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유드 세메리아 지음, 이선민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도서리뷰] 2020-29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제목 :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 저자 유드 세메리아 / 이선민 옮김

출판사 생각의길 / 일자 : 초판 1쇄 2020년 4월 20일

읽은기간 2020년 4월 19일~22일 정리한날 2020년 4월 22일

[소감]

책의 부제를 보고 바로 손을 뻗었습니다.

가족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한 당신을 위한 생존 심리학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그들이 불행한 건 내 책임인 것 같아요.”

가족에 대한 가짜 죄책감에

시달려온 당신에게 말합니다.

먼저,

“모든 책임을 단호하게 내던지세요.”



아들과 함께 살지 않고 떨어져 홀로 살고 계시는 어머님만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어쩌다 한 번 통화를 하면 자식걱정에서 시작되는 넋두리와 신세한탄, 그리고 ‘돈이 있어야 무시당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부터 남들과의 비교...

온통 우울한 이야기만 듣다보니 진절머리가 나버려 매번 서로 감정만 상하는 말들만 나누게 됩니다.

이젠 안부 전화하는 일도 연례행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 없는 돈 얘기는 그만해주시라는 부탁은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정도가 덜 해졌습니다.

함께 차를 타고 움직일 때면 노곤하실텐데도 눈도 붙이지 않고 계속 했던 이야기, 남 이야기를 반복해서 늘어놓습니다.

그저 머리에 스치는 생각을 입으로 바로 뱉어내는 것이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어색함을 떨치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살아오셨기 때문입니다.

주위로부터 인정받아야 하고, 체면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초등학교 아이마냥 마흔 넘은 자식들에게 인사를 하라고 성화를 하시는 모습,

쏟아내던 말들을 기억하지 못 하고, 툭하면 ‘내가 언제 그렇게 이야기했냐?’라며 화를 내시다가 결국 못 배운 부모를 무시한다는 비아냥으로 넘어가곤 했습니다. 결국 비슷한 이유로 마실간 자리에서 동네 할머니들에게도 ‘무시’를 받고 한동안 우울해 하실 때도 있습니다.

어머님과 멀리 떨어져 지방으로 내려오니 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대신 아내가 고생을 합니다.

글을 읽거나 쓰지 못 하시니 지자체에서 나온다는 지원금이 언제 나오는지, 어떻게 타야하는지 알아봐달라고 하셔서 뉴스를 통해서 일정을 확인하고 말씀드렸지만 ‘다른 할머니들은 바로 나온다더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스무통 이상의 전화로 듣는 것은 이제 아내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렇게 어머니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 꽉차올라 줄줄 흘러 넘치는 저에게는 매력적인 부제목이었습니다.

가족간의 여러 가지 문제-의존성 인격장애, 부모화 등에서부터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증상이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미숙함은 한 개인이 ‘어른’으로 변해가기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는 상태입니다. ‘adult’는 ‘성장하고 자라기를 멈춘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adultus’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문제는 이 말이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를 밝혀주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어른이 아닌지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른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시대 혹은 문맥, 저자에 따라 달라집니다. 생물학에서는 어른을 번식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법학에서는 성년이 된 사람이라고 하고,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및 직업적으로 특정 집단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선택과 책임을 감당하고,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말하지요. 한편 실존주의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수용함과 동시에 인간의 불가피한 제약 조건에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책의 중간쯤, 특히 이 부분을 읽기 시작하면서, 문제의 근원을 내가 아닌 어머니로 한정하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내가 의존적 어른이거나 아내를 부모화시키는 내면아이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은 마흔에서 쉰 사이에 자신의 실제 나이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최후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마흔은 실제로 처음으로 인생을 돌이켜보는 나이이며, 장년임이 처음으로 뚜렷하게 드러나는 나이입니다. 흰머리가 나고, 탈모가 시작되며, 주름이 생기고 신체적 능력이 저하되지요. 결국 우리가 그것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 간에 마흔이 되면 자신이 성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는 말입니다.

‘7장 자꾸만 여기 아닌 어딘가를 찾고 있다면‘에서 그 의구심이 좀 더 명확해 집니다.

문제를 회피하고 미루는 성격은 바로 이런 의존적 성향으로 인해 생긴다는 사실에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의존적 어른에게서 나타나는 질질 끄는 버릇은 나중으로 미루기 위함이 아니라, 모든 계획과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함입니다. 의존적 어른은 이 같은 태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정당화 합니다. (중략) 그러다 보면 결국 어떤 일의 처음 혹은 일부분만을 건드리는 것으로 끝나고 말지요. 말하자면 절대 무대에 등장하지 않은 채 모든 일을 보류해 놓고, 가능성만 보며 살아가는 겁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가슴은 답답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답답함이 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고, 나로부터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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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세대 - 그러니까, 우리
이묵돌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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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2020-28 갈라파고스 세대

제목 : 그러니까, 우리 갈라파고스 세대 / 저자 이묵돌

출판사 생각정거장 / 일자 : 초판 1쇄 2020년 4월 15일

읽은기간 2020년 4월 16일~19일 정리한날 2020년 4월 22일

[소감]

스물 아홉 살 작가로 데뷔한 하루키가 현시대에 살면서 쓴 데뷔 이전의 글이 있다면 이 책의 글맛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하루키 매니아였던 저로서는 최상의 극찬입니다.)

자조적인 문장을 써내려 가지만, 자신과 갈라파고스 세대라 지칭한 90년대 생들을 성찰합니다.

남탓, 기성세대 탓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혹은 못 하는) 갈라파고스 세대에 대한 책임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90년대에 태어나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한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이들의 불행은 불편과 결핍이 아닌 지나친 편의와 과잉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저자 이묵돌, 리뷰왕 김리뷰로 먼저 알게 된 저자입니다.

먼저 책 앞날개에 기술된 저자에 대해 짚고 넘어갑니다.

94년생, 가난한 어린시절 중학생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고,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취미 삼아 인터넷에 쓰던 글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수십만의 팔로워를 가진 페이스북에서 김리뷰라는 필명으로 알려져 있고, 몇 권의 책을 냈습니다.

만 스무 살에 컨텐츠 기획자로 스카웃되어 회사생활을 하다 IT 회사를 창업하고 2년만에 폐쇄. 이후 여러 온라인 매체에 칼럼 및 수필을 기고하면서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스물일곱, 그의 글맛은 소문대로 좋았습니다.

20대가 되기 전부터 온라인에 쓰던 글쟁이라면, 한동안 유명했던 웹작가 귀여니 같은 부류로 예상하게 됩니다.

가볍고, 무책임하고, 나아갈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글들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부모처럼 어른노릇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 현재를 저자의 눈으로 둘러보면 20대의 청춘들에게 빚을 진 기분이 들어버립니다.

나의 20대는 인터넷이라고 해봐야 1메가의 그림파일을 몇 분에 걸쳐 내려받던 전화선에 연결된 PC 통신이었습니다.

내 눈으로 보는 물리적 환경이 내 시야의 폭이었고, 우물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많은 것을 보지 못 했지만, 비교할 것도 보지 못 했습니다.

IMF가 시작될 때 졸업을 했지만, 당시 사람을 줄이는 데에는 아직 가속도가 붙지 않은 시절이라 적당히 취업을 하면 적당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하찮은 신입직원에게 많은 것을 바랄 정도로 뻔뻔한 사회는 아니었습니다.

1학년부터 어학공부에 열중하지 않아도, 지금처럼 ‘20대 명퇴’ 같은 단어를 들을 일이 없었습니다.

돈과 명예, 재력과 학력, 얼굴과 몸매처럼 피상적인 요소만을 보고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하며 도매금으로 판단내리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다. 영원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보다야 같은 것들이 명백하게 존재한다고 착각하는 편이 훨씬 단순명료하다.

상대방과 비교하고 움츠러들 필요가 없는 가장 활기찬 성인. 20대

갈라파고스 세대가 태어난 90년대의 20대는

두려움없이 찬란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상처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낫지 않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영 잊고 살던 것들이 떠올라 돌연 슬픔에 몸부림칠 때도 있다. 그럼에도 현실은 울거나 찌푸리거나 무표정한 젊음에 값을 치르지 않는다. 오직 밝고 명랑하고 친절한 청춘들에게만 돈을 지불한다. 이력서 증명사진 속의 청년들은 언제나 괜찮은 척 엷은 미소만 짓고 있다.

갈라파고스 세대는 어떻게 기성세대에 편입하고, 적당히 나이를 먹으면서 ‘철들고, 물들고, 찌들어갈지’ 궁금해 집니다.









#갈라파고스세대 #생각정거장 #매경출판사 #도서리뷰 #곰아재 #곰아재그리기 #메모독서 #도서리뷰 #도서록 #매일글쓰기 #글쓰기 #매일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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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써드 제너레이션 : 에고를 넘어서 -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두 번째 이야기
문동규 지음 / 렛츠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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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써드제너레이션 : 에고를 넘어서

제목 :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두 번째 이야기 최면, 써드제너레이션:에고를 넘어서 / 저자 마스터 최면 트레이너 문동규

출판사 렛츠북 / 일자 : 초판 1쇄 2020년 3월 13일

[소감]

이 책은 기법을 소개하는 기존의 최면 책들과는 다소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어쩌면 그러한 기법들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겨지고 다루어져야 할, 기법 이면의 것들을 전달하기 위해 씌여졌다.

최면에 대한 개론 격인 책입니다. 저처럼 일상 속에서 자기 최면 등을 통해 삶을 향상시킬 의도로 책을 접했다면, 머리말에서 저자가 말한 것-가급적 전작에서 기술했던 부분에 대한 설명은 최소화 할 것이므로 아직 전작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접한 독자라면, 먼저 전작을 읽고 이책을 읽기를 권한다-을 염두에 두고 첫 번째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라고 인식하는 우리의 에고는 우리의 본성이 아니며,

우리의 삶과 인생을 관통하는 이것의 키는

우리의 에고를 넘어선 곳에 있다....

1장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되는 1세대 최면부터, 현재 저자가 몸 담고 있는 울트라뎁스에 이르는 3세대 최면까지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술합니다.

이 과정 중에 최면의 역학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하며 이를 통해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던 최면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이후 내용들은 최면의 시스템과 그 안에서 건강한 에고를 확립하고 최면가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의식을 정리합니다.

단순히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측면에서 접근하며 ‘최면’이라고 불리우는 ‘암시’적인 행위들이 아닌 철저히 최면가로 입문하고 성장하기 위한 독자들을 위한 실용서입니다.

지금의 저자는 잠재의식의 도움으로 미래의 개인적인 인생 여정에 대해 즐겁게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 물리적인 모습으로 그것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마치 정해진 경로를 따라 체험하며 한발 한발 걸어나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이것은 더 이상 이해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닌 그냥 현실 속의 경험이 되었다.

어쟀든 저자의 잠재의식은 이 여정에서 최면과 울트라 뎁스라는 도구를 매우 극적인 반전과 성장의 도구로 선택했다.

그리고 저자의 의식 또한 에고의 똑똑함보다는 잠재의식의 현명함을 따르기로 했다.

어릴 때 자기수양을 위한 시도로 격투기부터 시작했던 저자는 신체적인 한계를 뛰어넘고자 ‘최면’으로 관심을 돌리고 빠져듭니다.

아직은 불모지인 ‘최면’분야에서 20여년의 기간 동안 국내외의 전문가들을 쫓아 하나하나 배운 지식들을 정리한 수고와 노력을 이 책을 통해 쉽게 접하는 것은 행운을 넘어 송구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최면 #심리#힐링#집콕도서#책추천 #최면써드제너레이션 #렛츠북 #도서리뷰 #곰아재 #곰아재그리기 #메모독서 #도서리뷰 #도서록 #매일글쓰기 #글쓰기 #매일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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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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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감]

추천사에 ‘기억의 궁전법’에 대한 독자들의 찬사가 가득합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그 찬사를 바로 이해했습니다.

이제 저도 찬사를 보냅니다.

(무의식적으로 이미 숙지하고 있는) 익숙한 사물에 새로운 것을 연결시켜 암기하는 기억의 궁전법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따라 해보게 되고, 실제로 외워집니다.



[머리 어깨 팔 배 발에 신호등 스키 딸기 마스크 치약을 연결하여 외우는 사례]

휴대전화 번호 8자리를 들으면서 메모를 못 하면 까먹을까봐 계속 되뇌여가면서 불안해 하는 저인데, 놀랄 정도로 쉽게 외워졌습니다.

원리-응용-실전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리부분에서 ‘기억의 궁전법’의 효과를 경험하니 자연스럽게 몰입됩니다.

암기법의 핵심단어는 [시각화], [변환], [연결]입니다.

응용부터는 숫자, 연도, 이름을 외우는 사례와 함께 “변환 기억법”을 실행합니다.

읽는 속도에 맞추어 바로바로 따라 해보고 이해할 수 잇었습니다.

실전부분에서는 변환한 이미지를 다시 연결하여 한 장의 이미지로 암기하는 “다중변환법”을 설명합니다.

실전부분부터는 풍부한 상상력이 요구됩니다.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외워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기기억으로 축적될 것이란 믿음은 계속 뚜렷해집니다.

즉, 실전부분부터는 여러 가지 사례를 만들고 실생활에서 응용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슬슬 암기과목에 치이기 시작하는 중학교 2학년 아들녀석에게도 오늘 저녁 건네보고 녀석의 암기공부를 기억의 궁전법으로 가르치면서 업그레이드 시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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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리 함께 오길 잘했다 - 베테랑 트래커 장군이와 함께한 알프스 여행
이수경.이장군 지음 / 들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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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넘기자마자 명치부근에서부터 뜨겁게 행복감이 차오르는 책입니다.

거기에 유럽의 멋진 풍경 사진은 읽는 내내 탄성을 내뱉게 합니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 않지만, 강아지를 좋아하는, 특히 사람을 좋아하는 골든리트리버의 매력에 푹 빠진 저는 읽는 내내 활동적인 저자의 기분에 따라 행복해지고, 짠해지곤 했습니다.

중학생 시절 저자와 만난 골든리트리버 장군이



고3이 되어 지친 저자가 어느 날 밤 장군이와 함께 동네를 뛰어놀던 날부터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행복감이 차오릅니다.

​

그 날도 그런 날들 중 하나였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밤이 깊어서야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온 나는

그저 빨리 내 방 침대에 푹 쓰러져 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어두운 마당에 홀로 서 있는 장군이를 본 순간,

무슨 변덕이었는지 냅다 현관에 가방만 던져놓고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교복 치마를 입은 채로 장군이와 함께

집 앞 골목을 전력질주하며 뛰어놀았다.

노랗고 따뜻한 가로등 불빛,

꽉 막힌 듯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하던 차가운 밤공기,

이마 위를 흐르며 우울한 기분까지 씻어 내리는 듯했던 땀방울,

잊을 수 없는 그날의 기억

이후로 그녀의 생활은 언제나 장군이와 함께 합니다.

매일 함께 산책하고, 방학기간 동안 제주도 승마장에서 함께 숙식을 하며 지내고,

유럽여행을 떠나기전부터 장군이의 체력훈련을 함께 하며 소중한 친구가 됩니다.

​

우리가 함께 해온 시간들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생각없이 내뱉는 말에 기분이 상했다. 우리의 여행은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오래전, 서로가 외롭고 지쳐 있을 때 함께 걷고 달리고 햇빛을 맞으며 서로의 하루를 위로하던 데서 시작되었다. 함께 하는 시간들 속에서 이제 우리는 호흡도 같아졌다. 눈빛만 봐도 그 마음까지 알 수 있다. 서로에게 서로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여, 장군이는 나에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애견인이 한국에서 개와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조마조마한 상황이 많은지를 조용히 이야기 하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커다란 그레이트 피레니즈에게 다리를 물렸던 경험이 있기에 처음 보는 대형견들은 무섭습니다.

하지만, 개들을 사람과 똑같이 인정하고 책임을 지우는 유럽의 여행에 저자와 함께 기뻐하게 됩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린 서로에게 더욱 익숙해졌고 같이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느끼게 되었다. 자기 몸집만한 큰 개와 함께 다니는 것이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실 우리는 함께여서 혼자일 때보다 편안하고 행복했다.

장군이와 나는 함께 떠들며 이야기를 나눌 수 없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지도 못 하고, 식당에서 여러 메뉴를 시켜 나눠먹을 수도 없다. 타지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불현 듯 감정적이 되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 언쟁을 벌이게 될 일은 없다. 해외 여행을 떠났다가 완전히 갈라서서 돌아오는 커플이나 단짝 친구들도 많지 않은가. 또 우리의 여행에는 새로운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여행의 모습은 서로 다르고, 그 여행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것뿐이리라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애견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 혹은 홀로 떠나는 여행을 한 데 섞어놓은 것 같은 특별한 매력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

장군이와 어딘가 가고 싶어도 그저 훌쩍 떠나버리기가 전처럼 쉽지는 않다. 이것저것 고려하고 타이밍을 재며 각을 맞추어야 한다. 장군이는 여전히 활기가 넘치지만, 어릴 때에 비하면 훨씬 얌전해지고 의젓해졌다. 철이 든건지, 나이가 들어서 그만큼 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그건 좀 슬프지만). 어느 쪽이어도 우리가 달라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물론 우리는 달라진 만큼 성숙하고 있겠지만, 가끔은 우리의 설익은 나날들이 그리워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역시 아직 어린가 보다.

지금은 장군이가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앞으로도 시간이 많으니까. 무언가 선택하는 데는 반드시 포기도 따른다. 물론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하겠지만, 정말 원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포기한 것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최우선 가치는 언제나 장군이다.

장군이와 함께 하는 행복감 다음으로 가득한 감정은 아쉬움입니다.

이제 조금은 노쇠해진 장군이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싶고, 아쉬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절절하게 이어집니다.

여행이 끝날 무렵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수속을 밟는 장면에서는 커다란 배낭을 매고, 열두 시간이 넘은 긴 비행으로 힘들어할 장군이와 헤어진 후 느꼈을 애절함에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습니다.

표를 보여주고 기내로 들어가려는데, 장군이 탑승 수속을 할 때 옆에서 계속 진두지휘하며 우리를 도와주던 직원이 말을 걸어왔다. “장군이 잘 탔대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대치 못한 따뜻한 한 마디에 나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한국에서 우리는 늘상 차별받는 약자들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정말 많은 배려를 받았다. 이제 다시 전쟁터 같은 한국으로돌아간다는 착잡함과 6주간의 여행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 장군이 이름을 기억해주고, 걱정하고 있을 나를 생각해 굳이 이 곳까지 찾아와서 건네준 직원의 따뜻한 한 마디가 준 감동 등 온갖 감정들이 뭉그러지고, 눈물이 되어 쏟아져 내렸다.

마지막으로, 장군이에게 보내는 편지로 마무리하며 저자와 함께 행복감이 차오릅니다.

참 바보 같게도 앞으로 너와 나에게 함께 할 날들보다는 추억할 날들이 더 많이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하지만 그런 슬픔 따위 하나도 생각나지 않을 만큼 이번 여행에서 우리 정말 재밌었잖아. 긴 여행 동안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어디를 데려가도 신나게 즐겨주던 네 모습에 나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행복이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어. 이 여행이 즐거운 기억을 가득 안고 행복하게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건 다 너와 함께였기 때문이야.

ps. 저자는 이후 2개월 동안 다시 장군이와 미국을 여행합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군이와 그녀의 근황을 둘러보며 미소짓게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peach2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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