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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평점 :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_유정아
굴러 굴러 한 곳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 유정아 작가의 신간입니다. 공감 에세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는 제목 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공감을 해준다는 에세이가, 위로를 해준다는 에세이의 제목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라니 정말.... 흠칫! 했는데 바로 한 번쯤 느껴봤을 문구입니다.
상처받기 싫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들,
나누고 싶은 공감의 한마디.
저자는 일 년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모아모아 담담하게 묶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독자들을 위로하기도 하지만 인생별거 없다.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도 된다. 지금까지 긴 인생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서 사회생활을 해보면서 괴롭고 못난 시간들은 누구나 겪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평범한 것이다. 그러니 상처를 자각하는 아픔이자, 그것을 씻어내는 쾌감을 준다.
공감에세이를 읽으면서 항상 내게 어떤 공감과 위로를 해줄지 궁금증에서 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게 별 도움 되지 않는 책이 있다면 정말 뼈져리게 충고를 하고 위로를 해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쪽에 속하는가!!! 이 책은 그저 청춘이기를 포기하고 우리 세대 모두에게 쾌감을 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위로보다는 글에 대해 '아. 맞아 나도 그래, 나만 그런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희망과 백 가지 조언보다는 그냥 내맘을 들여다 보는 어른 같은 느낌입니다.
잘못 든 길에도 풍경이 있다.
비판에도 조준이 필요하다.
목표 없는 삶도 행복할 수 있다.
슬퍼하기 위해 돈을 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그의 무례는 내 탓이 아니다>
이부분이 가장 큰 공감을 받은 주제입니다. 정말 예기치 못한 무례함에 상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누구나 그 상처를 감사해 하진 않죠. 내가 분명 잘 못했다면 반성이라도 하겠지만, 난 잘못 한 것도 없는데 그런 무례함이 내게 상처로 다가왔을 땐 정말 '멘붕'이 됩니다. 저자는 내게 상처를 주고 약점을 후벼파기 위해 모진 말을 뱉었다면 어떤 노력도 할 필요가 없으며 상황의 원인은 내가 아니 그 사람의 무례함에 있습니다. 내 책임도 아니고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말의 책임을 최대한 빨리 상대에게 넘겨버리세요.
부당하게 예의 없는 말을 들으면 기름조잉에 물방울이 미끄러지듯 흘려보내고, 그 말의 책임을 최대한 빨리 상대에게 넘겨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그의 무례는 내 탓이 아니다.
<성실함은 화장실 문 밖에 있다>
대학 졸업 한 후 언론사에서 인턴을 하면서 겪은 상황입니다. 저자는 광역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 실태를 취재하겠다는 기획을 가지고 버스 차고지로 취재를 갑니다. 기사님들의 컨테이너 휴게실, 회사의 만행으로 쉴시간 없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쌩쌩달리는 버스. 버스가 미친 듯이 달리는 것은
가끔 과속하는 기사들 있죠?
그거 아마 화장실이 급해서
그럴 거예여.
이런 이유입니다. 기사님들의 착취당한 것은 성실함이나 책임 따의 이름을 붙이는 건 특히 질 나쁜 기만입니다. 열 몇시간씩 화장실을 참아가며 성실하게 다니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소비에 실패할 여유>
'너 사고 싶은 거 다 사라'와 '너 사고 싶은 것 딱 하나만 사준다'는 정말 다른 의미입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한다는 것.... 저자는 학자금 대출부터 해서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아온 청춘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모든 소비의 최대 목표는 '실패하지 않기'입니다. 저도 많이 공감했는 부분인데요, 음식을 시킬 때는 항상 질보다 양을 따지게 되고, 생활비를 줄이고 줄이다 보면 한 달에 친구 몇번 볼 돈밖에 남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옷을 사더라고 지금 있는 옷과 최대한 비슷하고 돌려가며 입기에 딱 좋은 만능 코디룩으로 사게 됩니다. 저자도 그렇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도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데 '딱 하나만'강요하다 보니 항상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집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비슷한 고민들을 하며 살아가는 독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읽다보면 정말 욱! 할때도 있었습니다. '욱!'이... 화나서 욱은 아니고.. '와씨...나도 그래'하는 '욱!'입니다. ㅋ 유정아 작가의 관찰력이 참 창의적이고 유쾌해서 좋았고 평범함에 공감받고 싶은 독자라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