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 아빠, 그 애잔한 존재들에 대하여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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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일곱, 그 때 엄마가 되었다. 어린 나이에 엄마라는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어서일까, 옆에 있던 아빠의 무게를 헤아리지 못했다.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계획적인 편인 남편은 아이가 생기자 잠을 설쳤다.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회사 다니면서 엄마 역할까지 해야하는 내가 더 힘들지 당신이 뭐가 더 힘드냐며 철 없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흐르고 친정아버지가 퇴직하신 후를 삶을 보게 되었다. 가장이라는 짐이 얼마나 큰 무게 인지, 아빠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고 남편의 짐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혼은 서른 넘어 해야한다 주장한다. 내 앞에 있는 상대의 짐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야 하기에.

요즘 "아빠"가 대세이다.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와 아이가 주인공이다. 예전에는 아빠가 밖에서 일이 중요하다 생각했기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못했다. 요즘은 태교부터 아버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뱃속의 아이가 엄마 목소리보다 아빠목소리에 더 안정감을 느낀다는 내용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아빠와 딸이 사이가 좋으면 딸의 월경시기가 늦춰진다는 내용도 EBS프로그램 "60분 부모"에서 시청한 적도 있다.

"유자식이 상팔자"와 같은 프로그램은 부모와 아이들이 나와서 한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사춘기 아이들과 대화를 뭘로 해야할지 모르는 부모들에게는 힌트를 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엿볼 수도 있다.

세대간의 간격을 좁혀가는 것이다. 특히 예전에 아버지들은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대화의 기본은 서로가 같은 선상에 있다고 가정하고 서로의 말을 가슴을 열고 듣는 것이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이 책은 '아버지'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희노애락이라는 큰 주제로 나뉘고 그 안에 책, 영화에서 나온 아버지들을 보여준다.이환경감독의 [7번방의 선물]에 나온 바보 아빠, 팀 버턴 감독의 [빅 피쉬]에 나오는 허풍쟁이 아빠,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행복을 찾아서]에 나오는 가난한 아빠 등이다.

희(喜)에는 아빠의 미소가 필요한 순간들, 노(怒) 자녀를 분노하게 만드는 아빠들, 애(哀) 때로는 아빠도 눈물을 흘린다, 락(樂) 힘들어도 옷는다, 나는 아빠니까

p.278

아빠란 무엇인가? 아빠란 어떤 존재인가? 가족들이 서로 충분한 시간을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독려하며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아빠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아빠와 함께 나누는 시간과 추억이다. 인생의 시계는 모두 공평하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추억은 시간 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빠는 더 이상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는 슈퍼맨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걷는 인생길의 한 동반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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