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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타임캡슐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박현강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번에 고른 책은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전하는 한 통의 편지'라는 문구와 제목 그 자체 만으로도 흥미가 있어서 읽어보고 싶었던 일본작가 기타가와 야스시의 '주식회사 타임캡슐'이다.
오랜만에 마음의 울림이 있던 책.
너무 너무 감명깊은 책.
인생책이라고도 부르고 싶은 책.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그런 책을 만났다.
책 안에서 들려주는 얘기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인생 명언이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지금의 나이여서 이 이야기가 더 감명깊게 다가왔나???
내가 십대 이십대 삼십대 였다면 이 이야기가 지금처럼 감명깊지 않았을까???
지금이 아닌 더 젊은 시기에 읽었다면 이 이야기가 조금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오긴 했을지 몰라도, 아마 나이와 상관없이 인생에서 들었으면 싶은, 누군가 들려주었으면 싶은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지금이 아닌 언제 읽었어도 정말 감명깊게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을 것 같다.
사실 좋은 책이라는게 읽는 사람마다 각자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기에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좋다는 책이 나에게는 별로이기도, 내가 좋다는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이기도 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얘기해주는 것이 바로 '말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기에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좋은 책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게 실린 말로 인생은 몇 번이든, 어디서부터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어려움에 놓여있는, 어려움에 놓여있었던,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
이야기는 아라이 히데오라는 중년의 남자가 '주식회사 타임캡슐'의 면접을 보고 합격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주식회사 타임캡슐'의 업무.
10년 후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 배달.
그리고 일할 때 반드시 입어야 하는 복장 '흰 정장과 흰 중정모'.
'주식회사 타임캡슐'에 취업한 아라이 히데오는 젊은 선배 요시카와 가이토와 함께 10년 전 10년 후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 중 수취 문제로 배달되지 않은 편지를 직접 배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첫 업무는 2005년 세토우치에 있는 어느 섬마을 중학교 학생들이 졸업 기념으로 10년 후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 중 편지가 전달되지 못한 학생 4명과 당시 근무했던 기간제 교사 1명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것.
편지를 받을 사람이 어디에 있든 필요한 상황에 맞게 배달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나오는 좋은 이야기들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나 배려나 생각의 오류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이웃 앞은 세 척만'
나는 여태 정도를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나름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사람들에겐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서로간에 안좋은 오해가 쌓이고 나쁜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생각해보니 그런 일들이 종종 있었던 것 같다.
배려라고 했지만 상대방의 배려를 기대하고 있는...
'귀한 경험을 했구나. 다행이다'
상대방의 단점과 결점을 보고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것.
당사자에게 직접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에게 마음속으로 생각한 걸 들려주면 재밌을 거라고 착각하고 나쁜 짓이라는 자각없이 불현듯 떠오른 걸 당당히 얘기하지만, 그 이야기는 당사자의 귀에 영원히 들어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는 얘기.
다른 사람에게 말할때는 그 말을 상대방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말하는 것...
살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얘기를 가볍게 꺼내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옮겼던 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누군가도 나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했을거고, 또 내가 한 얘기를 전하기도 했을거고...
그리고 그로 인해 기분 나쁘거나 상처 받기도 했을거고...
정말 말의 무게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 말고도 참 많은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있다.
편지를 전하기 위해 다섯 사람과 만나며 벌어지는 다섯 가지의 이야기...
그리고 편지를 전해주는 두 사람의 이야기...
거기에 만남 중 파생된 또 하나의 이야기까지...
이야기 하나 하나가 너무 감동적이고 마음의 울림을 가져와서 이나이에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기까지 해버렸다.
왠지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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