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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죽었다
론 커리 주니어 지음, 이근애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 론 커리,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 여러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의 첫 소설이다. 소설의 전반적인 가정이 신이 인간의 몸을 빌려 지상에 내려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신이 죽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제목과 달리 작가는 '재미'로 이소설을 썼다고 한다.
제목의 무거움과 표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뭔가 모를 분위기에 압도되어 한참을 손에 들었다가 놨다 했던 책이다.
가족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토요일 아침,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 몇장에서 몰입하지 못해서 며칠 묵혀두었는데, 조용한 분위기에 그 내용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신이 죽었다 / 다리 / 인디언 서머 / 거짓 우상 / 그레이스
신의 시신을 먹은 들개 무리 중 마지막 남은 들개와의 인터뷰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칼 / 살인자 우리 형 / 퇴각
이렇게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장은 수단의 다르푸르 북쪽에 있는 난민촌의 딩카족 젊은 여인으로 변장한채 있는 신의 이야기이다. 이 장에서 나오는 들개 두마리는 나중에 [신의 시신을 먹은 들게 무리 중 마지막 남은 들개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들개는 그녀의 시신을 먹었다. 먹은 순간 다른 것과는 맛이 다름을 느꼈다. 이후 들개의 본능에 더하기 생각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그 들개가 신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숭배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들개와 똑같이 그녀의 시신을 먹고는 미쳐서 죽어간다.
[인디언서머]는 살인의 충동을 실행으로 옮긴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이 장에서 제시된 어린이 과찬 방지국은 이후 거짓우상, 그레이스,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칼, 퇴각에서 흐름상 이어지는 걸로 느껴진다.
각각의 다른 이야기 같은데 연결되는 것도 있고 다른 이야기도 있다. 내가 아직 연결짓지 못한 것인가?
이렇게 순서를 배치한 이유는 뭘까.
작가의 마음을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마지막에서 작가와 옮긴이의 말에서 작가가 유쾌하게 썼다는 말에 더 고민이 되었다.
종교가 있긴 하지만 내가 필요할 때마다 찾았던 나.
이번에 큰 일을 겪으면서 종교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껴왔다. 그런데 그렇게 의지 하고 싶은 신이 사라졌을 때의 상황이 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혼란스러운 내 마음에 책까지 얹혀지니 내용 그대로를 받아들이기에는 내가 준비가 되지않았다.
P114~116
신이 죽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공황 상태에 빠진 시민들은 지구촌 곳곳에서 폭동을 일으키는가하면 나쁜 짓을 일삼았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미국의 각 도시에 주방위군이 주둔했다. 수녀들과 성직자들사이에서 자살이 유행처럼 번졌고, 리틀데비 케이크같이 기분을 돋우는 음식을 구하려고 상점을 약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종말이 가까워졌다고 믿었다. 한순간에 우리가 폭팔해버리거나 또는 눈 깜짝할 새 간단히 사라져버릴 거라는 생각에 사람들은 한동안 자신의 집에서 몸을 웅크린채 움찍움찍 놀라며 숨어 지냈다.
얼마 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진짜 문제가 시작되었다. 나를 찾아온 환자들에게서도 발견되었다. 신의 죽음에 뒤이어 나타난 영적공허였다. 최근 믿음의 대상을 잃은 사람들이 다시 그 대상을 찾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