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미니북 세트 - 전3권 1cm 시리즈
김은주 지음, 양현정.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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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출간되었던 <1cm> 라는 그림 에세이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호응을 얻었었다. 그 후속작인 <1cm+ 일 센티 플러스>, <1cm ART 일 센티 아트> 와 함께 첫번째 이야기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를 묶어서 [1cm  미니북 세트]로 다시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이번 미니북 세트 구성은 한 손에 쏘옥 들어오는 포켓북 낱권으로 작고 가벼운 크기라 요즘 휴가철에 한 권씩 배낭에 넣고 여행길을 떠나기에도 너무 좋은 것 같다.

<1cm+ 일 센티 플러스>에서는 ​첫번째 이야기에서 미쳐 하지 못했던 더 많은 위트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고, 이전과는 다른 시도로 독자가 점선을 따라 직접 책을 접어보거나,  선을 그려보거나, 혹은 태양에 비추어 보거나 하는 등의 새로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1cm ART 일 센티 아트> 에서는 명화 속 장면들이나 타이포, 일러스트들 외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들의 캐릭터, 그리고 신문의 보도 사진들을 정감 넘치는 그림으로 재해석하면서 저자가 느끼는 새로운 공감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1cm 라는 단위는 1분 1초 처럼 그냥 무시해버리기 쉬운 작은 숫자 이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그 작은 공간 만큼만 시야를 넓혀 볼 수 있다면 우리가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찾아 볼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일 센티 미니북세트 초판 기념으로 컬러링 엽서 5종이 함께 들어있어서, 책 속에서 보았던 재미있는 이미지들을 직접 채색도 해보는 재미도 느껴 볼 수 있다.

 ​

놀부 이야기에

그가 놀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스토리가 덧붙여졌다면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았을지 모른다.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 - p149

어떤 이야기던지 해석하는 사람과 시각에 따라서 정말 다르게 보게 되는 것 같다. 하물며 역사의 정사 역시 세월에 따라 종종 다른 평가를 받게 되니 말이다.

1cm 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세상 사는 이야기 뿐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의 단상이나 꿈에 대해서도 재치 있는 문답으로 웃음짓게 만든다.

특히나 유사 이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로의 접합점을 찾지 못하는 남녀 간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서로의 다름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공감 백배를 하게 된다. ​

​우리가 고민하고 상처 받았던 일들도 너무나 획일화된 사고 속에서 그 결과론적인 의미에만 집착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우주인 E,T는 우리의 친구가 아닐지도 모른다! 라는 다소 엉뚱한 상상도 해보면서 미쳐 생각 하지 못했던 사고의 영역으로 1cm만 조금 비껴 나간다면, 지금의 슬픔도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 센티라는 무시할 수도 있는 공간을 채워 가면서 가벼운 신변잡기 이야기에서 인생과 예술을 논하는 의미를 담고자 하는 문장들도 마치 친구와 수다 떨듯이 가볍고 즐겁게 풀어 놓고 있다. 그리고, 정감 넘치는 일러스트들 역시 피식 웃음을 잦아내게 만드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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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 오늘을 여행하는 부부, 지구 한 바퀴를 돌다
김미나.박문규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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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과중한 업무량은 세계 순위에 손꼽힌다는 건 이제는 공공연한 사실일 것이다. 그만큼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에 삶의 여유가 없는 하루 하루가 무미 건조한 듯 하다.

그래서 주말이나 휴가기간 동안  지친 하루의 피로를 풀기위해서 힐링의 여행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정말 지금의 모든 것을 놓아두고 세계 여행을 위해서 넓은 세상 속으로 뛰어들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는 갓 결혼한 서른살 신혼부부가 그들이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1년 가까이 세계를 돌아보기 위해 여행 짐을 꾸렸다.

동남아에서 유럽까지 서로를 사랑으로 감싸안고 의지하면서 뚜벅이 여행길을 떠난 메밀꽃​ 부부의 세계 여행기는 알콩달콩하면서도 긍정적인 모습이 정감 넘친다. 아무래도 부족한 금전적인 상황 속에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대중교통과 걸어다니면서 힘겨운 여정이 많기는 하지만 그 평범한 여행길에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이 그대로 가슴에 다가오면서 글을 읽는 우리들에게도 대리만족을 해주는 듯 하다.

마치 그들의 가계부를 훔쳐 보듯이 여행기 말미에는 그들의 지출 내역과 사용처들을 잘 정리해두고 있다. 그리고 다른 여행객과는 달리 많은 지역을 빠른 시간에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방문한 나라들을 대부분 30일 이상 오래도록 머물면서 그들 서민의 삶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고 있기에 현지인들과의 정도 더 돈독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나 터키에서는 친구의 집을 렌탈해서 1년 동안 거주증을 받아서 실제 거주했기에, 말은 통하지 않지만 정말 따뜻한 마음씨의 이웃들과의 정을 흠뻑 나누었다고 한다.

매번 다른 여행객들의 여행기를 읽어 보면서 느끼는 공통된 이야기는 역시 사람과 사람과의 이야기 일 것이다. 웅장한 히말라야와 그림같은 오로라 그리고 오래된 전통의 건축물들도 여행의 목적이 되고 ​깊이 감명이 깊게 된다. 하지만 그보다도 그 아래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더욱 절절하고 가슴에 남는 것 같다.

네팔에서 셀파로 가이드를 하면서 산에 오르내리던 친절한 아저씨는 아이들을 위해서 한없이 긍정의 미소로 힘겨운 삶을 대신하고 있고,​ 힘겨운 고행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무릎이 아파 침대에 누워있을 때에 다정하게 보살펴 주었던 숙소의 주인 아주머니등. 이 세상 속 누구나 그들의 삶이 순탄하지만는 않겠지만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나누어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여행의 목적이 결국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쁜 기억으로 남았던 상식밖의 현지 민박집 주인들, 난폭한 버스 운전기사, 또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하면서 실망감도 커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지마다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 이유 역시, 자기가 먹던 작은 꼬치를 내밀었던 어린아이 처럼 소박한 사람들과 나누었던 공감의 정이었을 것이다.​

여행을 떠나보면 정말 한없이 작은 울타리 안에서 아둥 바둥 너무 퍽퍽하게 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솔직히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세계 여행을 떠난다는 모험은 쉽게 할 수 없지만 대다수의 꿈을 꾸는 모두들에게 여행의 짐을 꾸리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작은 행복을 보여준다.

전기가 자주 끊기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동네 장터에도 나가보면서 욕심 없는 하루를 지내다 보면 과연 우리가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또는 더 열심히 달리기 위해선 우리 역시 쉼표가 필요 할 것이다. [메밀꽃 부부 세계일주 프로젝트] 는 젊은 부부가 몸으로 부딪혀가면서 그려낸 예쁜 부부의 사람 사는 세계 여행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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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김진연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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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 국내 소식 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니리의 세계 정세까지 한 눈에 바로 찾아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먼나라들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는 고대 문명의 발생에서 부터 21세기 근현대사까지 전체적인 세계사의 큰 흐름을 알기 쉽게 풀어 놓고 있는 통사이다.​

현대사도 그렇지만 당연히 과거의 세계 역사 역시 자국 뿐 아니라 주변의 여러 나라들과의 복잡 미묘한 상관관계를 이루면서 주변국과의 문화적 교류도 있었고, 이념과 경제적 이해관계로 물리적인 마찰로 나라 존폐의 흥망성쇄와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영향을 주었을 것 이다.

​그렇기에 자국의 역사 역시 세계 역사의 흐름 속의 한 지류로 전체 세계사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4대 문명의 발생에서 부터 동서양의 모든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주변 정세들과 역사적 사건들의 배경들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정리를 해두고 있어서 한 눈에 세계사를 요약해 볼 수 있다.

특히,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 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마치 수험서처럼 중요한 핵심 포인트들을 빨간 밑줄 그어 놓듯이 붉은 컬러로 강조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1초 리뷰> 라는 추가 포인트들을 주어서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갔던 역사적 사건의 배경에 대한 짧은 정리를 더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데에 큰 우려가 있었던 부분은 저자가 일본인 교사라는 점이다. 자국의 역사 역시 정사를 기술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나 중요도가 달라지기도 하고 시대에 따라 역사의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더구나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는 일본의 교과 과정과 일본 중심의 세계관 속에서 제대로 균형 잡힌 세계사를 정리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19세기 동아시아 열강​ 침략에 대해서도 일본의 발빠른 근대화가 자연스럽게 주변국을 식민지화 했다라는 점과 중국 침략에 대한 일본 중심의 사고들은 그릇된 오류일 수 밖에다.

그들의 2차세계대전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부분에 대한 부분이나 우리 나라를 침탈했던 부분들은 기록을 하고는 있지만, 그 당위성에 대해서는 세계 열강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그 책임을 그저 역사의 흐름에 떠넘기는 부분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저자도 그러한 부분에 대한 오류를 아는지 모르겠지만, 전체 세계사에서 근대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일본에 관련한 역사 조차 크게 부각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일본과 관계된 주변 동아시아의 역사적 시선 역시 대체적으로 뭉퉁그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문화와 경제, 종교의 발생과 전파에 이르는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시대별로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있고, 기존 우리가 공부해왓던 역사서에서도 크게 다루지 않았던 이슬람 문화와 종교적인 관점들도 충분히 비중있게 해설하고 있는 점은 새롭다.

특히나 세계사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사건별 역사 지도들을 중간 중간 삽입해 두어서 시대별 나라 간의 이해관계를 쉽게 이해해 볼 수 있다. 아쉬운 부분들도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세계사를 다양한 주변 환경과 함께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잘 정리된 통사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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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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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 울었다]'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이라는 부제 처럼 세상 속에서 홀로 남겨져서 수많은 삶의 관계와 함께 하는 우리들의 일상을 감성적인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다.

15 년차 라디오 작가인 권미선이 전하는 73편의 서정 에세이는, 마치 모두가 잠든 깊이 잠든 심야 라디오 DJ가 소개하는 사연 처럼 차분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언어로 쓰여져 있다.

소개하고 있는 각 각의 이야기들은 길지 않은 짧은 문장들로 싯귀처럼 ​간결하다. 잛게 생각을 읊조리듯이 혼자 남겨진 외로움과 또다른 만남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이면서 반복되는 우리의 모습들을 그리고 있다.

사회 구조걱으로 학교에 입학을 하고 졸업을 하면서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직장에서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때로는 속으로 참아가면서 아픔을 곱씹기도 한다. ​끝이 있으면 그 끝에서 새로운 시작이 이어짐을 믿으면서 말이다.

[아주, 조금 울었다]의 온라인 서럼에서 도서 구입시 투명한 밑줄카드를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 위에 올려 놓으니 따로 밑줄을 그을 필요 없이 사진으로 한장 찰칵~

눈이 내리지 않는 ​먼 타국에 멀리 떨어져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그 거리만큼이나 소홀해지고 있던 어느 크리스마스날, 언제나 한여름인 나라에 있는 그는 지금 밖에 눈이 온다던 전화 통화. 창 밖에 하얗게 눈을 맞으며 서있는 그사람의 모습 만큼이나 우리에게 사랑은 뜨거운 열정이 아니더라도 은근하게 속삭이며 다가와 가슴을 울리기도 하는 것 같다.

잔잔하면서도 격하지 않은 부드러운 문체로 우리가 살아오면서 마주하게 되는 만남과 이별의 다양한 모습들을 전하고 있다. 그 만남과 이별은 나를 조건 없이 사랑으로 감싸안아주는 가족일 수 도 있고 도무지 접합점이 보이지 않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가슴 저린 만남의 모습들도 보게 된다

서로 다른 둘이 함께 하면서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과 문제들로 인해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독창적인 음악과 연주로 혁신적인 재즈를 이끈 피아니스트이자 재즈 뮤지션인 '셀로니어스 몽크' 와 언제나 그의 곁에서 따뜻하게 응원하고.조용한 지지를 해주었던 그의 아내 '넬리' 처럼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온전한 하나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잃기도 하고, 함께 해왔던 사람들과도 많은 이별을 하게 된다. ​작은 모래 시계의 모래가 시간이 흘러 마찰로 마모되면서, 처음에 모래가 다 채워지던 시간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맞지 않게 된다고 한다. 우리 인생의 시간도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빨라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자문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만큼의 추억이 차곡 차곡 쌓아지게 되고, 설령 이별의 아픔이 남기고 간 기억이라도 나 자신을 구성하게 되는 나의 한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설령 그리움과 외로움이 복받쳐ㅓ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 눈물이 있엇기에 다시 한번 소중한 만남에 대해서 더욱 고맙고 신중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중략-

그녀는 다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어디로 갈지 모를 때도 그냥 걸어 봐.

가다 보면 길이 우리에게 다른 길을 알려 줄지도 모르니까.

많이 헤매야 길도 찾게 되지 않을까?

가만히 서 있으면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p182​

생각하고 계획한데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일 것이고, 계속 부딪히면서 헤매이고 또 배우면서 계속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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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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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책의 제목 처럼 살아 있는 사람의 고장난 부품을 수리 하기 위한 과정의 이야기 이다. 과연 살아 있는 사람의 부품을 고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 해보면 얻어지는 답은 장기기증 일 것이다.

 

​이른 새벽 친구들과 함께 서핑을 즐기러 나갔다가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하고, 결국 놔사 판정을 당한 열아홉살 청년인 '시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길에 나갔다가 조금만 다쳐서 돌아와도 가슴이 철렁할 텐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다면 아마도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지 않을 까 싶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듯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식이 앞서서 세상을 떠나는 슬픔과 고통은 이루 할 수 없을 것이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에서는 시몽의 가족들뿐 아니라 사고 직 후 그를 검진 했던 의사와 간호사등 주변의 인물들 간의 각기 다른 관점에서 죽음을 대하는 이야기가 24시간 동안 그려지고 있다.

​실질적인 뇌의 모든  기능이 정지 하면서 감정이며 최소한의 운동 기능 자체가 정지 하고, 호흡과 혈액을 보내기 위한 심장 운동이 오로지 의료 기계에 의해서만 생명 유지가 되고 있는 상태가 된 환자에게 최종  뇌사 판정을 하게 된다.

갑작 스러운 죽음 앞에서 부모들은 여전히 현실을 인정 못하고, 몇 시간 전만 해도 함께 웃고 즐기던 아들의 따뜻한 가슴과 미소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들 앞에 장기 이식을 권유하는 담당 의사와 코디네이터들이 서로 얽히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장기를 정말 필요한 이에게 이식을 해서 또다시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을 이룬다면 뜻깊은 희생이라고 자기 위안을 할 수도 있을 것 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제안에 정작 그 어머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아이를 난도질 당하는 듯한 생각이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담당 의사는 ​자식의 육신을 온전히 복원해서(?) 돌려 드리겠다는 위안의 말을 건네고 마치 겜블링 하듯 부모의 승락을 점쳐 보면서, 지난 그의 일상들도 뒤돌아 보게 된다. 침대에 누워서 곧 일어 날 것만 같은 한 젊은 청년 주변에서 가족들의 기억들과 의료진들 사이의 일상들이 빠르게 교차되면서 그려진다.

그리고,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기증을 받는 수혜자에 대한 관점 역시 무척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저 새로운 생명의 기회를 얻게된 기회에 행운이라 여기고 무척 기쁘게만 여기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세밀하고 디테일한 감정 묘사를 따라 가다보면 장기 수여자 역시 자신의 몸 속에 온전히 있던 고장난 한 부분이 재활용이 되지 않는 쓰레기 처럼 버려지게 되는게 아닌가?란 두려움이 앞서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인격체가 자신을 밀어내면서 나 자신의 자아를 잃어 버리는게 아닌가?라는 걱정도 하면서 수여자 역시 긴장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야기 속 뇌사 판정과 장기 기증의 절차며 전문적인 의료 시술의 모습까지 전문적이고 디테일하면서도 섬세한 필체로 그려지고 있다. 24시간의 긴박한 전개 속에서 삶의 의미와 죽음의 정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고, 세상에 육신 하나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가슴이 아리고 뜨거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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