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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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에 대한 끈기와 관련한 책으로 추측했습니다.

소제목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일기'라는 문구를 보면 그 생각이 더욱 확고해 집니다.

체력운동 에세이

운동 페미니즘 입문서?

이 문장이 제가 생각한 이 책의 정의입니다.

​

얼마전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았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기 전 아내가 먼저 동네 언니와 함께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내색은 안 했지만, 남초사이트에서 여자친구나 아내가, 혹은 연예인이 82년생 김지영을 읽거나 보면, 호환마마에라도 걸린 것처럼 걱정하거나 비꼬는 모습을 봤기에 내심 두려웠습니다.

​

‘뭐야? 이게 무슨 페미니즘? 이건 일상 아닌가?’

​

회사에서 식사를 하며, 82년생 김지영을 보았다고 후배 여직원에게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영화에서는 화장실 몰카 사건처럼 위력적인 상황이 다소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도 보는 사람 기준의 차이이거나 짧은 영화에 실린 에피소드일뿐이지, 과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

내 아내도 일하면서 큰 애를 키울 때 지하철 화장실에서 불편하게 유축을 하고, 기저귀를 가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은 안 들었어’

‘맞아요. 그 영화 보고 남자들이 선배처럼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다네요’

(영화를 보며 친할머니로 빙의하는 순간에 눈물을 철철 흘렸던 이야기는 생략했습니다 ^^)

좋은 영화를 보고 난 후라 작가 소개의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이전과는 다르게 우둘투둘 걸림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적한 카페, 몸을 반쯤 푹 파묻을 수 있는 소파에 앉아 유쾌하게 5시간쯤 이진송 작가와 운동 수다를 나눈 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유쾌합니다.

남녀 구분없이 나이듦에 대한 자세,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전반부에서는 페미니즘이라는 테두리 밖에서도 고민해 봐야 할 ‘일상의 불합리‘와 함께 작가의 운동 이력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여성이 운동하는 것에 대한 편견의 역사, 체력이 아닌 몸매에 치중된 운동의 오용 등을 곱씹게 합니다.

이진송 작가는 수영, 승마, 필라테스, 배드민턴, 아쿠아로빅 등등 안 해본 운동이 없습니다.

대부분 중도포기했다며 자학개그코드를 버무려 놓았지만, 국민 체력측정(이런 것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에서 1분 동안 윗몸일으키기를 마흔 한개를 하는 ‘운동 좀 해 본’ 사람입니다.

(1급이 30개이고, 저는 대략 몇 개쯤....)

임금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욕먹는 값이라고 설득하는 헛소리는 ‘네가 돈을 받았으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라면서 개인을 손 안의 귤처럼 주무르려 든다.

마법의 단어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체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실수에도 지나치게 엄격해지고, 퇴근하고 만나는 가족에게 짜증이 난다.

다정도 체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게 점점 실감하는 것이다.

아, 이러다 나는 결국 짓무르고 터지겠구나.

일터가 나를 빨아먹는 대로 내버려뒀다가는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겠구나.

인성 때문에 운동한다는 후배의 말은 이런 맥락이다.

(중략)

인성이라는 모호한 단어에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 태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운동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일은 단순히 나 혼자 잘 살려는 목적만이 아니라, 공정한 마음을 기르고 타인을 정확하게 사랑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다정하고 너그러울 수는 없겠지만, 그런 순간을 늘려가겠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복을 챙긴다.

​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 나도 운동해야 하는데...’였습니다.

어쩌면 체력은 저축 보험을 넣는 일과 비슷하지 않을까?

의미는 정확히 반대로.

지금은 사소하고 별것 아닌 양 보이는 운동의 성과가, 꾸준히 쌓은 후 돌아보면 그때는 완전히 다른 가치로 다가올 것이다.

여기에 붙는 이자는 은행의 그것처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이율이거나, 에계? 싶은 알량한 숫자가 아니라 내가 살아낸 하루하루의 성분.

그런 생각을 하면 운동가기 싫어서 드러누워 있다가도 슬금슬금 움직이게 된다.

​

그나저나 문득 이진송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의 등장인물 중 '누구와 가장 닮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답을 했습니다.

김지영의 비혼주의 언니 김은영(공민정 배우)보다는 견(犬)소리를 숨처럼 내뱉던 이사에게 휘둘리지 않고 짓무르던 김팀장(박성연 배우)에 가깝지 않을까?

아니,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

82년생 김지영, 그녀가 쪽의자 말고 운동기구에서 노을을 마주 할 여유가 있었다면...하는 상상에서 그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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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우울 - 읽고 그리고 쓰는 나를 만나다
임재아 지음 / 이매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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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의미였다. 돈을 주는 직장에 들어갔고, 아내를 만났고, 아이가 태어났다. 빚도 얻었다. 남들처럼 싸우고 화해하고 하면서 평범하게 살았다.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다. 예쁘고 잘 웃던 아내는 눈초리가 매섭다. 이직한 회사는 구조 조정이 끝난 뒤 의욕이 없다. 육아는 기쁘지만 고통이 더 크다. 재미없는 회사를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갔다. 내일도 가야 한다. 집에는 끝없는 집안일이 기다린다. 재미없다. 지루한 하루가 또 지나간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2는 2말3초 여성의 우울증 이야기라면, ‘마흔의 우울’은 40대 아저씨의 우울입니다.

  젊은 여성의 이야기에는 위로가, 아저씨의 이야기에는 공감이 먼저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내 또래 아저씨 얘기구나...’라며 가볍게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출근을 한다. 퇴근하고 들어온 집은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집안일이 쌓여 있다. 해도 해도 끝없는 집안일이 기다린다. 몸이 축난다. 몸만 힘들면 괜찮다. 긴장을 늦추면 큰 싸움이 벌어진다. 긴장하면 작은 싸움으로 막을 수 있다”


‘이게 뭐람? 노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컥합니다.

저자는 하루내내 일하고 돌아와서 열한시부터 새벽 한 시까지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 장난감을 치우고 방을 정리하고, 빨래를 갭니다.

  ‘월 천을 벌어다 드릴 때까지 아침에 마나님이 깨시지 않도록 뒷꿈치를 들고 출근해야 한다’라고 말하던 저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됩니다.

심지어 전업주부인 아내는 남편을 억누르고 비아냥거립니다.


“이런 삶을 원하지 않았다. 상상 속 40대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안정된 삶을 꿈꿨다.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 없으면 안 되는 사람. 많은 연봉. 일 년에 한 번 해외여행. 웃으며 반기는 아내와 아이들.

지금의 나하고는 거리가 멀다. 빚은 늘고, 불안한 미래는 더 불안하다. 아내하고 관계는 심상치 않다.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마음을 터놓고 말할 친구도 없다. 부모님은 고마운 존재이지만 불편하다. 뭐 하나 든든한 것이 없다. 불안하고 불편한 일상이다.

무미건조한 삶이다.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이렇게 건조해지다가 마른 오징어가 되겠다.“

 

  아내를 원망하는 저자의 모습은 후반에 들어갈수록 희미해집니다. 아내를 그렇게 만든 자신에 대한 반성과 원망도 비칩니다.

  고장난명, 부창부수

  분명 두 부부 사이의 문제는 아내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어떤 실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명확했더라면 ‘우울증’이 일어나게 된 ‘외부환경’과 함께 ‘저자의 마음 속’까지 알게 되어 읽는 독자가 좀 더 자세히 비추어 보고, 좀 더 공감할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어쩌면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며 꼬일대로 꼬여버린 저자 자신을 위로하고, 복잡한 가슴 속을 문자로 풀어내고 정리하여 머리 속에 담기 위한 ‘조촐한 시도’를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끌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아직도 바다를 떠도는 중이고 등대는 보이지 않는다. 열심히 노를 저으면 언젠가는 보이겠지. 뭔가를 찾을 수 있겠지. 이기적일 수 있다. 이기적이어야 한다. 먼저 나부터 찾은 다음에 생각하자.”

 

  저자는 엄청난 근성의 소유자입니다.

  믹스커피를 끊고, 술을 끊고, 그림을 그리고, 매일 팔굽혀 펴기와 윗몸 일으키기를 합니다.

  게임을 끊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읽은 책이 374권.

  그래도 드디어 책 말미에 희미하게 아내도 바뀌고 있음을 말합니다.

 

“감정에 사로잡혀 ‘나는 착한 놈 너는 나쁜 놈’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글로 옮기고 나니 아내도 보이고 나도 보였다. 아내를 원망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첫 번째 노트가 부끄러워졌다.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았다. 알게 됐을 뿐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숙제다. 무엇이 답인지 모른다. 지금도 답을 찾는 과정이다. 답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의미가 생겼다. 독서, 그림, 운동처럼 손에 잡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런 경험이 우울증과 불안증에 빠진 나를 꺼내줬다. 저 깊은 곳에서 빠져나오니 아내가 서 있고 아이들이 보인다. 힘들어 하는 중년들이 눈에 띤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다면,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주저 앉기에는 책임질 것이 많고 가진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당신.

  30대의 활력을 그리워하는 40대 아재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유려한 비유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바람대로 작은 ‘도움’이 됩니다. 위로가 됩니다.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던 저자는 ‘근성’으로 스스로를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성공’이 아닌 ‘성장’하는 습관을 더 넓히고 있습니다.

 

  저자의 다음 책이 ‘쉰의 우울’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 전에 저자의 ‘성장’ 습관이 더 멋진 책으로 엮어지길 기대합니다.



[저도 우울증 덕분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기에 더욱 공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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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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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00-75 물 만난 물고기

 

제목 : 물 만난 물고기 / 저자 이찬혁

출판사 다산북스 / 일자 : 초판 1쇄 2019년 9월 26일, 초판 6쇄 2019년 10월 7일

읽은기간 2019년 7월 26일~29일 정리한날 2019년 7월 29일

 

책소개

 

소감

 

찬혁씨에게...

먼저 축하드립니다. 초판이 나온지 12일만에 6쇄라니!

당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 이찬혁

1996년생, 벌써 스물 네 살이고, 군대를 일찍 제대까지한 성인 남자이지만, 얼굴은 여전히 고등학생처럼 앳되어 보입니다.

거기에 인상까지 길거리에서 보는 흔한 고등학생들처럼 보이니까요.

나는 당신의 책을 읽기 전, 얼마전에 읽은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을 떠올렸습니다.

2003년생, 스즈키 루리카가 15살에 출간한 책입니다.

소재는 초등학교 6학년의 이야기이지만 내용과 짜임새가 어릴 때 읽었던 청소년 성장소설처럼 재미있었습니다.

이틀만에 책을 읽고 나서는, 제가 당신을 어리게만,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었던 것을 사과하고 싶어졌습니다.

악동뮤지션의 음악과 남매의 모습은 너무나 좋아합니다.

물론 찬혁군보다는 수현양을 더 귀여워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이해해 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수현양이 나오는 비긴어게인을 BGM처럼 틀어놓고 글을 쓰고 있거든요)

 

“선아, 거창한 걸 생각하지 마.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난 어렸을 때부터 술을 먹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마시지 않았어. 왜냐하면 난 내가 안 마실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지금 난 토마토를 먹을 거야.”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린 채로 말을 했다.

“이건 말한 거고.”

그리고 방울토마토 두 개를 입 안에 넣고 씹더니 보란 듯이 과장된 동작으로 삼켰다.

“이건 지킨 거야.”

--- p.93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도 떠오르더군요.

 

“선아, 거창한 걸 생각하지 마.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난 어렸을 때부터 술을 먹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마시지 않았어. 왜냐하면 난 내가 안 마실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지금 난 토마토를 먹을 거야.”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린 채로 말을 했다.

“이건 말한 거고.”

그리고 방울토마토 두 개를 입 안에 넣고 씹더니 보란 듯이 과장된 동작으로 삼켰다.

“이건 지킨 거야.”

--- p.93

 

조금 난해합니다.

덮었던 책을 다시 펼쳐 읽었습니다.

주인공 ‘선‘의 관점으로 시작하는 글, 여행을 결심한 첫 날 파도가 거친 갑판에서 만난 ’해야‘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그녀가 태어난 곳에 도착하고 헤어집니다.

꿈에선가 다시 만난 그녀가 고래였음을 알게 되고, 그 다음에는 현실의 ‘선’의 단골손님이자 친구인 ‘양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선’의 관념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야기의 구성과 개연성 같은 서사를 기준으로 당신의 글을 읽는다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아마 번거롭겠지. 근데 그럴 필요까진 없어. 우리에겐 바다가 있으니까. 바다는 아주 큰 서랍이야. 우린 먼 훗날 바다 앞 모래사장에 걸터앉아서 오늘을 떠올릴 수도 있어.”

--- p.52

 

오늘은 여기에서 책을 덮겠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남아있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짜도짜도 계속 속내를 드러내며 딱 한 번의 양치를 하게 해주는 치약처럼,

다시 당신의 문장에 손을 내밀게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이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석했는지도 둘러보고,

어떤 메타포가 숨겨져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하는지도 알아보면서

함부로 당신을 예단하는 실수를 줄여보겠습니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

그건 손이 떨리도록

멋진 말이었다.

 

나는 다짐했다.

수많은 거짓과 모방이 판치는 그곳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사이에서 진짜가 될 수 있다면,

그때 진정한 예술가로서

음악을 할 것이라고,

그리고, 당신의 ‘다짐’이 ‘구호’가 되지 않고,

더욱 멋진 ‘예술가’로 남는지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예술가는 바로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야."

 

"그들은 예술가 사이에서도 진정한 예술가지.

자신이 표현한 것이 곧 자신이 되는 사람이거든.

예술가인 척하는 사람들은 절대 그런 삶을 살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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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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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3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산책

 

제목 :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산책 / 저자 줄리언 반스 공진호 옮김

출판사 다산책방 / 일자 : 초판 1쇄 2019년 2월 8일, 초판 3쇄 2019년 4월 1일

읽은기간 2019년 7월 26일~29일 정리한날 2019년 7월 29일

 

책소개

 

소감

맨부커 상을 수상한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미술 에세이.

작가는 교사인 부모 사이에서 1946년에 태어나 대학에서 현대언어를 전공하고, 옥스퍼드 영어사전 증보판 편찬하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이후 문학편집자로 일하고 TV평론가로도 일하다, 30대 중반 장편소설로 등단한 후 소설과 에세이, 그리고 다른 필명으로 4편의 범죄소설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의 영향으로 미술작품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언어와 관련된 끊임없는 활동과 맞물려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처럼 보입니다.

글쟁이가 평생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예술분야로 확장하여 활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지긋한 나이에 엄하게 정치나 선동으로 몰리는 우리나라의 작가들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도 그의 나라에서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책의 구성은 간단합니다. 화가의 작품이 된 배경, 그리고 또 그런 배경이 나오게 된 배경들이 줄지어 늘어져있습니다.

긴 서문을 읽을 때는 날 것으로 번역된 듯한 복문과 중문의 호흡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치 프랑스 영화배우 제랄드 드빠르디유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나와 쉴새없이 주절거리는 인터뷰의 자막을 정신없이 쫓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읽지 않고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마네에 대한 장을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마네와 모네에 대한 책을 읽었기에 이해가 조금 수월할 줄 알았지만,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가운데에 마네가 견지한 자세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줄리언 반스의 현학적인 수사에 또 다시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겨우겨우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가 ‘제리코 : 재난을 미술로‘를 읽었습니다.

다행히 작가의 상상력과 취재가 그의 문장에 대한 현학적인 첫인상을 뒤로 물릴 수 있었습니다.

300명의 승무원을 태운 배가 좌초되어 살육과 식인의 과정을 거쳐 한 달도 안 되어 15명 밖에 살아남지 않은 잔인한 재해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서사한 그의 글에 매료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사건 이후 1년간 그림을 준비한 화가의 노력이 궁색해 질 지경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림을 들여다보자. 점처럼 작은 구조선으로 손을 뻗는 저들의 근육질 등을 통해 솟아오르는 격렬한 용오름을 보라. 그 모든 안간힘을 보라. 그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대부분의 인간적인 감정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듯이, 우리는 이 그림의 모든 게 집중된 저 용오름의 몸부림에도 아무런 형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희망뿐 아니라, 모든 짐스러운 갈망, 그리고 야심과 증오와 사랑(특히 사랑). 이 같은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낄 만한 대상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드문가? 우리는 얼마나 절망하여 신호를 보내고, 하늘은 얼마나 컴컴하며, 파도는 얼마나 높은가 말이다. 우리는 모두 바다에서 길을 잃고, 파도에 쓸려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고, 우리를 구조하러 오지 않을지도 모를 무엇을 소리쳐 부른다.

재난은 예술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축소의 과정이 아니다. 자유롭게 하는, 확대하는, 해명의 행위다. 재난은 예술이 되었다. 결국, 재난의 쓸모는 거기에 있다. [P54]

    

“잘 그리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라

잘 보기 위해 그립니다“

 

그림을 그리며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고민하게 됩니다.

나무 한 그루를 그리면서도, 태양의 위치와 그림자, 나무의 배치, 잎에 가려진 줄기의 연결...

펜 한줄 한줄마다 서두름없이 자세히 관찰하고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어떻게 표현될지 상상하여야만 흡족한 결과물이 나옵니다.

줄리언 반스는 독자에게 한 없이 깊게, 그리고 최대한 넓게 “잘 보는” 방법에 대해 충실한 안내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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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올린카 비슈티차.드라젠 그루비시치 지음, 박다솜 옮김 / 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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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3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제목 :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 / 저자 올린카 비슈티차, 드라젠 그루비시치 엮음, 박다솜 옮김

출판사 다산북스 / 일자 : 초판 1쇄 2019년 9월 10일

읽은기간 2019년 10월 2일~6일 정리한날 2019년 10월 14일

 

소감

4년간 연애를 마친 전시기획자와 시각예술가가 기획한 크로아티아의 이별박물관

그들은 연애를 끝내고 그들의 추억과 시간을 보다 의미있게 남겨보기로 의견을 모읍니다.

그들의 이별전시는 다른 사람들의 이별물건 기부로 보다 다양한 이별, 사랑이야기가 됩니다.

203개의 이별이야기, 190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 이별을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늘어놓았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도 있고, 간혹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도 차용이 가능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2개의 이별이야기.

그 중 하나는 비만과의 이별, 다이어트로 헐렁해진 청바지와의 이별

역시 한국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고 저자의 이별박물관을 찾아보았습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성마르크 성당, 그리고 이별박물관

책의 구성처럼 이별이야기가 담긴 소품과 문자화 된 이별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방문객의 호기심, 엿보기 심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자신의 사랑이, 이별의 고통이 다른 사람들과 별다를 것 없다는 생각과 특별하다는 생각이 교차할 것 같습니다.

나에게는 어떤 이별의 소품이 있는지 둘러보았습니다.

이별의 슬픔은 5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뿐입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는 소품이 곁에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제는 아버지와의 이별을, 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할 수 있는 소품을 곁에 두어야 겠습니다.

 

    

저자소개

저자 : 올린카 비슈티차 (엮음)

크로아티아의 휴양도시 스플리트에서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자그레브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영어·프랑스어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 세계 각국의 이별한 사람들로부터 기증받은 추억의 물건들을 전시하는 ‘이별의 박물관’을 열었다.

 

저자 : 드라젠 그루비시치 (엮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그레브의 예술원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받았다. 4년간 사귄 연인 올린카 비슈티차와 함께 이별의 박물관을 설립했다.

 

책소개

“아픈 기억은 모두 이별의 박물관에 맡겨두세요”

 

《BBC》, 《CNN》, 《뉴욕 타임스》가 주목한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전시 ‘이별의 박물관’

 

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이 책에는 인생의 그리움, 희망이 그득하다.

다행스럽게도, 그리고 놀랍게도 인간의 영혼은

거의 언제나 사랑에 새로운 기회를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책을 우리 영혼의 회복력에 바친다.

_프롤로그 「잠시라도 존재했던 세상의 모든 연인들에게」에서

 

흔하디 흔한 이별담으로 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위로

헤어짐의 기억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모든 걸 바쳐 사랑한 연인과의 이별, 반평생 동안 우정을 나눈 친구와의 이별, 늘 애증의 관계였던 부모님과의 사별, 벗어버리고 싶었던 과거의 나 자신과의 이별까지.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는 사랑의 모양이 이렇게 다채롭기에 누구나 저마다의 이별의 경험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이별담을 읽고 나면, 이별이 꼭 사랑의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엮은이 올린카 비슈티차는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새롭게 빚어낼 힘이 있는 이별”을 공식적으로 기념하자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이 개인적이고, 사소하고, 흔한 이별 이야기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가장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별담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이별의 기억을 떠올리고 깊이 공감할 수 있게 한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는 우리의 이별담 중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다. 이별은 헤어진 연인에게 고통을 남기겠지만 모든 것을 딛고 일어서 새롭게 인생을 살아갈 힘을 줄 것이라고. 아무리 짧더라도, 먼 과거의 일일지라도 타인과 진정으로 연결되었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자고. 이별을 맞이하는 법에 서툰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과 이별의 기적적인 가능성을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엮은이 올린카 비슈티차, 드라젠 그루비시치가 소개하는 ‘이별의 박물관’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이었습니다. 4년 후, 숱한 사랑의 맹세를 뒤로하고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우리 주위는 함께했던 4년의 흔적들로 온통 뒤덮여 있었습니다. 사랑이 끝나고 남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기엔 영영 서로를 잊지 못할 것 같고, 버리기엔 소중했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폐기될 것 같았습니다. 고민 끝에 우리는 박물관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별의 박물관’을요. 세상에 영원한 건 ‘영원’이란 단어밖에 없다지만, 이별의 박물관에선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던 그 시절 나의 이야기가 영원히 숨 쉴 것 같았습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물건을 보내왔습니다. 그 물건들에는 지나간 사랑의 모든 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는 그중 가장 특별한 203가지 이별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했나요? 사랑이 끝난 지금,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남기고 싶나요? 이별의 박물관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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