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출산 이야기 - 자연주의 엄마와 투덜이 아빠의
아만다 버러월쓰.전만배 지음 / 네모난정원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5년전, 난 아이를 병원에서 자연분만 시도하다가 실패, 결국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고 행복해야할 시기에, 나는 남들 다하는 자연분만도 실패한 산모가 되었다며 자신을 자책하는 시간으로 가득했다.

둘째는 자연분만하라는 주변의 목소리에 부담감에 짓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출산 전에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스물 일곱 나이에 첫 아이를 가지고, 엄마가 될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 뱃속의 아이와 대화도 많이 하지 못했다. 항상 회사 생활하면서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책 표지에서 "출산, 육아의 상식을 깨는 새로운 생각!"이란 한줄을 보면서, 처음에는 코웃음을 쳤다. 너무 거창하게 쓴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출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왜 아이를 병원에서만 놓을 생각만 했을까?"

혼자 중얼거렸다. 어제 잠들기 전까지 살짝 읽을 요량으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점점 빠져들어 결국을 다 읽고 잠들게 되었다.

읽다가 아이의 자는 얼굴을 가서 보았다.

세상에 나오자 마자 엄마와 떨어져서, 차가운 병원 침대에 혼자서 누워있어야 했을 우리 딸.

그것도 2주 동안이나 말이다. 엄마가 제왕절개 수술을 해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아이는 젖을 바로 물지 못했다.

모자동실도 되지 않아서 엄마를 2주만에 같이 잘 수 있게 되었다.

'왜 아이의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나는 항상 나 중심이었던 것이다. 우리 문화가 몸조리를 중요하게 여기긴 한다. 물론 좋은 문화이다.

그런데 아이는 놓는 그 순간만큼은 선택의 폭이 더욱 줄어들었다. 내가 다니던 병원은 특히나 제왕절개 수술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했다.

그만큼 의사들이 위험부담을 안기 싫어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이를 임신한 순간, 아이를 놓는 순간을 기쁨으로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시간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출산 뿐아니라 육아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MSG가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엄마인 아만다가 MSG를 먹으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편하지 않아서 꼭 빼고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공 세식구가 치킨을 시켜먹었다. 그날은 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하고 아침까지 한번도 일어나지 않던 아이가 몇 번을 깼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MSG에 적응된 것이 아닐까?

아내 아만다와 남편 전만배 감독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생각이 나온다. 아만다는 독특한 자연주의 엄마였고 40대에 아빠가 된 전 감독은 실제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책에서 보여줬다. 출산에서부터 육아까지 다양한 생각이 나온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라.'라는 한줄은 공감이 많이 갔다. 우리 아이도 그렇게 키우리라, 생각했지만 나 또한 한국엄마라 조금은 걱정이 된다.

부록으로 안전한 수중분만에 대해서 나온다. 여유만 된다면 , 둘째는 자연출산센터에서 놓고 싶은 심정이다.

p37

여기서 엄마들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아기의 권리이다.

사람들은 왜 태어난 직후의 신생아들에게 어떤 감정도, 지능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미 여러 연구 사례에서 보듯 갓 태어난 아이에게도 감정과 지능이 있다. 우리 큰 아이가 만 2살이 넘어서 나한테 불평을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때 놀라 뒤로 넘어질 뻔 했다. 첫 아이가 갓난 아이 때 콩으로 만든 베개를 해주었는데 그 베게 안에 든 콩에 곰팡이 슬었던지 냄새가 심하게나서 그 배게가 싫다고 그렇게 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기가 배고파서 우는 줄 알고 젖만 주고 기저귀만 갈아줬다. 아이가 이를 두고 불평을 하자 정말 기가 막혀 한 순간 말을 잃고 있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미안해. 엄마가 미안했어."라며 아이를 안고 운 적이 있다.

엄마와 아이의 동상이몽이다. 나는 얼마나 많은 동상이몽 순간을 겪어왔을까? 지금도 진행중이다.

p52

우리 몸이 생물학적으로 출산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출산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살펴보고, 그것을 떨쳐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연구된 결과에 다르면 잠재의식이 우리 삶의 방식 가운데 95%이상을 통제한다고 한다.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는 출산과 관련해 어던 두려움들이 고착되어 있을까? 출산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텔레비전에서 출산을 굉장히 무섭게 연출한 것을 보았는가? 우리가 출산했을 대는 어떠했는가? 우리는 어떤 출산문화에 속해 있는가? 이러한 두려움이 수 세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가? 이상은 자문해봐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다. 소크라테스는 "되돌아보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재고해 보지 않은 잠재의식 때문에 출산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로 못박아 버리고 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이며,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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