나라도 손대지 마라.
어렸을 때 그 나무가 날 보호해 주었으니
이제는 내가 나무를 보호하리라.
ㅡ<서니브룩 농장의 레베카>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