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빙 (5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저녁, 고기를 먹고 싶습니다.‘

퇴근길 아내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 오늘도.....’

저녁 반찬고민이 가장 큰 고민이라는 주부들의 마음은 익히 알고 있지만 지난 달 카드값이 많이 나왔다며 안절부절하던 일이 먼저 떠오릅니다.

딱히 반찬 투정을 안 한다고 생각(혹은 착각)하는 저는 마침 ‘어제도 이래저래 힘들어하던데, 오늘은 출출한데 라면이나 먹자’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아... 주말에 친구 부부들도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그때 또 외식하면...’

그 때, 해빙을 생각했습니다.

⦁GURU’S QUOTES – 진짜 부자에게 돈이란 오늘을 마음껏 누리게 해주는 ‘수단’이자 ‘하인’이에요. 반대로 가짜 부자에게 돈은 ‘목표’이자 ‘주인’이죠. 그 돈을 지키고자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거에요.“

​

해빙은 돈을 사용하기전, 이 소비를 통해 마음이 행복해지는지, 아니면 편안하지 않은지 생각해 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네.’

​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말을 뒤집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뜻이거든요.

그 말은 편안함이 기본 상태란 말이죠.

그것이 Having의 핵심이에요.” (중략)

“네.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말은 결국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에요.

우리 뇌는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하거든요.

해당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입력하죠.

예컨대 ‘편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뇌는 ‘편안’만 입력하고, 반대로 ‘짜증이 난다’고 하면 ‘짜증’만 각인시키는 식이죠.

이렇게 볼 때,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라는 말은 결국 편안한 상태가 본인에게는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는 뜻이에요.”

‘그래, 어제도 저녁 차리기 힘들어 하던데, 괜한 잔소리가 될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고 기분좋게 먹자!’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케이 배고프다. 모두 나 도착할 때 집 앞으로 나와 있어.”

​

집에 들어갔다가 함께 나가도 되지만, 외출할 때마다 밍기적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행여 누르고 있는 ‘편안하지 않은 마음’과 ‘허기’가 합쳐져 제가 짜증이라도 낼까봐 두려웠습니다. 거기에 돈 벌어오는 가장의 권위(혹은 꼬장)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아빠가 힘들 게 벌어 오는 돈으로 사먹는 고기니까, 감사하다는 표현은 안 하더라도 다들 즐겁게 먹어주면 좋겠다.’라고 내뱉지 않는 머리속 잔소리가 지나갔습니다.

​

⦁GURU’S QUOTES – 진짜 부자는 오늘을 살죠. 매일 그날의 기쁨에 충실하니까요. 가짜 부자는 내일만 살아요. 오늘은 내일을 위해 희생해야 할 또 다른 하루일 뿐이죠.“

​

한참 먹을 나이인 큰 아이가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해집니다.

둘째 녀석은 깨작거리며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탐탁치 않습니다. 녀석이 서너살 때 야무지게 갈비를 뜯던 모습을 SNS에서 찾아 보여주며 아내와 함께 이야기합니다.

“동두천 흙집 갔을 때 찍은 사진이야.”

“거기 매운양념갈비 맛있었어. 난 둘째가 갓 두 살 되었을 때 포천 갈비 1987 가서 갈비 뜯던 사진이 더 귀여워“

​

아내와 맥주 한 잔을 나눠 마시고 식사를 마쳤습니다.



계산대 앞에서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0만 0천원입니다.”

“여기요”

‘1인당 0만.... 여기는 다른데보다 비싸...’

기분좋게 먹고 다시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식당으로 오기 전에 HAVING을 한 덕분에 식사는 즐거웠습니다.

‘이걸로 됐다. 행복하다’

식사가 끝날때쯤에 가족들에게 평일 저녁 아홉시마다 온라인으로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의도 얻었습니다.

​

집에 돌아오자마자 씻고, 눈치보지 않고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호스트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며칠동안 채팅창으로만 이야기 나누시던 작가님께서 드디어 방송에 합류하셨습니다.

동시접속 10명 미만이었던 인스타 라이브 방송에 30명 이상의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놀러오시던 작가님들도 채팅창에 머무르고 계시다가, 티노작가님께서 들어오셔서 짧은 시간동안 콩테로 멋진 사자를 그려내셨습니다.



작가님들의 드로잉을 보며 감탄하느라 제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했지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GURU’S QUOTES - “행운은 효율성과 상통하는 개념이에요. 노력에 비해 쉽고 빠르게 원하는 걸 얻는 거죠.”

⦁GURU’S QUOTES – “행운은 우리의 노력에 곱셈이 되는 것이지 덧셈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GURU’S QUOTES - “노력이 0이면 거기에 아무리 행운을 곱해도 결과는 0이에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이에요.”

​

책에서 이서윤 구루의 ‘마음챙김’을 통해 시작되는 행복은 대부분 ‘행운’으로 연결되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읽는동안 '자기계발이 아니라, 역술책인가?’하며 의구심과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로 적으며 다시 생각해보니, 어제 저녁 저는 HAVING을 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음’을 의식하고, 현재에 충실했습니다.

​

⦁‘패러다임 시프터(paradigm shifter,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람)’. 그 말을 듣자 서윤의 별명이 떠올랐다. 그 별명 그대로였다. 서윤은 내가 지금까지 세상을 인식해온 틀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오늘 저녁에는 어떤 행운이 찾아올지 기대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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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 직장에서 바로 써먹는 72가지 심리 기술
완자오양 지음, 이지은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책정보를 보니 400페이지가 넘습니다.

게다가 제가 실패한 경험이 많은 중국저자의 번역 실용서입니다.

그런데!

책의 구성을 보고 마음이 기울어 버렸습니다.

심리학 법칙에 따른 예시와 직장생활 노하우가 잘 엮여져 있습니다.

책소개에서도 자신있게 책을 3번 읽으라고 이야기합니다.

통독, 발췌독, 윤독까지...

직장생활 원데이 투데이 한 것도 아니고 이제 성장보다는 잘 마무리하는 것을 신경 쓸 짬(?)인데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72개의 심리학 이론과 그에 맞는 처세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심지어 에필로그도 없이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30대 성공한 선배가 20대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처세술‘

제가 정의한 이 책의 특성입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40대가 읽었으니까요 ㅠㅠ)

굳이 곁들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심리학 이론이 잔뜩 꿰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넘효과 – 포러효과 또는 ‘점술효과’로도 불리는 ‘바넘 효과’는 1948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가 실험을 통해 증명한 심리적 현상이다. 이 효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람은 성격에 관한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설명을 쉽게 신뢰하고 자신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바넘 효과’는 별자리별 성격 분석뿐 아니라 띠별 성격 분석, 혈앵형별 성격 분석, 다양한 심리 테스트, 심지어 점술에도 적용된다. 이 모든 분석이나 테스트의 공통점은 바로 ‘통용 화술’이다. 보편성을 띠는 모델을 어떤 부류의 사람에게 적용하면 그 당사자는 자신에 관해 아주 정확하게 설명했다고 느낀다.

우선 대부분의 심리학 이름이 그 이론을 주장한 사람의 이름이라 잘 안 외워지기도 하고, 미성년자때부터 흔하게 들었던 이론, 또는 우화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고 짧은 명제에 곁들여져 있는 사례라 심리학 이론이 ‘아~!’하는 공감보다는 ‘상식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앞서서 튀어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마치, 무협영화 정무문에서 사형 견자단이 실수하고 문제를 일으킨 동생을 용서하고 다독이며 건네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피터의 원리 : 피터는 기존의 직무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준 직원은 더 높은 직위로 승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 다시 승진하고, 이런 식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지위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를 통해 피터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모든 직위는 결국 그 업무를 감당할 수 없는 직원이 차지하게 된다. 계급제인 조직에서 업무는 대부분 감당할 수 없는 직원에 의해 수행된다. 338P

‘이렇게 해외로 출간할 정도의 책은 아닐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중국에서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한국독자들이 읽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중국 독자들이 ‘그래 맞아.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겠어!’하며 결심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중국 독자들은 난이도가 쉽고 계몽적인 자기계발서가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문화차이도 있겠지만, 한국의 독자보다 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책을 읽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직장생활을 통해 ‘성공’을 경험한 후, 심리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저자가 학습을 통해 이렇게 정리한 것이 놀랍습니다.

​

⦁습관의 힘

-솔루션 1 : 0부터 시작한다. 몸의 저항을 인정하며 아주 수월한 임무부터 시작한다. 달리기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매일 200미터만 뛰다가 조금씩 거리를 늘려보자. 처음부터 5,000미터를 뛰면 금방 포기하게 된다.

-솔루션 2 : 간단하게 기록한다. 습관을 만드는 과정을 글로 기록하면 이성의 힘을 통해 자신을 더욱 독려하게 된다.

-솔루션 3 : 패턴화된 행위를 만든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패턴을 만들자. 가령, 매일 아침 8시에는 한 시간씩 책을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해야 하는 행동에 익숙해진다.

-솔루션 4 : 실수를 용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너무 빡빡하게 계획을 짜고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마음이 괴롭고 다음 계획을 수행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습관이 자리 잡기 힘들어 질 수 있다.

-솔루션 5 : 상벌 매커니즘을 만들자. 습관을 만드는 일은 만만치 않다. 그러니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상을 주는 것을 잊지 말자. 반대로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벌을 부과하자. 물론 이 모든 것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장치다.

-솔루션 6 :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가하자. 습관을 만드는 과정은 지루할 수 있다. 특히 권태기에 진입하면 더욱 그렇다. 중간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마지막 단계까지 가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어, 독서 계획을 수행할 때 후반기에는 책의 종류를 바꾸거나 책을 읽는 장소를 바꿔보는 것이다. 이처럼 방식의 변화를 줄 때 습관 만드는 일은 지속할 수 있다. 296P

​

두꺼운 책이었지만, 뾰족하게 튀어나와 주워 담은 문장입니다.

⦁일상이나 직장에서 안전지대는 우리가 장시간 머무는 구역이다. 회사에서 자신에게 익숙한 업무를 반복하고 집으로 돌아와 TV나 휴대폰을 보는 등 여러 생활 습관이 존재한다. 이런 습관적 행태는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위기의식을 망각하게 만든다. 이는 마치 따뜻한 물에 들어간 개구리와 같다.

진정으로 변하고 싶다면 자신을 학습지대에 놓아야 한다. 배움을 구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도전이 될 만한 책을 항상 읽는다. 어떤 기술을 익히려면 단계적으로 난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금세 안전지대로 물러나게 된다.

진정한 고수는 영원히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있다. 자신을 무의식적인 상황에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늘 고난도의 수련을 시도한다.

​

제가 취미 그림을 그리며 습관을 만들기 위한 사용했던 방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상사에게 업무 보고를 할 때도 70%원칙과 120%원칙을 활용할 수 있다. 당신의 능력을 70%까지 떨어뜨리고 문제의 난이도를 120%까지 올리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상사의 기대치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 물론 주어진 업무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전제다.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은 “입사한지 3년 된 직원은 전략을 논해서는 안 되고 먼저 전술부터 잘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심지어 3년된 직원에게 전략을 묻는 사람은 멀리하라고까지 경고했다.

화웨이의 창립자 런정페이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화웨이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사원이 회사의 경영전략에 관한 장문의 글을 써서 보낸 적이 있다. 그러자 런정페이는 다음과 같이 답변을 보냈다.

“당신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면 병원에 가고, 그게 아니라면 사직을 권고한다.” 270P

⦁게으른 개미의 특징

잡무처리에 성실하지 않고 나태한 것처럼 보인다.

반복적인 업무를 싫어한다.

편안한 상태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조직과 융화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정세 판단이 탁월하다

업무나 조직의 장기적인 발전에 독창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생각이 풍부하고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재능과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과감하게 추진하고 책임을 질 줄 안다. 364P

⦁[피그말리온 효과와 헛된 망상의 차이]

피그말리온 효과는 ‘동경-기대-행동-피드백-수용-외재화’라는 체계적인 매커니즘에 따라 생성된다. 이것이 헛된 망상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

매커니즘의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기대하는 사람은 기대 대상에 동경을 갖는다.

기대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평가, 인정, 칭찬, 도움, 지도 등 구체적인 행동을 한다.

기대 대상은 기대자가 자신에게 보이는 특별한 관심과 격려를 느끼고, 그것을 진심으로 수용하며,

이에 상응하는 노력과 잠재력을 발휘해 기대자가 예상한 결과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어느 한 단계라도 오류가 생기면 효과는 사라진다.

반면에 헛된 망상은 꿈만 꾸고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기만 바랄 뿐이다. 3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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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5년전 직장을 옮기면서 귀촌하여 살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일을 그만두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방앗간 옆 창고에 빵집을 열었습니다.

읍내 뒷길을 따라 차를 타고 겨우겨우 찾아가야 하는 작은 빵집.



개업기념으로 컵에 그려 선물한 그림입니다.

주말마다 쉬고 주중 오전에만 영업할 계획이었던 부부는 생각을 고쳐먹고 월요일 하루만 쉬기로 하고 개업을 했습니다.

중간중간 아이 병원 예약 등으로 문을 닫는다는 인스타그램 공지 등이 올라왔습니다.

'잘 될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다행히 부부는 열심히 빵을 만들었고 좋아하는 단골도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가족상을 겪고, 오픈하기전 마음먹은대로 덜 벌더라도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토일월 휴무, 주 4일 영업합니다"

'어? 그렇게 하면 안 될텐데....'하고 걱정을 넘어서는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래, 지금이야 나같은 훈수꾼 입장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 잘 되면 사람들에게 쉼을 가지고 일하는 모습을 알리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몰라'

꼭 치열하게 활동하고 잘 사는 것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삶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역시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책은 저희 부부가 겪어낸 전통 기술과 육아의 신체화, 즉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부딪혀 실현하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집필 과정에서 저는 절임이라는 발효 문화를 통해 일본에서는 한 세대 정도 앞서 사라진 신체화의 문화가 한국인에게는 아직 남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6p [한국어판 서문] 中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이 따로 실려 있었습니다.

이전 책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가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호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합니다.

2015년부터 매년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 방문하여,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는 부부의 한국 독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일본의 역사 왜곡 등에 대한 미안한 마음까지 담겨 있습니다.

71년, 78년생 두 부부가 세 차례 자리를 옮겨가며 시골빵집을 운영하며 겪고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막 50이 된 남편의 고집스런 자연빵 만들기에 아내는 자연친화 육아를 고집하며 조용히 지원합니다.

책을 쓰면서 새삼 기억을 더듬어보니 나는 참 괴짜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우직하게 좇은 지난 여정은 매 순간 내 행동을 즐기고 기억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 속에서 ‘남과 같아야’ 좋게 보는 사회 분위기는 나를 너무도 숨 막히게 했다. 나는 그런 분위기와 싸우며 살아왔다. 그리고 별난 장인이 되었다. 나의 괴짜 인생이 사람들에게 뭐그리 큰 참고가 될까마는 이 책으로 작은 실마리라도 즐겁게 공유화는 곅기를 준다면 다행이겠다. 8p [들어가며] 中

​

남편은 20대에는 펑크밴드 활동을 하고, 회사생활을 하기도 하다가 서른이 되어서야 5년 가까이 빵집 네 곳에서 수련생 생활을 마치고 다루마리 빵집을 오픈합니다.

2008년 지바현에서 개업한 다루마리는 당초 ‘농업이 있는 빵집’을 내걸었다.

그런 콘셉트를 생각한 마리는 처음에는 빵집에 관심이 없었다.

대학 때부터 장래 희망이 지역의 농산물을 가공하는 농산물 가공업체 운영이었으니까 말이다.

197p [두 번째 원천, 재료] 中

지산지소(地産地消)

우리나라의 신토불이처럼 일본에서 시작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활동‘을 뜻합니다.

저자는 자연발효 제빵, 맥주를 고집하면서, 지역경제에 힘이 되는 활동을 연구하고 고집합니다.

이미 우리 나라에서도 농촌지역 개발, 지역경제 향상 등에 관한 기사 등에 일상화 되어 있는 개념입니다.

농산물을 대형마트에서 쉽게 고를 수 있었던 도시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살았지만, 촌에서 살다보니 ‘지산지소’의 개념이 생활 도처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WTO 무역 개방, 값싼 중국산, 해외 농산물이 대형마트 진열대에 차오르기 시작할 때 ‘신토불이’를 외치는 공익광고가 흔했습니다만, 이제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은 그 뿌리가 오래되고, 시작할 때의 접근도 다릅니다.

신토불이가 자국의 농부를 ‘보호’를 시작으로 농산물 경제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캠페인이었다면,

지산지소는 패전 이후 경제성장기 일본에서 농촌의 ‘자립’을 위한 캠페인이었습니다.

어쩌면 지산지소가 더 오래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한 ‘구호’와 생존을 위한 ‘활동’에서 오는 차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8754

나도 내가 곰팡이를 먹게 될 줄은 몰랐다.

글런데 곰팡이를 포함한 균의 세계를 들여다보니 균의 사명감과 목적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우리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점차 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덕에 지금은 세상의 상식보다 균이 들려주는 말을 더 신뢰한다. 51p

​

원하는 빵을 만들기 위해 누룩을 기다리고, 실패를 거듭하며 고군분투하는 두 부부의 이야기가 에세치처럼 풀어져 있지만, 당장 ‘농촌경제 활성화 방안‘같은 정책의 사례집으로도 훌륭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빵이 잘 팔리면 그만큼 지역 경제와 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루마리의 경영 목표다. 하지만 이 이념에 따라 빵을 만들면 가격이 비싸진다.

이렇게 비싼 빵을 사줄 사람이 있을까? 개업 당시에는 불안과 걱정에 시달렸다.

실제로 초창기에는 ‘빵’이 너무 비싸다는 원성도 많이 들었다.

그러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싼 편 아니냐는 말도 듣는다.

원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빵을 보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111p

​

다루마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세련되고 신속하게 움직여주었던 공무원들과 긴 안목으로 도움을 주는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길게 볼 줄 아는 사람들]

또 임업으로 흥한 지역이었기에 매사를 장기적 안목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임업가는 할아버지가 심은 나무를 베어 먹고 살기에 앞뒤 3대를 보고 일한다고 한다.

그렇게 긴 안목이 있어서 우리가 구상한 지역 내 순환에 대해서도 이해해준 게 아닐까 싶다.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내기를 원하는 요즘 풍조 속에서 길게 볼 줄 아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지즈초의 매력이다. 41p


자연육아를 지향하는 아내의 기저귀 안 쓰는 육아도 기억에 남습니다.

​

지금이야 1회용 기저귀가 3세까지 다양한 크기로 판매되고 있어 아기들이 두세살이 넘어도 기저귀를 차는 것이 이상할게 없습니다.

하지만, 천기저귀도 잘 사용하지 않던 옛날에는 부모가 고개도 잘 가누지 못하는 아이의 표정을 읽고 요강을 이용해 규칙적으로, 편하게 배설하게 했다고 합니다.

아기 입장에서도 답답한 기저귀 안에 배변하는 것 보다는 시원하게 배변하는 것이 더 편안했을테니까요.

더욱이 돌이 지난 이후로도 기저귀를 사용하고 있으면 배변습관을 들이지 못한 부모가 욕을 먹었다고 합니다.

도구는 대부분 ‘사이’에 존재하며 양자를 잇기 위해 탄생한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사이’에 존재하는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애초에 해야 할 소통을 잊어버리는 일이 많다. 191p [칼럼 기저귀 없이 아이 키우기]

기억해 두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당연히 빵을 만드는 내내 고통을 감내하고 고집을 꺾지 않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그에 반해 나는 전통적인 제빵 방식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러기 우해서는 수차례 개량해야 했고, 완성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고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야말로 가치 있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그런 생산 방식과 기술이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오래가는 물건을 만들려면 그 재료의 질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생산 현장에서 긍정적인 연쇄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131p

TV프로그램 등에 소개되어 백종원씨를 통해 유명해진 연돈처럼 시골마을 빵집에 손님들이 몰려들고, 강연 등으로 바쁘게 지내지만, 와타나베씨에게도 자영업의 고뇌가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주 4일 근무, 1년 중 1달간 유급휴가를 주는 파격적인 근무조건이라고 해도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고 맛에 대한 고집을 지키는 어려움도 이야기 합니다.

마리에게 미련없이 가게 문을 닫자고 제안한 다음 날, 직원들에게도 내 뜻을 전했다.

모자란 사장에게 “계속 함께하겠다!”고 말해주는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27p

우리가 절대적으로 ‘맛있다’고 오해하는 근거는 그것이 많이 팔린다는 정량적 지표다. 다시 말해 대기업이 대량 생산하고 시장에서 대량 소비되는 맛에 ‘맛있다’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이는 결국 폐쇄적인 시장 시스템을 유지하고 가치관을 획인화하는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최종적으로는 세상이 하나의 답만 추구하게 되고, 소규모로 독자적인 무언가를 생산하는 사람이 살아남기 어려워진다. 115p

빵만드는 일도 그랬다. 다루마리 초창기에는 맛있다는 개념의 절대적 기준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지즈초로 이전하고부터는 ‘맛’을 추구하는 행위를 멈췄다. 내 행위의 목적은 시장의 가치관을 넓히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폭넓게 인정받는 성공 사례를 따르지 않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이런 상품도 있구나!’하고 소비자가 놀랄 수 있는 제품, 시장에 다양성을 더하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117p

​

이 책을 통해 저도 생각을 바꾸어 느리더라도 천천히, 자신을 지키면서 꾸준히 일해온 와타나베 부부처럼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서두르면 안 된다. 그저 이 지역 것을 쓰기만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니 이 지역을 위해 생각하고 움직였어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결과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그러니 먼저 최고 수준을 알고 천천히 만들어야 한다.

우리 생각에 공감하는 농가와 함께 언젠가 최고의 지역 재료를 써서 그 재료의 생명력을 최대한 살린 가공품을 만들고 싶다.

그런 생산 활동이야말로 지역을 살리는 길이다. 218p [세번째 원천, 기술과 도구-전 과정을 지역 내에서 해결하다] 中

[남겨둘 문장]

우리는 최대한 많은 사람, 많은 생명체가 행복해져야 나도 행복해진다는 자연계의 논리를 이해해야 한다.

이를 분명히 인식하려면 자연계가 늘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매일 실감해야 한다.

그렇다고 꼭 나같은 장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도 역동적인 자연의 움직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105p

작아도 좋으니 틀을 깨고 ‘자기답게’ 표현할 때 사람은 만족할 수 있다. 자기답게 표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는 다양성이 보장되는 열린 형태를 띨 것이다. 그런 사회에는 분명 틀을 깰 기회가 여기저기 널려 있어서 애초에 자신을 틀에 끼워 맞출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159p

그런데 지즈초로 이전하고부터 그 의미를 이해하고 지금은 조연으로서의 빵을 만든다.

그것 하나만 있어도 부족함이 없는 완성형 빵은 식사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발전한 게 아닐까?

패스트푸드도 그런 추세 속에서 탄생한 음식 중 하나다.

그런데 완성형은 언제나 배타적이다. 버터를 듬뿍 넣은 크루아상은 그래도 상큼한 채소 요리라도 곁들일 수 있지만,

멜론크림빵은 함께 대접할 음식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196p

다루마리가 자체 제분기를 들인 목적은 지역 농가가 생산한 밀을 이용해 지역 내 순환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예상치 못한 장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밀가루 입자의 크기 정도를 나타내는 입도 문제다. (더 굵은 입자로 오랫동안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었다)

둘째, 밀가루의 선도 문제다. (대형 제분회사는 효소 활성도를 없앤 밀가루여서 산화한 냄새가 난다)

201p [갓 빻은 밀가루의 에너지] 中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시골빵집에서균의소리를듣다 #더숲 출판사 #블룸카페 #컬처블룸

#도서리뷰 #곰아재 #메모독서 #도서리뷰 #도서록 #매일글쓰기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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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당신을 위한 예리한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민경수 옮김 / 지식여행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죽은 사자의 갈기는 토끼도 뜯을 수 있다.

[세상을 보는 지혜]

무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문장입니다.


 

1992년 고 3수험생 시절

[세상을 보는 지혜]를 통해 발타자르 그라시안 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문장을 읽으며 ‘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문장이 가득했습니다.

얼치기 시절, 이 책을 읽으며 다짐도 하고, 당시 처음 사귄 여자친구 덕분에 틀어진 친구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냉정’(?)을 찾도록 채근질하게 해준 책입니다. (그 때 친구들이 아무도 없네요..... 친구들아 미안타.....)

 

저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책이었기에 고딩까지 읽어보았을까요?

 

이번 책을 읽기 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에 대해 먼저 알아 보았습니다.

 

세상을 보는지혜의 헤드카피도 기억납니다.

“소중한 사람의 인생 앞에 놓아주고 싶은 책”

(이 문장을 보고 여친에게 선물을 했나보네요. ^^;)

 

지금이야 한 문장 밖에 기억이 안난다고 했지만, 지식백과를 찾아보니 총 295개의 금언 아래 짧은 글이 실려있는 형태였습니다.

연간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1992년 2위, 93년 4위에 올릴 정도로 대단한 베스트 셀러였습니다.

한국 출판사의 대표가 독일 뮌헨의 서점에서 20년간 일하던 크림엘 씨에게 추천을 요청하여 선정, 출간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출간한 책이 5년동안 157만부나 팔렸다니....

요새 핫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2년간 누적 판매량이 100만부입니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이후로도 같은 제목의 시리즈로 다른 저자의 금언을 출간하여 총 250만부를 판매했다고 합니다.

 

[세상을 보는 지혜]는 스페인의 시인이자, 철학자, 그리고 신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1601년~1658년)의 [명상록]을 후대에 독일의 대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인간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독일어로 번역하여 [세상을 사는 기술지침서]로 출간하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서문에는 “인생에 필요한 조건을 두 배로 갖추어라. 그러면 생활 역시 두 배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인간관계를 관념적이거나 철학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어떤 사람이 쓴 책이기에 400년이 지난 후대에까지 베스트 셀러로 읽히고 있을까?

그가 출간한 책은 3권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출간된 책이 수십 권이 넘는거지?

궁금했습니다.

그라시안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대단히 부정적이어서, 이 세계는 위선과 기만으로 가득 찬 곳이다.

마땅히 성공해야 할 사람은 실패하고 이길 자격이 없는 자가 승리하며, 진실을 말하는 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아첨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이들일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

이 같은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그라시안이 독자에게 전하는 주된 충고 중 하나는 신중하라는 것이다.

즉 세상의 모순에 섣불리 자신을 던져 항거하지 말고, 타인의 생각을 귀담아 듣되 자신의 생각은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전형적인 권고다.

이처럼 세상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그라시안의 세계관이 그가 속한 교단의 종교적 세계관과 충돌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라시안은 첫 작품에서부터 로렌소 그라시안이라는 필명을 사용해 자신을 숨겼지만, 교단에서는 어렵지 않게 그가 실제 저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라시안은 여러 차례 교단의 질책을 피할 수 없었으며, 특히 『비판자』의 발표 이후 그에게 가해진 징계는 이미 약해져 있던 건강을 악화시켜 안타깝게도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발타자르 그라시안 (해외저자사전, 2014. 5.)

 

 

아라곤 태생의 예수회 신부인 그라시안은 17세기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모랄리스트 작가이다.

유럽 정신사에서 특별한 영향력이 그에게 부여되어 있다.

로렌초 그라시안이라는 이름으로 낸 첫 번째 소책자 영웅(1647년)에서 그는 고상한 취향, 뛰어난 장점, 사교에서의 우아함, 자연스러움, 공감 등과 같은 20가지의 뛰어난 특성을 지닌 위대하고, 덕망 있는 이상적 모습의 남자를 그려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영리한 사교계 사람(1646년)이라는 책도 재능과 소질 사이의 신중한 관계 속에서, 말과 행동의 조화 속에서 그리고 현명한 선택과 분별의 기술 속에서 완벽하게 도덕적인 처신을 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지시를 가르쳐준다.

손금과 처세술(1647년)은 세상 물정에 밝은 태도에 대한 지시를 담고 있는 격언 모음집이다.

철학 소설 불평꾼(1651-1657년)은 여행이라는 비유적 형식을 사용해서 인간이 세상과 자아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비판적 환멸로 묘사하고 있다.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B0%9C%ED%83%80%EC%82%AC%EB%A5%B4_%EA%B7%B8%EB%9D%BC%EC%8B%9C%EC%95%88 ]

 

현재 저작권은 최초 저자의 사후 70년이 넘으면 소별됩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 및 편집하여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 번역물의 저작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제 [세상을 보는 지혜]는 ‘채근담’ 같은 한자 책들처럼 우리나라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입니다.

 

30년이 지나 다시 편집하고 정리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지혜’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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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왕 - 넘치는 욕망을 싹둑 잘라내는 심플 탐험 에세이
유강균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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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쓸일이 있을지 모르니....'

정리를 해도 매번 버리지 못하고 다시 또 주워담는 제 모습입니다.

살림살이가 이방저방 가득해 제대로 누울자리도 없는 어머님 집을

볼 때면 명절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져서 언성을 높이기 일쑤인데도 말입니다.


출판사 카드뉴스를 찾아보니, 소중한 걸 채우기 위해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남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버리고 정리하는지 전에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부터 챙겨볼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정리정돈, 미니멀리즘과 관련한 실용서로 생각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베이사이드 호텔 에세이 같은 시작이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저자가 누구인지부터 다시 찾아봤습니다.

1985년 강원도 정선 출생, 단국대 공과대학을 들어갔다가 자퇴하고, 이후 재수, 편입, 다른 대학에 들어갔다가 다시 또 자퇴 끝에 스물 여섯이 되어 운동처방학과 입학, 다이어트 프로그래머가 되려는 꿈을 바꿔 게임회사에 입사.

게임 프로젝트가 엎어지면서 퇴사하여 프리랜서 보드게임 작가로 활동.

퇴사를 결심하며 한 가지 결심한 게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꿋꿋이 버티는 사람이 되지고.

다시는 도망치지 말자고.

어떤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필살기를 준비하자고.

그것이 내겐 ‘심플’이었다. 45p

​

여기까지 읽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의구심이 듭니다.

거기에 초반에 꽤 길게 나오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나올 법한 호텔에 대한 이야기가 겹쳐지니,

“이 책은 작가의 자기위로를 위한 일종의 ’문화적 제설작업(이것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입니다. 저도 하루키 매니아였습니다)‘인가?“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성공수기도 아니고.... 에세이입니다...

어느 땐가 서로의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어, 내가 소설가라고 말하자 그는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잠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나 자신의 이야기요”라고 그는 말했다.

“어느 쪽인가 하면,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되고, 당신은 재미없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소. 하지만 아무래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야겠다고 줄곧 생각하고 있었소. 나 혼자 품고 있자니, 언제까지나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오.”

상관없다고, 나는 말했다.

그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지루하게 해서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타입의 인간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가 일부러 나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이 이야기를 했다.

“이봐요, 당신은 소설가로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오? 재미있다고 생각하오? 아니면 지루하다고 생각하오? 솔직하게 말해 주시오.”

“재미있는 요소를 포함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라고 나는 주의 깊고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문학사상 2014년 풀사이드 中]

이 글을 적다 또 다시 이 소설의 제목을 찾아 헤맸습니다.

35세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고, 호텔 수영장에서 안면을 튼 남자와 이야기하는 단편소설입니다.

저 또한 이미 10년전부터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으로 주인공처럼 거울 앞에서 ‘의식’을 치루고 난 후 좀 더 알차게 후반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만’했었습니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이런 장광설을 늘어놓은 걸 보면

시급하게 제 인생이 ‘심플’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수도 있겠습니다. 쿨럭.



저자는 스물 여섯 살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계기로 책을 읽고 기록하는 삶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013년 굿바이 스물아홉이라는 에세이를 내고, 2016년에는 [보면 볼수록]이라는 e-북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채널예스24의 저자 인터뷰를 먼저 읽었습니다.

하얀 피부의 얼굴, 굳게 다문 입술 샌님같은 인상입니다. (이거 실례가 될 걸 알지만...)

쓰레기장 같은 방에 사는 여자친구와 사귀었을 듯한 인상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네 두뇌회로는 그런 여자친구를 참아 내려면 좀 더 거무튀튀하고 우락부락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냐?“고 따지신다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쿨럭)

다른 분들의 서평도 둘러보았습니다.

저처럼 실용서로 오해하고 있던 분들이 계시더군요. 그래도 대부분(의 서평단이 그렇듯) 긍정적인 반응이 보입니다.

팔랑귀인 제가 다른 분들의 서평을 보고 급히 겸손해 졌습니다.

나 또한 모든 것을 다 기록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나치게 성가시고 피곤한 일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과제하듯 내용을 요약하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일,

논문 쓰듯 장황한 인생 계획을 세우는 일,

특강의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의미 없는 정보를 정리하고 모으는 일은 오히려 혹을 달고 다니는 격이다.

다 읽고 나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되네요....

기억에 남는 문장을 기록해 ‘혹’으로 남겨놓고 책을 덮었습니다.

조만간 이 책의 문장과 느낌이 제 인생에 선언과 구호로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심플왕 #마인드빌딩 #유강균

#도서리뷰 #곰아재 #메모독서 #도서리뷰 #도서록 #매일글쓰기 #글쓰기

혹자는 ‘그래도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 추억이 떠오르는 거잖아요’하며 반문할지 모르겠다.

글쎄, 물건 때문에 겨우 남아있는 추억이라면,

가끔 물건을 꺼내볼때만 환기되는 정도의 추억이라면....

과연 진짜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 101p

그렇다고 버리기의 기준을 재구매의 망설임으로 삼으면

당장 집안 대부분 물건을 버려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망설임은 있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은 한쪽에 치워둔다.

(이 때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104p

물건을 버릴 때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하나의 인식에서 출발하는 게 중요하다.

소중하고, 추억이 담기고, 비싸고 귀중한 물건이

‘필요한 물건’과 별개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버리기의 철학이 정립된다. 105p

잠에서 깨는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이 하나 있다.

바른 정신은 꾸준한 행동에 깃든다는 것.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지만, 그 정신마저 움직이는 것이 행동이다.

정신이 살아있다고 행동이 바뀌진 않는다.

행동이 먼저 바뀌어야 정신도 뒤따라 변화한다.

요컨대 정신은 차리는 게 아니라, 차려지는 것.

행동은 정신을 이긴다.

마음에 날개를 달아준다.

오직 부지런한 행동만이 살아있는 정신의 증거가 된다.

마음의 작동 원리라는 게 그렇다.

마음을 길들이기 위해선, ‘행동’이라는 버튼을 눌러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꾸준함만이

마음에 살길을 내준다. 힘을 준다.

마음은 행동과 함께 움직이니까. 112p

심플은 이렇게 나를 이루던 많은 것들과 이별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길이다.

새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전에 가졌던 생각이 낡은 것임을 인정하는 고백과도 같다.

그리하여 나를 둘러싼 세계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고,

삶 속에서 말하는 ‘나는 누구인가’를 고심하며,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았던 태초의 순수한 모습으로.

그리고 마침내 발견하고야 만다. 심플의 끝이 존재 이유와 맞닿아있는 것을. 185p

잠을 적게 자고, 노력하며, 인생을 치열하게만 살자는 뜻이 아니다.

편하고 안락한 생활도 물론 중요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이유’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이 이유가 명확해지면 삶의 자세가 달라지고, 생활이 바뀌며, 날마다 변화를 꿈꾸게 된다. 196p

심플은 단순하게 사는 방식이 아닌, 변화하는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이다.

‘도대체 저 사람은 어떤 힘으로 저렇게 즐겁게 삶을 살 수 있을까?’

상대의 마음에 이 문장을 심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더 없이 행복한 사람이리라.

심플한 사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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