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충치 놀 청소년문학 24
도시마 미호 지음, 황소연 옮김 / 놀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기억들, 정글짐, 우정 문방구, 추억의 간식거리 그리고 친구들.

지금까지 마음을 나누는 꽃다방 친구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벌써 20년지기.

[오월의 충치]는 기억 속 깊숙이 넣어두었던 추억들을 꺼내보게 했다. 첫 장에서 센리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천식이 있는 동생에 마음을 쓰는 언니다.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센리도 점차 나이를 먹는다. 마지막 장에서는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 사춘기 소녀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 친구 시선에 신경을 쓰는, 6학년이다.

첫 한권으로 어린이에서 소녀로 성장하는 한 아이, 센리를 만날 수 있다. 책장을 덮고 난 지금, 센리에게 마음에 가는 더 마음이 가는 이유는 그 나이쯤 나의 모습과 닮아있어서일까?

초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첫날, 센리는 다른 친구들처럼 바다에 가고 싶다. 하지만 몸이 약한 동생 치에미가 있다. 부모님은 동생을 혼자두지 말기를 원했다. 센리는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을 참았다. 그랬던 치에미가 센리가 4학년이 되니 놀랍도록 건강해졌다. 센리가 친구들과 미묘한 감정에 흔들릴 때, 치에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교길에 집에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치에미는 자신의 친구들과 간다면 단번에 거절했다. 언니와 동생의 관계, 센리에겐 그랬다. 지난 감정들은 시간과 함께 떠내려보내야했다.

센리가 치에미를 보살펴준 시간들은 지나간 것일 뿐이었다.

센리는 충치가 많았다. 방학 전 학교에서 검사를 하고 엄마와 치과로 갔다. 치과라는 공간도 무서운데 엄마는 그 마음도 모르고 "혼자 갈래?" 물어본다. 같이 가긴하지만 엄마는 센리는 치과에 두고 시장에 가버린다. 센리는 진료가 끝나고 놀이터에 있다가 아자미를 만난다. 아자미의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다. 자신의 엄마가 필리핀에서 유명한 가수라고 한다. 둘은 만나자마자 재미있게 논다. 센리는 한주에 한번 치과오는 시간이 기다려졌다. 필리핀이라는 나라가 어딘지 도서실에서 책을 찾아보기도 한다.

치과에서 만난 친구들은 아자미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한다.

p.114

'아,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때의 솔직한 심정은 그랬다. 모처럼 학교 밖에서 친구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교실에서처럼 배배 꼬인 인관관계 속에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다니! 아자미한테 붙느냐, 미즈타하테 붙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던 것이다.

비오는 날에도 이자미는 센리를 기다린다. 이자미는 외로운 아이였다. 도쿄로 가고 싶어했다. 아자미의 왼쪽 뺨은 부워있었다. 다문화가정에서 안에서 생긴 갈등, 그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닐까? 역을 향해 걸어가던 두 아이는 센리부모님에게 발견되었다. 센리는 집으로 가고 이자미는 처음 그 자리, 놀이터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4학년 가정에서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 아이는 집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 아이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나이게 더 단단해지면 세상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다. 오히려 센리가 걱정이다. 감정의 흔들림이 심하다.

흔들리면서 자라긴하지만 주인공 센리는 감정변화가 섬세하다. 그리고 자신이 그 감정을 잘 감지한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과 사뭇 다르다.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잘 받는 스트레스 취향형 인간으로 자랄 수도 있다. 센리는 그랬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공감을,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책

[오월의 충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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