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주인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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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이자, 매년 영미권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대표 단편집 [인형의 주인]

원제는 [The Doll Master and Other Tales of Terror]

<인형의 주인>, <군인>, <총기 사고>, <적도>,

<빅마마>, <미스터리 주식회사> 이렇게 총 6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 공포 소설 단편 모음집이다.

책의 말미에 옮긴이의 해설 내용에도 언급을 했 듯이,

'Terror'라는 영어 원제 단어가 무척 특이했다.

'공포'라는 단어 대신에 '테러'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각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유령이나 괴물이 등장하면서 비현실적인

깜짝 쇼를 그려내는 그런 무시무시한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평범한 미국 가정의

일상 속에서 충분히 일어 날 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더더욱 소름 끼치는 현실 속 공포 내용이었다.

책 제목과 동일한 첫 번째 이야기인 <인형의 주인>은,

인형을 수집하는 어린 소년의 비틀어진 심리를

긴장감 있게 묘사하면서 점점 빠져들었다.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무서운 괴한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평범한 아이, 혹은 사촌 오빠, 친구

또는 사랑하는 남편 등과의 친숙한 관계에서 조금씩

어긋나는 불안한 상황들이 더더욱 현실감 넘치고

일상의 공포로 크게 다가오는 내용들이었다.


각 단편 소설의 내용도 중편 정도로 길이가

충분히 길어서 이야기의 호흡이 짧지 않기에,

주인공들의 상황 속에 깊이 있게 몰입을 하면서

점점 고조되는 불안감에 빠져들 수 있었다.

특별히 미스터리하거나 숨은 범인을 찾는 그런

탐정 방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의 시점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전개로 진행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불합리한 현실의 여러 상황 속에서, 나라면 과연

주인공과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에 자제할 수 없을 수도

있는 장면들도 있었고, 미국 내 인종차별과

총기 문제 등 우리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그럼에도 내 주변의 이야기처럼 다가왔었다.

"엄마를 포함한 어른들은 이제 미국에서 유괴는

더 이상 없고 그냥 납치만 있다는 게 참 이상하다는

말을 하곤 했다. 엄마에게 '유괴'와 '납치'의 차이가

뭐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다.

"만일 아이가 유괴되면 유괴범은 부모에게 연락해서

'몸값'을 요구하지. 그러면 아이가 안전하게

돌아올 수도 있어. 옛날에는 그런 식이었다고!

요즘은 아이가 그냥 .... 없어져버리는 거야...."

_P. 299 <빅마마 中>


인형의 주인 단편 모음집 이야기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총기 사고>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허용이

되지 않는 총기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어린 주인공에게 사촌 오빠가 과연 해코지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가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성인이 되고, 또 나의 자식들을

키우는 엄마가 되었을 때. 지난 과거의 흔적이

계속 꼬리를 물고 나와 아이들에게 다가온다면

그 이상의 공포는 더없이 무섭게 짓누를 것만 같았다.

특별히 잔혹하거나 무서운 장면에 대한 묘사도

거의 없고, 이야기 결말도 살짝 열어 놓는 전개로

남겨두는 작품들이었지만, 그만큼 머릿속에서는

살 떨리는 공포의 순간들이 그려지면서, 정점으로

남는 미려한 문체였기에, 과연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저자의 대표 단편집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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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상고사 - 대한민국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 역사
신채호 지음, 김종성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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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였던 단재 신재호 선생의 

고대 한국 역사서 조선상고사 신간을 읽어 보았다.


그동안 우리 역사 교육을 받았던 대부분의 내용이 

김부식의 사대부적인 시각에 의해서, 상당 부분 

우리 고대사가 축소되고 왜곡되었다며 그 만의 

노력을 통해서 우리 역사를 다시 찾아보는 내용이었다.


조선상고사 원문 출간 당시 한자어로 쓰였고, 

지금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당대의 문체였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하면서 원문을 현대어로 바꾸고 

원문에는 없는 해설과 주석을 달아 놓아서, 개인적으로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 고대사의 추적이었다!


​단군 신화에서 '환웅'이라는 어휘 역시 불경에서 

나온 명사이기에, 단군 시대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윷놀이에서 일컫는 도, 개, 걸, 윷, 모의 어원이며 

실크로드 이전 고조선과 몽골이 초원 길을 통해 한족보다 

더 우세한 무역 활동을 했다는 내용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우리 역사들을 하나하나 꼬집어 볼 수 있었다. 


 조선상고사에서는 신채호가 대단군조선, 삼조선,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우리 고대사 연구를 이어가며 

"아와 비아의 투쟁"이라는 역사 시각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민족주의 사학자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무정부 주의 독립 투쟁을 했던 역사가라고 한다.


조선상고사 우리 한국 고대사 역시 사대주의 기록에 

의해서 축소되고 편파적이었던 옛 화려했던 

우리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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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토샵 테크닉 - 포토샵 & 미드저니 협업을 이용한 실무 테크닉 AI 팀워크를 위한 내 옆에 AI
유은진.이미정.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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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창작 활동까지 넘나들면서, 신선한 충격과 함께 

앞으로 문화 예술 속 변화도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AI 포토샵 테크닉도서에서는, 실무에서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테크닉을 

소개하고 있는데, 미드저니 인공지능을 통해서 

생성해 내는 이미지 협업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챗 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생성 결과물은, 

우리가 원하는 문장을 제시해 주면 그동안 학습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응답을 해주고 의견을 제시해 주는 

그러한 텍스트 기반의 AI 진행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원하는 그림에 대한 문장 단어를 

입력해 주면, AI가 요구에 맞추어서 텍스트가 아니라 

알아서 디테일한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해 내는 

미드저니와 같은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도 등장을 했다.

정말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텍스트 글로만 제대로 설명을 해주면, 

인공지능이 전문가 못지않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AI 포토샵 테크닉 본문에서는 베타 버전에 

포함되어 있는 기본적인 프롬프트 입력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기에 일반인들은 재미 삼아서 

그림을 그려보라고 주문할 수도 있고, 디자이너는 

실제 실무에 적용 가능한 예시를 중심으로 응용하면 

꽤 디테일한 디자인 작업을 만들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인공지능이 내가 던지는 주제어에 맞추어서 

너무나 놀라울 정도로 높은 퀄리티의 이미지를 

생성해 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상당 부분 

오류도 발생하고 기본 학습 데이터를 조합하기에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본문 예시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참고 작품들 

모두 AI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가 

기획을 한 후에 일부 영역들을 나누어서 

AI에게 의뢰를 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AI가 만들어낸 그림의 평이함에서 

벗어나서, 내가 원하는 감성이 담긴 디자인 

실무 작업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여전히 디자이너의 

센스 있는 안목과 전체적인 구성력이 필요해 보였다.


현재 어도비에서 내놓은 포토샵 베타 버전에서 

AI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빠르게 합성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이미지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전통적인 

디자인 방법에 AI 협업으로 훨씬 빠르고 효과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포토샵 기능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보다는 조금 작업 방식이 익숙한 분들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기에, 

앞으로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도 그려 볼 수 있었다.

챗 GPT와 마찬가지로 포토샵에서도 제너레이트 필 

프롬프트 입력창에 원하는 문구를 입력해서 

이미지 생성과 자연스러운 합성을 해볼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불필요한 화면을 지운다거나 

새로운 이미지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소스 이미지를 찾아서 빛과 그림자도 맞추어주고 

티가 나지 않게 잘라내면서 원본 이미지 위에 

자연스럽게 붙이는 합성은 포토샵 전문가에게도 

정말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손을 대지 않더라도 알아서 

그림도 그려주니깐 너무 편할 거 같기는 했지만, 

결국 새로운 기획과 구상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선 

디자인을 볼 줄 아는 눈도 필요할 것이다.

그렇게 디자이너의 기본 역량 아래에 미드저니 

AI의 빠른 처리 속도로 제시하는 디자인 소스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정리를 하는지에 따른 

새로운 방향으로의 접근이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책의 가이드에 맞추어서 직접 포토샵 베타 버전을 

다운로드해서 작업을 해보았는데, 배경 이미지를 

확장한다거나 소품들을 배치해 주는 합성은 

빛의 밝기와 그림자 효과까지 정확하게 표현을 

해주기에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합성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인공지능이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프롬프트 입력 방법과 문구 역시 

간결하고 정확하게 영문으로 작성을 해주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채로운 인물의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본문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실무 디자인 테크닉 

방법 중에서, 기본 인물을 중심으로 옷을 바꾸어 

본다거나 주변 배경을 다른 이미지로 변환을 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등의 확장 작업을 하기에 

확실히 빠르고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포토샵 AI 실무 실습 테크닉 

항목에서는, 리플릿 제작과 벽걸이 캘린더, 

책 표지 디자인 등 신선한 아이디어의 콘셉트를 

AI 기능을 활용해서 적극 적용한 결과물을 

작업 해보면서 실제 실무 작업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실무에서 자주 접하고 사용할 만한 토픽을 

중심으로 목차 구성이 되어 있어서, 원하는 

포토샵의 기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가이드 내용 중에서 기억해야 할 주요 포인트는 

말풍선으로 강조를 해 두었기에, 포토샵 초심자들도 

알기 쉽게 예시 항목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예제 및 완성 파일을 제공하고 있기에, 

AI 포토샵 테크닉 본문에 소개된 가이드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해보면서 기능을 익힐 수 있었다.

그 외에 참고하면 좋을 만한 내용들을 

'일러두기' 추가 섹션을 두어서 궁금했던 내용들을 

좀 더 정확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이 그동안 습득한 데이터를 이용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생성형 

채우기 기능은 그동안 학습했던 데이터에 기반을 

하기에 그 저작권에 대해서도 궁금했었다. 

포토샵 Generative Fill 저작권은, 수 억 개의 

고품질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어도비 스톡을 

이용해서 훈련되었기에 지적 재산권에 대한 

고민은 할 필요 없이 협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AI는 복잡한 이미지를 보정하거나 새로운 이미지를 

원본 디자인에 이질감 없이 너무나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기에, 전문 디자이너들도 

시안 작업을 하거나 다양한 응용을 할 수 있는 

훌륭한 도우미를 곁에 두고 있는 듯했다.

앞으로 AI 기능이 더욱 활발해지고, 정확한 표현도 

가능해지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생성하리라는 기대를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실무에서는 디자이너의 손으로 전체적인 

구성과 기획, 협업을 통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 방식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 책의 예제 항목을 학습해보면서, 일반인들도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어 내는 

AI 기능을 상세하게 익혀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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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다시 만나다 - 윤동주 | 소강석 詩 평설 나무평론가선 11
김종회 지음 / 문학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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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너무나 짧은 생에도 불구하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 시집을 통해서 

일제 강점기의 저항 시인으로 강하게 인식된 

우리 문학의 대표적인 시인이 아닌가 싶다.

[윤동주를 다시 만나다]는 지난 그의 생애와 

작품들을 심도 있게 돌아보고 그를 기렸던 소강석 

시인의 시집을 함께 해설하고 있는 평설이다.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서도 배우고, 영화나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도 윤동주에 대해서 

참 많이 다루고 있었기에 너무 익숙한 시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명성에 비해서 <서시>, <별 헤는 밤> 

정도의 작품 몇 개만 얼핏 알고 있고, 그렇게 

그의 작품에 대해서 더 찾아보지는 못했었던 거 같다.

윤동주를 다시 만나다 저자는 문학평론가로 

활동을 하면서, 소강석 시인의 시와 산문을 통해서 

다시 윤동주의 작품 세계를 짚어보면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숨은 이야기도 들어 볼 수 있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일제의 심한 고문과 

생체 실험까지 당해서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는 

그의 마지막도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교과서로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일제에 대항하는 

투쟁이나 물리적인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작품 속에서 항일 저항시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의 사후에도 여전히 작품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해설을 통해서, 윤동주가 남긴 

시의 세계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있는가 보다.

서정적이면서도 뜨거운 심장을 품고 있는 

그의 글을 읽어 보면 전문가의 평론을 더하지 

않더라도 가슴속 깊이 뜨거움을 느껴보게 된다.

그 짧은 시간에도 그가 남긴 100여 편의 시는 

지금도 우리에게 마음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윤동주의 출생이 중국 길림성인지는 정말 

몰랐던 부분이었다. 어찌 보면 조선족 출신이라 

볼 수 있기에 중국에서도 그를 자기네 시인이라며 

평가하는 부분도 종종 들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수학을 하면서 그의 작품들을 

집필했기에, 일본에서도 그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면서 그가 남긴 시집들을 서정시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즐기는 동호인들도 많다고 한다.

직설적인 저항의 의미가 보이지 않는 그의 

시구 내용을 보면, 정말 삶의 의미와 미래에 

대한 기대를 그리는 서정시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일제의 탄압이 거셌던 시절 조선 독립을 위한 

논의도 조선인 유학생들과 나누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가 남긴 시의 내용을 보면 애절하면서도 

그의 강인한 의지가 불끈불끈 솟아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가슴으로 읽게 되는 것 같았다.

저자는 윤동주가 가졌던 사해 만민의 화해와 

평등의 사상에 대해서, 그의 시들과 개인적으로 

처음 접해보았던 산문 속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헌정 시를 쓰고 그의 

자취를 찾아보았던 소강석의 작품들도 소개하며 

과거에서 멈추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듯했다.

항일정신을 지닌 항쟁시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서, 저자는 국경을 초월하여 온 세상이 

평화롭게 사는 희망의 이상향을 담은 메시지로 

윤동주의 시집을 확장해 보고 해설을 달아두었다.



윤동주를 다시 만나다 본문에는 그동안 몰랐던 

한 편의 산문인 [달을 쏘다]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그의 시구와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고요함이 가득한 

텍스트 사이에서 그가 느꼈던 시대상과 삶에 대한 

의식을 더욱 깊이 있게 느껴 볼 수 있었다.

윤동주를 기리는 소강석 시인의 시구의 내용도 

본문 말미에 담아두고, 그가 연구했던 윤동주 관련 

평전과 서적, 일본 대학과 감옥 등을 방문하면서 

정리했던 내용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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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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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가정적인 모습의 봉태규 배우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육아 에세이를 썼다고 하는 

소식을 몇 년 전에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가 새로 출간한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가 

벌써 세 번째 에세이라고 하기에 더욱 기대가 커졌다.

개성 있는 마스크와 정감 어린 외모에서, 그가 

악역을 맡았었어도 그렇게 밉지 않고 찰떡같은 

연기에 참 편안한 공감을 주는 배우였다.

그렇게 참 편안한 웃음과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 놓은 에세이를 

통해서 미처 몰랐던 인간 봉태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신간 에세이를 읽어 보면서, TV나 영화 

스크린에 나오는 연예인이 아니라 우리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그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봉태규 배우가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되어서 지내온 시간 동안,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한 나름의 노력과 과정의 

이야기를 작은 선술집에서 술 한잔 나누면서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달하는 듯한 이야기들이었다.





책 표지 안쪽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사인 역시 

화려하거나 꾸밈없이 소담한 글씨체가 

영락없는 봉태규 그를 떠올리기 충분했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에세이는 크게 

세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배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느꼈던 다양한 모습을 담아서 풀어 놓고 있었다.

<노력하는 인간이 되고 싶어서> 제목 아래에, 

어렸을 적에 한창 유행을 했던 홍콩 누아르 

영화 주인공 양자경의 최근 할리우드 수상이며, 

한 노동자의 죽음을 바라보는 동시대 사회 구성원의 

안타까움을 담은 내용 등 우리 주변의 사건과 

사회 이슈들을 그 만의 솔직한 감성으로 담아 놓았다.

두 번째 <곁에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에서는 

어린 시절 홀로 시골에 사시는 외할머니와 큰아버지 

가족에게 얹혀살면서 외롭게 성장해야 했던 

어려웠던 가정 환경과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그리움, 

애증 등 복잡한 심정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마지막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고 싶어서> 

챕터에서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을 듬뿍 담아 

꿀 떨어지는 아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저자 본인도 본문에서 언급했듯이, 봉태규라는 

배우는 그렇게 뛰어난 외모나 키가 크다거나 

남들과 다른 우월한 유전자의 외형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너무나 편안하고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배우로 자리를 매김하고 있는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별다른 고난 없이 평범했을 것만 

같았던 그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아빠와 엄마로 

부르며 살아야 했고, 그의 집에 빨간 차압 딱지가 

붙고 이사를 가야만 했던 힘겨운 가정사에서도 지금의 

모습으로 잘 성장한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었다. 





공부에 뜻이 없고 대학 입시 시험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으로 낙담하고 있던 그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캐스팅되어서 영화에 출연을 하게 되고, 

주변에서 만류를 하는 작은 역할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을 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흔히 길거리 캐스팅은 누가 봐도 뛰어난 외모의 

특출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입문인 줄 알았더니, 

역시 사람들 저마다의 길이 다 따로 있는가 보다!

집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서 버는 돈 모두 

빚을 갚아야 했던 그에게 돈 '100만원'을 맘껏 

쓰고 싶었다며, 결국 손에 들린 쇼핑백을 보고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고 한다. 그 시절의 아픔을 

다 알 순 없겠지만 그의 애절한 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낸 그의 일기장 같은 글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영화나 드라마 외에도 예능에도 간간이 출연을 

하고 있는 그가 바라보는 예능 역시, 인기를 

얻기 위해 꾸미는 모습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추구하면서 나다운 나를 다시 찾아보려고 한다는 

그의 노력에도 다시 한번 박수를 쳐주고 싶다.

초등학교 시절 집을 잃고 다시 뿔뿔이 흩어져 사는 

봉태규는 고모네에 사촌 둘과 함께 좁은 방에서 

얹혀살면서 눈칫밥을 먹고 살았다고 한다. 

열 살 어린 나이에 '미래의 꿈'을 적어오라는 숙제에, 

돈을 얼마만큼 벌고 싶다.라는 글을 써 냈더니 

담임선생님에게 엄청 많이 혼났다고 한다.

아마도 그 시절 너무나 정형화되었던 대통령, 

과학자 같은 그런 장래 희망이 아닌 그의 글은 

오히려 너무나 현실적이고 획일화되지 않은 

그만의 실제 절실한 소망이었을 텐데 말이다.





벌이가 시원찮았던 아버지는 때로 손찌검도 

많이 하셨고 두렵기만 한 존재였었는데, 

어린 시절 남처럼 떨어져 지냈던 부자 관계라 

성인이 되어서도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 양복 주머니에서 몰래 

천원 몇 장씩 꺼내다 용돈으로 썼다고 하는데, 

성인이 된 후에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의 

양복 주머니에 여전히 들어있던 천원 지폐들.

살아생전에 벌이가 시원찮았던 아버지가 

어린 태규가 필요하면 쓸 수 있게 잘 보이는 

양복 주머니에 돈 몇 천 원을 늘 넣어두셨다는 

이야기를 엄마에게 들었을 때, 아무리 엄하고 미움 

가득한 아버지였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당신의 

또 다른 따뜻함에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략)...

나는 엄마, 아빠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와줬으면 

좋겠는데 그러기에는 양말이 너무 작았다.

'이런 날이구나... 크리스마스는....'

혼자서 아주 크게 실망을 하고 내가 맡겨진 

큰집으로 돌아갔다. 친척 형, 누나들과 뒤엉켜 

자면서 또 울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서.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_P. 123

앞으로 살짝 돌출된 큰 입으로 호탕하게 

웃음을 짓고, 해맑은 모습의 배우 봉태규를 여러

미디어에서 보았었는데 너무 힘들었던 가정사를 

딛고 너무나 잘 커준 그가 대견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의 과거 굴레를 벗어나서, 아이들을 

위해서 헌신을 다하고 사랑 가득한 튼튼한 울타리가 

되려 노력하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에 응원하게 된다.

...(중략)...

아버지는 가장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미처 몰랐다. 

그때의 나는 5살 내 아이보다도 훨씬 어리고 

모자랐던 것이다. 비록 내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로 여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버지는 

아비로서 완벽한 이름과 향기를 지니고 있는 

존재였다. 아버지가 된 지금, 다시 생각한다.

좋은 아버지는 어떤 아버지인가?

_P.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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