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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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인류가 문명사회를 이루면서 빠르게 세상을

발전시켜왔던 그 배경에는, 문자를 만들고

그 기록을 남기면서 문명 세상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기록의 쓸모는 마케터로 일을 하고 있는 저자가

소소한 일상부터 좋은 글귀 등 다양한 지식과

정보, 혹은 가벼운 일상들까지 가리지 않고

꾸준히 기록으로 남기면서,

그 기록들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전혀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마케팅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해야 하고, 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문구를 만들거나  홍보를 위한

소개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지금의 트렌드도 읽어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소한 생활의 모습들도 자료 창고처럼

글로 남겨주는 저자의 습관은 많은 도움이 될듯하다.

기록의 쓸모 본문 내용에서는, 저자가 단순히

펜과 노트를 사용하는 클래식한 방법 외에,

스마트폰이나 SNS의 메모 기능을 사용하기도 하고

태블릿에 직접 필기를 하거나, 사진 영상 등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기록의 쓸모 본문에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내용이

정말 오가면서 문득 들었던 일상의 이야기부터,

TV에 등장하는 유명 인사나 연예인들의 대사 내용까지

정말 닥치는 대로 수집을 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기록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매체도 전통적인

문서 외에도 디지털 기기까지 사용하면서,

일의 연장선이자 업무에 도움이 되는 자신의

경험들을 쌓기 위해서 기록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득 드는 생각이, 그렇게 많은 기록을

남기면서 과연 나중에 다시 찾아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데, 기록의 쓸모 본문 중에서도

본인도 사실 그 많은 내용을 다시 찾아보고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은 딱히 없다고 고백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 모든 기록들을 다 들추어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주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작은 일과 사물들에 대한 관찰을 놓치지 않는

노력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기록의 쓸모 기본 콘텐츠 구성은, 첫 섹션에서는

저자의 일상 에세이 콘셉트로 마케터로의

고된 창작의 어려움과 소비자와의 소통에 대해서

노력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렇게 처음 내디딘 마케팅 업무에서, 나름의 자리를

잡기까지 직장 내 선배의 따뜻한 조언의 내용과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해왔던 노력의 결실들을

편안한 말투로 들어 볼 수 있었다.

사실 브랜딩과 마케팅의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아니라, 친한 친구의 속풀이 이야기처럼

가볍게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마케터로의 직업도 힘들겠지만 참 흥미로웠다.

그리고 2장 기록의 수집에서는, '영감노트'를 비롯해서

적극적으로 기록할 '꺼리'를 찾아가는 방법과,

저자만의 습관과 노하우들을 소개하고 있다.

기록의 쓸모 도서 외에 사은품으로 증정 받은

작은 노트 안에는, 저자가 평소에 사용했던

'영감노트'를  그대로 복제해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단순히 글뿐만 아니라, 마트에서 구입한

영수증도 있었고,  호텔에서 받은 캔디 포장지도

붙어있는 이른바 만물상 창고 같았다~!

그동안 기록이라고 하면 정말 글로만 모든 걸 표현하려

했었는데, 빠르게 저장이 필요한 부분은 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영상으로 남기면서,

저장의 의미를 꽤 광범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당시에 느꼈던 나의 감정 하나도 정말

소중할진대, 그 당시의 상황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지 않을까 싶다.

학창 시절 미술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로,

우리 근현대 화가 중 대표적인 이중섭은

껌종이 은박지 등에도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물론 가난한 삶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만큼 우리의

기록은 형식이나 틀에 갇힐 필요는 없는 듯하다.

저자는 노트 외에, 구글 문서,  인스타그램, 브런치,

블로그 등 SNS까지 활용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기록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기록의 과정을 통해서

잊어버리기 쉬운 지난 경험의 데이터 베이스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 중에서 영감을 찾아내고 공유하면서

사람과의 관계도 새롭게 이어가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한다.

혼자만의 사색을 통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기도 하고,

실제 마케팅 업무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가이드도

더해주고 있기에, 평소에 주변을 좀 더 관찰하면서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에게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기록의 쓸모 도서의 제목에서도 일컫고 있듯이,

저자는 다양한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수집들에 대해서,

저의 기록들은

무쓸모의 수집이자 쓸모의 재발견입니다.

기록을 하는 과정이 즐겁기도 하고, 함께 공유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면 좋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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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여상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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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자판을 톡톡 건드리기만 해보았지,

손글씨는 둘째 치고라도 실제 마음을 담은

글을 제대로 써본 지가 언제인가 싶다.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은,

우리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을 해서

아이와 함께하는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와 그 의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저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 이상으로,

글쓰기를 통해서 서로의 진실된 감정과 공감의

하루하루를 나누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저자는,

프리랜서 작가이지만 그 이전에 살림을 하고

육아를 하는 엄마이기에, 누구보다도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올바른 글쓰기를

직접 실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실 최근에는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줄어버렸다.

그래서 어쩌면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그저 더 아이가 원하는 것만 챙겨주려 하고

아이 뜻을 너무나 존중해 주다 보면, 정작 엄마가

원하는 교육 방법이나 옳은 방향으로 지도하기가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에서는,

단순히 그럴듯한 소설이나 시집을 만들어내는

전문 작가가 되려는 노력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평소에 아이와 함께 적어나가는 글을 통해서,

미쳐 말로 하지 못하는 속 마음을 나누어 보고

함께 커가는 하루하루를 기록하면서 우리 가족의

역사를 남기는 일 자체만으로 너무나 큰

선물이자 우리 아이를 위한 유산이 아닌가 싶다.

엄마가 되면서, 수유 일기를 쓰고 또 성장 앨범을

만들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부터 시작을 한다.

독서 습관이 어려서부터 중요하다는 건 아마도

대부분의 엄마라면 울 아이에게도 꼭 독서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고 싶어 하는 게 인지상정인 듯싶다.

하지만 아이들마다 성향도 다르고 좋아하는 관점도

다르기에 무작정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가면서

관심도 없는 책 앞에 두게 되면, 오히려 더욱

책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으니 여유 있는

엄마의 마음가짐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방법을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우리 아이를 키울 때에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대부분 찍어주었는데, 하루에 최소 필름 한 롤,

많으면 두 롤까지도 찍다 보니 실제 사진관에서

인화한 사진만도 몇 박스가 될 지경이었었다.

둘째 아이는 디지털카메라로 태어난 순간부터

모두 기록하다 보니 그 컷 수는 너무나 많아져 버렸다.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여러 방법들 중에, 성장 앨범 역시 이렇게 많이

늘어나는 사진들을 정리하는 요령과 그 위에

마음을 담은 글을 정성껏 남기는 방법들을 이야기해 준다.

단순히 나의 기록이 아니라, 나중에 울 아이에게

남겨 줄 수 있는 하나의 역사라는 점에서

단순히 의무감으로 쓰게 되는 일지 대신에

작은 하루의 일상이라도 그날 그날의 솔직한

심정과 화가 나면 그 이유도 적으면서~,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의 주요 방법은

어렵게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기를 강조한다.

이제는 종이로 된 책보다도 스마트폰에 더 먼저

손이 가는 아이들이기에, 엄마들은 조금이라도

더 책에 가깝게 해주기 위해서 조금은 성급하게

억지로 떠넘김식으로 책을 보여준다고 한다.

물론 시대가 바뀌었지만, 책을 통해서 얻게 되는

상상력과 자극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 영상 콘텐츠 대신에 책만 보여주기

보다는, 연관된 영상 매체와 함께 자연스럽게 책으로

연결되는 식의 현명한 지도 방법도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각 챕터별로,

처음 우리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나이가 되면서 엄마와 함께

글 쓰는 가족 일기, 관찰일기, 편지, 독후감 등

재미와 흥미를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챕터 말미에는 실제 아이와 함께 도전해볼 수

있는 글쓰기 주제에 대한 가이드를 두고 있다.

그리고, 엄마 역할을 하면서 실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까지 정말 다양한

문장력을 키우는 아이디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게, 그저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너무나 속상하기만 한데, 이제는 엄마 혼자

육아를 하는 게 아니라 남편들도 함께 도와주는

풍토가 정착이 돼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큰 아이라고 했던가? 아이보다도 더

철딱서니 없는 아빠들과 함께 서로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는 글쓰기 역시 우리 가족을 위해서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전령사가 아닌가 싶다.

지금도 많은 여성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이렇게 말핬다.

"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하지만 누가 그 미래를 결정할지는 안다."

_p.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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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아르테 오리지널 11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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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문학 상인 맨부커상 후보에 27세라는

어린 나이에 오르면서 세상에 주목을 받은 저자인

'샐리 루니'가 21세기 청춘들의 사랑을 그린 노멀 피플

사실 젊은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이야기들은, 책의 소개 내용에서도 다루었듯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오래된 이야깃거리로

우리의 삶과 함께 해오고 있었기에~,

이 책 역시 그렇게 새로운 소재는 아닌듯싶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굉장히 독립적으로 세상에 맞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당찬 모습을 가진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의 주체적인 사랑의 조건들을 엿보는 듯했다.

어느 사이 꼰대 세대라고 불리는 나이가

돼버려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노멀 피플 속에서

소개되고 있는 자유분방한 그들의 사랑을 탐닉하는

행위들이 조금은 낯설기만 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노멀 피플은 2020년  올해 4월 말에

동명의 영국 BBC 드라마로도 이미 방영이 되었고,

<뉴욕타임스>와 <타임>에 '올해의 책'으로

소개되면서 전 세계 100만 부 판매를 올리면서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노멀 피플 제목처럼 아마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겠지만,

어쩌면 보수적인 동양 사상에 갇혀 살아온

우리 세대들에게는 지극히 파격적인 밀레니얼

세대들의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들이었다~!

그렇게 개인적으로는 세대간의 괴리감이 느껴지고,

솔직하다 못해 너무 직설적이고 거리낌 없는

그들의 사랑관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미숙한 그들의 불안한 속마음도

비비꼬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세대가 바뀌어도 사랑이란 참 어려운 듯싶다.

노멀 피플 속 두 남녀 주인공은,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장학생인 코넬과 부유한 집안의 메리앤이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맞추어가면서 점점 커가는 그들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는 내용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사랑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등학교 학생인

두 주인공들은, 너무나도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이면서도 축구에서도

남다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이른바 엄친아

코넬은, 미혼모인 엄마와 함께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주변의 부러움과 인정을

모두 받고는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숨기면서 최대한 착실한 삶을 살고자 한다.

반면에 변호사 어머니와 그녀를 함부로 대하는

오빠 앨런과 함께 살고 있는 메리앤은,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리고는 있지만 정작 제대로 마음을

나눌만한 친구 없이 겉돌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노멀 피플 두 주인공의 서로 다른 생활 형편은,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사랑의 장벽일 수 있다는

신 계급주의에 대한 씁쓸한 모습도 투영하고 있다.

사실 코넬과 메리앤은 그렇게 서로 다른 성격과

배경에도 불구하고 서로 끌리면서, 잠자리도 같이하는

사이가 되지만, 그들의 배경에 대한 차이를 스스로

인정하면서 서로의 벽을 스스로 만들어가기만 했다!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가족의 강력한 반발이나

억압들은 오히려 그렇게 드러나지는 않아 보였다.

오히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채, 그들 스스로

움츠러들면서 보호막을 가동시키고

결국에는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만 주면서

어려운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노멀 피플의 전혀 어울리지 않을 법한 두 남녀의

배경과 더불어서 게다가 더욱 얄궂은 상황은,

코넬의 어머니인 로레인은  메리앤의 집에서

청소 도우미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모든 남녀 학생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코넬이지만, 오히려 그런 주변의 시선이

그를 더욱 위축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즈음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 솔직하게 생각을 전달하고

주장을 하는 자기중심적인 모습으로만 여겼는데,

역시 사회 속에서 함께 공존해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는 가면 속에 자신을 숨길 수밖에도

없는 그런 이중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미혼모로 힘겹게 아들을 키우면서도

당당하게 메리앤에게도 마음을 열고,

남들의 시선 뒤에 숨기만 하는 아들을 꾸짖는

코넬의 어머니가 오히려 더 열린 사고 여성이었다.

어린 마음에 비밀스러운 사랑을 키우고 있던

미숙한 청춘의 모습이었지만, 대학에 들어가고

또 다른 사람들과도 만나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간극이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면서 아쉬운 감정들이

교차되는 모습들이 시간 순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중략)...

그와 같은 강의를 듣는 남학생들은 모두 방수 헌팅

재킷과 진한 자주색 치노 바지를 입는다. 다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옷을 차려입는 데 코넬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그런 것을 입고 있으면 얼간이가 된

기분일 것이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옷이 싸구려이고

유행에 뒤처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의 신발은 아주 오래된 아디다스 운동화 하나뿐인데,

그는 모든 곳에서, 심지어 체육관에서도 그것을 신는다.

_p.91

중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고, 또 그 이후에

우연인 듯 아닌 듯 광활한 우주 속에 마치 중력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그들의 운명과는 달리,

여전히 자기 운명론에 갇힌 채 미래의 불안감을

혼자서 삭히는 그들의 안타까움도 볼 수 있었다.

메리앤, 나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아니지만

가끔은 하느님이 나를 위해

너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 p.143

노멀 피플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스페셜 피플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남들처럼 아무 일 없는 듯 평범하게

보이고 싶고, 감추려 하더라도 사랑의 엔도르핀은

그렇게 절대 쉽게 감추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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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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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이라는 지역을 떠오르게 되면, 가장 먼저

드넓은 자연 속에서 울창하게 솟은 키 높은 나무들과

청명하고 맑은 하늘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듯하다.

그만큼 평소 자연과 가까운 동화 속 감성이 떠오르는

그런 유럽 색채가 강한 곳이 아닌가 싶다.

반면에 듬성듬성 떨어져 있는 마을들을 가득 덮은

흰 눈이 한결같은 얼음왕국의 차가운 이미지도 다가온다.

2018년 '스웨덴 범죄소설상'을 수상한 실버 로드는,

2019년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북유럽 출판계에서 이슈가 되면서 전 세계 20개국에

판권이 수출되면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장르소설이다.

실버 로드 저자인 스티나 약손은, 스웨덴 북부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20대에 결혼을 하면서

고향을 떠나 미국으로 이주를 했다고 한다.

그녀의 고향을 무대로 한 데뷔 소설 실버 로드를

발표했는데, 신인 작가가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수상하는 전례가 없었다고

하는 만큼  꽤 몰입도가 높은 스릴러 장르 소설이었다.

흔히 범죄 소설이나 스릴러 장르는 강한 묘사와

굵직한 액션들로만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특히나 현대 문학에서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 표현이 더해지면서

마초적인 폭력보다도 오히려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이

더더욱 매력 있게 다가오고 있지 않나 싶다.

실버 로드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되면,  겨울이 지나고

얼음이 녹으면서 꽃이 피고 만물이 소생하는

수풀 내음 가득한 북유럽의 풍경을 묘사를 하고 있다.

머릿속에 그렸던 감성적인 스웨덴의 작은 시골 마을이

한눈에 그려졌지만, 3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 되면서, 수많은 범죄들

중에서도 어린아이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정말 일말의 자비심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장 죄질이 나쁘고 일어나서는 안될 범죄가 아닌가 싶다.

학교에 잘 다녀오겠다고 나갔던 17살 고등학생 딸인

리나가 어느 날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경찰들뿐 아니라

지역에 모든 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행방을 찾아보았지만,

3년 넘게 조그마한 단서조차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었다.

실버 로드는 스웨덴 노를란드 지역을 가로질러서

길게 뻗어나가는 이면 도로와 연결된 간선도로라고 한다.

하늘을 찌를 듯이 자란 나무들 사이로 인구도 줄어들면서

버려진 마을도 많고 강과 호수들만 가득한 곳으로,

사람들의 왕래도 많지 않고 화물차와 몇몇의 차량들만

지나다니는 황량한 그곳에서 느껴지는 상실감은

차가운 북부 지역의 날씨만큼 가슴에 와닿았다~!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전단지 뿐 아니라

리나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도 나누어 주고,

생업도 포기한 채 세상 모든 사람을 의심하면서

작은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처절하리만큼 집착하는 노력이 십분 공감이 되었다.

실버 로드 스토리 전개는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서

깊은 숲속 인적이 드문 구석구석 찾아 헤매는

렐레의 시선으로 시작을 하고 있었는데, 중간중간

또 다른 화자인 메야가 등장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이야기가 구분선으로 단락을 나누어 주고,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고 있기에 마치 하나의 소설 속에

다른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빠르게 진행되었다!

남부지역에서 살던 메야는 그녀의 엄마 실리에가

본인의 나이 때인 17세에 낳고, 아빠 얼굴도 모른 채

엄마와 둘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생활을 해오고 있다.

술과 약에 쪄들어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엄마와

실버 로드 지역으로 또다시 이사를 오게 된 메야는,

오히려 엄마를 보살피는 보호자와 같아 보인다.

실버 로드 속에 등장하는 두 화자는 서로 일면식 없고

전혀 다른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두 사람의 접점이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교사인 렐레는 사라져버린 딸을 찾아서

희망을 잃지 않고 깊은 숲 속을 마다않고 다니지만,

결국 아내와는 이혼하고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자신을 제대로 건사하지도 못하고,

본인 스스로도 많은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정신이 병든

엄마와의 삶 속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메야 역시

가족의 따뜻함을 소원하면서 나름의 꿈을 꾸고 있다.

남들에게는 평범한 가정과 일상이 파탄 나버린

두 주인공들뿐 아니라, 3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실버 로드 지역 주변에

살고 있는 외롭고 세상에 버려진 듯한 인물 군상들의

경계 어린 삶 속에서, 현대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사랑의 모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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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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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락 댄스 장편 소설의 제목만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어떤 특정한 춤이나 안무에 관한 이야기 인가 싶었다.

하지만 책의 본문 중반이 지나도록 춤과 연관시킬만한

이야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마저도 주인공과는

전혀 상관없이 동네 어린아이들이 서로 모여서

새로운 '클락 댄스'를 연습하고 추고 있다는 짧은

장면 묘사가 이야기 중에 한번 등장할 뿐이었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전개는, 아빠, 엄마, 그리고

어린 여동생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오고 있던

여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녀의 삶을 좇아가면서,

유약했던 여자로서의 삶을 은유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소설 클락 댄스는, 열아홉 살에 듀크 대학교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 대학원 과정을 밟은

앤 타일러의 신작으로,

1989년에는 <종이시계>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수많은 작품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는 미국 대표 여류 작가라고 한다.

클락 댄스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연도 순으로 1967년, 1977년, 1997년 이렇게

세 챕터로 분류해서, 10대 소녀, 20대 여대생,

그리고 결혼 후 어린 자녀들을 신경 쓰는 엄마로,

 

제1 부로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면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 가족사와 그녀의 배경에 대해서

전체적인 이해를 돕는 과정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사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은

제2 부로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2017년 21세기를

살아가는 노년의 주인공에게 닥치는 사건을 풀고 있다.

유교사상의 교육을 받았던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뿐 아니라, 사실 서구에서도 여성들에 대한

지위나 인권 등 대우 역시 지금 같지는 않았었다.

그리 오래전 시절은 아니지만 1960~ 70년대의

미국에서도 그렇게 여성들을 대하는 제한적 시선과 

관습적인 풍토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듯하다.

클락 댄스에서는 대놓고 페미니즘을 부추긴다거나

드러내놓고는 있지 않지만, 은연중 내비치는

당시의 모습과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 내용 속에서

어렵지 않게 고정관념과 차별적인 시선을 찾아볼 수 있었다.

주인공인 윌라가 여섯 살배기 어린 여동생 일레인과

별 탈 없는 일상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엄마 아빠가

잦은 다툼으로 집을 비우는 엄마를 대신에서

집안 살림을 고사리 손으로 조물딱 거리면서 알게 모르게

가슴 속에 가족의 그림이 조금씩 그늘져 가는 모습이었다.

클락 댄스 소설의 구성을 연도별로 구분해 둔 배경엔 

그녀에게 커다란 사건이 닥쳤던 시기로, 그때마다 

인생을 바꿀 커다란 변화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어린 시절 엄마의 부재로 느끼게 된 가족의 소중함과

엄마의 역할을 스스로 프레임 안에 가두게 되는 듯했다.

그리고, 이어서 학창 시절 그에게 다가와 청혼을 한

남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다시 한번 윌라의 미래에

대한 큰 고민을 하게 되고, 이어서 그녀의 아들들이

고등학생이 된 학부모가 돼서는 또 다른 사건에 휩싸인다.

클락 댄스 스토리 배경에서, 주인공인 윌라가 겪는

큰 사건들이 이야기의 커다란 매개체가 되지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평범한 미국 중산층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에서 마치 나의 모습을 돌아보는 듯했다.

엄마 품이 그리운 어린 소녀의 가녀린 손끝에서, 그리고

나와 함께 미래를 약속하는 남자와의 결정, 자식을

바라보면서 사는 엄마가 된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의

평범한 엄마와 다를 바 없는 일생을 살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찬찬히 되돌아보면 선택의 순간들이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오롯이 내 스스로의 의지로만

나의 삶을 방향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의문이 든다.

 

클락 댄스의 2부에서는 이제 장성한 아들들 모두

제 살길 찾아 떠나보내고, 노년의 여유를 즐기고 있지만,

그 역시도 자식들을 생각하고 남편의 하루를 맞추면서

여전히 나 자신은 어디에도 없는 그녀였다.

우연한 기회에 낯선 지역에서 그녀의 일상과는

사뭇 다른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들어 가면서,

다시금 지난 가족의 의미와 삶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 옛 어른들도 흔한 말로, '젊을 때에는 남편을

바라보고 살고, 늙어서는 자식을 바라보고 산다!'

라는 여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클락 댄스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와는 다른

개인주의 성향의 서구에서도 표현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가족에 대한 의미와 또 그 뒤에

가려진 여성의 삶도 어쩜 그리 닮았는지 모르겠다.

소설 속 클락 댄스의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둥글게 시간에 맞추어 돌아가는 시곗바늘처럼,

우리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똑같이 닮아가는 

반복되는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려는 도전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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