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울 레이터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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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컬러 슬라이드 사진집은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알려진 그의 초기 작품 76점을 

엄선해서 담은 소장 가치 높은 컬러 화보집이다.

뉴욕의 사울 레이터 재단과 공동 제작을 해서, 원본 

슬라이드 필름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서 

고품질의 종이에 인쇄를 해서 디럭스 사이즈의 커다란 

판형과 고급 양장본으로 완성도를 높인 작품집이다.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화가가 

그림으로 그려낸 회화가 아닌 사진 작품이 예술로 

인정을 받기까지 꽤 오랜 세월이 걸린 걸로 알고 있다.

지금은 디지털카메라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너무나 쉽게 누구나 사진을 빠르게 찍고 또 그 자리에서 

바로 방금 찍은 이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기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사진이 주는 작품성에 대해서 오히려 

다시금 희소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또 그 의미가 

반감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겠지만, 흔히 셀카 한 장을 

찍더라도 똑같은 기기를 사용했지만 누가 찍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물이 사뭇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기에 작가의 사진은 결코 다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찰나의 순간을 하나의 이미지로 압축해서 만들어 내는 

사진만의 또 다른 매력이 있기에, 컬러 사진의 선구자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사진집은 더욱 그 의미가 깊었다.

지금은 사진 역시 필름이 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많이 

사라졌지만, 초기 슬라이드 필름이 주는 색다른 느낌과 

따뜻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집이었다.

사진을 그냥 툭~ 툭~ 빠르게 넘겨 볼 수도 있겠지만, 

왠지 한 장 한 장 시선을 잡아끌면서 오래도록 머물게 

되었고, 그 안에 담긴 살아있는 숨결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지금까지 바쁜 도심의 경적 소리와 사람들의 

재잘거림이 정신없이 들리던 거리 한복판에서, 

갑자기 순간 멈춤 비디오 버튼을 눌러서 사각 틀 안에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 너무나 생생한 사진들이었다.

1940~ 1950년대에는 흑백 사진만이 예술로 

인정을 받던 시기라고 하는데, 사울 레이터는 뉴욕에 

정착하면서 뉴욕 맨해튼 거리의 일상을 필름에 담아서 

그 만의 독특하고 과감한 구도와 색채를 표현했다고 한다.

때로는 일부러 유통기한이 지난 오래된 필름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고 살짝 빛바랜 느낌으로 표현했다는 이미지도, 

마치 아득한 추억의 레트로 감성이 느껴져서 새로웠다.

대형 양장본 사이즈 215x 275mm의 커다란 도서이기에 

띠지도 하드커버 뒷부분에 세로로 길게 위치하고 있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도서 구성은, 그의 미전시 분량 

슬라이드 필름을 디지털 복원하고 인쇄한 사진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가 필름을 보관했던 소스 박스 

넘버 순으로 그가 찍었던 뉴욕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사진에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금의 

일상 브이로그를 보듯이 살아 숨 쉬는 거리의 모습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되고 있었는데, 필름 보관 역시 

특별한 계획 없이 고무줄로 칭칭 감아서 소스 박스 등에 무심히 

보관해 두었던 것들을 재단에서 분류하고 출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학창 시절에 

그림의 구도는 어떻게 해야 하고, 인물의 배치는 어떻게 

해라! 하는 식의 그런 틀에 박힌 학습으로 만들어진 딱딱한 

구성이 아니라 너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사진들이었다.

깨진 유리창을 부각해서 찍은 사진에서는, 유리에 

반사된 거리의 모습이 어슴푸레 드러나면서 오히려 

전면에 위치한 사물과 그 뒤로 비추어지는 대상의 주제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합쳐지는 식의 묘한 매력이 넘쳤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 필름들을 소개하는 사진을 

박스 별로 분류하면서, 각 박스 챕터별로 그의 일생과 

작품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기에 미쳐 알지 못했던 

사울 레이터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늦은 나이에 그의 사진들이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그만큼 그의 뚜렷한 시각적인 표현을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고수해왔던 점도 너무 존경스러웠다.

그의 사진들을 보면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배경과 인물이 마치 하나로 합쳐져 있듯이, 공간의 개념이 

무색하게 하나로 연결된 독창적인 구성 작품처럼 보였다.

대부분 사진의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 외의 

배경은 날려버리거나 무시할 수 있게, 오롯이 주제만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게 일상적인 사진 촬영일 것이다.

그런데 그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지나가다가 

얼핏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모습들을 캐치하거나 

마치 벽을 넘어서 그 뒤에 숨어있는 인물까지도 수면 위로 

끌고 나오는 것처럼 풍부한 공간의 이미지가 연결이 되었다.

...(중략)...

2002년 뉴욕 유대인 박물관 강연에서 레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 예술의 역사에서 색은 언제나 

홀대당했습니다. 색을 피상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늘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드로잉과 형태 같은 요소는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색은 너무 자주 의심받았습니다."

_P. 67

그의 수만 장의 슬라이드 필름 속에서 엄선해서 

수록한 76장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사물 레이터 더 가까이 

사진집은, 그의 초기 컬러 슬라이드를 수록한 최초의 

작품집이라는 의미도 무척 깊다. 하지만 그런 세속적인 

잣대보다도 그가 무심한 듯 셔터를 눌렀던 사진들 

한 장 한 장 모두, 사람의 숨결과 말소리가 마치 내 옆에서 

들리고 보이는 듯, 평범하지만 깊이 있는 순간의 포착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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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기적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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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또 그렇게 가슴이 아픈 

상처가 되지만, 사랑을 하면서 설레던 그 순간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서 따뜻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당신이라는 기적 에세이는, <안녕, 소중한 사람>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든 저자가 다시 한번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사랑과 아픔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펴낸 두 번째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지만, 내가 

그에게 쏟은 애정의 크기만큼 이별 후에는 그만큼의 

아픔으로 돌아오기에 그렇게 남은 상처가 힘든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남은 아픔과 이별의 시간들도 결국 나를 

성장하게 만들고, 세상에 나 혼자만 힘든 시간을 겪고 

어둠 속에 지내고 있지 않기에 함께 그 아픈 시간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당신이라는 기적 이야기 속에는, 때로는 사람과의 관계가 

서툴러서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도 하고 혹은 내 마음과 

같지 않아서 스스로 힘든 시간에 내몰리기도 하지만, 

그렇게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오롯이 쏟으면서 보낸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성장판이며 당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기적이기에, 

사랑스러운 나를 이해하고 더욱 보듬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높이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그래도 너이니깐 괜찮다!'라는 

위로의 말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따뜻한 위로의 내용이었다.

...(중략)...

나 자신을 돌볼 줄 알아야 

누군가를 향한 손길을 뻗을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를 잃으면서까지 누군가를 위한 

마음을 품어본 사람이다.

내면에 자신만의 빛깔을 머금고 있는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처를 딛고 세상을 향하는 사람들이다.

_P. 24

결국 나를 힘들게 했던 헤어짐의 추억마저도, 나의 

인연이 부족했음이 아니라 그 연이 다했음을 인정하고 

충분히 그 역할을 다했던 소중한 기억이기에 

아픔의 기억이 아니라 나의 미래를 위해 나를 따뜻하게 

채워준 한 장의 사진첩처럼 간직할 수 있으면 족할 것이다.

당신이라는 기적 본문은 총 4장의 챕터로 구분되어서, 

사랑했던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 친구와 아픔을 나눠 

가질 수 있는 마음의 크기, 사랑을 가르쳐준 어머니와 아버지의 

가슴 어린 이야기 등 우리가 세상에 살아가면서 지금의 나를 

성장하게 해주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솔직하게 전하고 있다.

특히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나조차도 어른이 되면 모든 세상의 일에 통달하고 

정말 올바른 판단으로 하나의 실수 없이 살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의 고난과 아픔까지도 

간직하면서 그렇게 성장을 했기에, 지나간 아픔마저도 

외면하는 게 아니고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른 역시 여전히 아프고 누군가의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한 게 아닐까 싶다.

연인과의 사랑을 지키고 부모님의 외사랑을 받으면서 

지내올 때에는, 그렇게 받는 사랑을 알게 모르게 

당연한 듯 여기면서 가끔은 소홀하게 그들을 대하곤 한다.

그렇기에 가끔은 무심코 지나쳐 버린 그 사랑의 마음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기를 전하고 있다.



저자의 공감 어린 당신이라는 기적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릴 적 내가 겼었던 가슴 떨리던 사랑의 순간과 부모님과의 

행복했던 기억까지도 추억이 새록새록 공유해 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하기 위해서 애썼던 사람만이 

얼마나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애를 썼는지 알 수 있기에 

그 노력 자체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나 자신에게도 그래 본 적 있는지 되묻고 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지만, 

꿈 많던 학창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는 노래들을 

디제이의 멘트 음성과 겹치지 않게 작은 카세트테이프에 

모음곡으로 옮겨 담으려 수만 번의 녹음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그에게 전하는 작은 온갖 수고의 노력마저도 

가슴 설레고 행복했던 순간이 떠오르는 듯했다.

...(중략)...

세월을 겪을수록 선명히 다가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마음 떠난 사람을 억지로 내 옆에 세워 둔다 해도 

끝내 그 자리를 뜨지만, 마음이 머무는 사람은 애써 

붙잡아 두지 않아도 내 곁에 머문다는 것.

_P. 103

당신이라는 기적 이야기에서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는, 

특별한 해결 방법이나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저자의 일상에서 

느꼈던 고백의 내용을 진솔하게 전하면서, 기쁨과 행복뿐만 

아니라 슬픔과 아픔의 순간도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소중한 밑거름이기에 나 자신이 중요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중략)...

당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에 의해 

스스로를 부족하다 느끼지 않기를.

그 모습이 당신의 전부라 여기지 않기를.

다른 누군가의 곁에서 충분히 아름다울 당신이기에.

_P. 129

우리가 살아가면서 내 마음을 전하려 무던히도 애쓰고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에게 

기대했던 만큼 커지는 아픔에 채찍질하곤 했었다.

저자의 공감 어린 고백의 내용을 듣다 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주고받는 사랑에 대한 기대와 아픔이 

차곡차곡 쌓여 왔었기에, 결국 진심을 털어놓고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살짝 열어둘 수 있는 용기가 

조금씩 커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서툴렀던 

나의 실수들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위로를 할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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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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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야기라서, 끝까지 공감 가득 가슴으로 읽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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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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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망자의 고백 꽤나 강렬한 제목의 도서는, 

표지 디자인도 산산 조각이 나있는 거울에 한 남자의 

실루엣이 어슴푸레 비추어지는 추리 소설 같은 이미지였다.

저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발표하고 여러 수상도 하면서 

TBS 드라마로 '나츠메 형사' 시리즈가 제작되기도 했다.

사회구조적인 범죄를 다루는 소재를 많이 다루었던 

저자였기에, 이 책의 제목과 표지 역시 그런 분위기가 

보여서 처음에는 미스터리 추리 장르 소설인 줄로만 알았다.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리고 가장 먼저 느꼈던 생각은, 

개인적으로 책의 제목을 바꾸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일본 소설이기에 원제 역시 동명의 제목을 일본어로 

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자라는 선입견은 

왠지 끊임없는 추격전이 연상되는 추리소설 같기만 했다.

물론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살짝 가늠이 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책의 제목을 먼저 

확인해 보고 읽는 독자들에게는 조금 다른 방향인 듯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읽었던 장편 소설들 중에서 

너무나 깊이 공감이 가고, 울림이 커서 꽤 여운이 

깊게 남아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였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 이야기는 야쿠자의 칼부림이나 

시리얼킬러의 삭막한 연쇄 살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현재도 비슷한 

사건 사고를 수시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한 명문대에 다니던 평범한 

학생 마가키 쇼타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에 늦은 밤 집에 돌아왔지만, 

여자 친구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메시지를 받고 

비가 심하게 내리는 어두운 빗길에 차를 몰고 나섰다가 

집 앞 횡단보도에서 결국 사람을 치고 달아나게 된다.

쇼타는 음주 운전으로 체포가 되고 결국 감옥 살이를 

하게 된다. 5년여 만에 사회로 돌아오지만 예전과는 

다른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본인의 죄의식 등이 

이어지면서 실제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을 하게 된다.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종종 음주 운전으로 

결코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내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보게 되는데, 더더욱 어린 학생들의 죄의식 없이 

벌이는 범죄도 점점 늘어나기에 각박해져가는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도 피해 갈 수 없는 듯싶다.

20살 미래가 창창한 명문대 학생인 주인공이, 

더구나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인지도가 높은 아버지의 

든든한 배경까지 더해져서 이른바 금수저였던 그가 

한순간의 실수(?)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런데 정말 음주 운전으로 벌어진 사고는 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오히려 잠재적 살인을 

준비한 과정이기에 더 높은 형벌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에서는 이렇듯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케하고 징역형을 받게 된 주인공이 사건의 

가해자였지만, 결국 자기 자신의 밝기만 했던 미래의 꿈마저 

모두 송두리째 파멸시켜버리면서 본인도 피해자가 되어버렸다.

어린 나이에 무섭고 두려웠기에,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 못하고 사건의 진실도 자신을 속이면서 은폐한 채 

자기 합리화를 하는 모습도 결코 낯설지는 않았다.

세상의 따돌림 속에서 죄책감도 느끼고는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미 죄에 대한 징벌을 다 받았는데 세상에 

까발려진 자신의 범죄 사실에 대해 더 이상 부끄러워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라는 욱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렇게 타고난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이 한순간의 잘못으로 

벌어진 이와 같은 사건은, 정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너무나 현실적인 구성이었다.

결국 그로 인해서 평안했던 한 가족의 구성원과의 

원치 않았던 이별을 해야 했고, 그 자신도 결코 돌아올 수 없는 

사건 이전의 삶처럼 지낼 수는 없는 게 현실일 것이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 스토리 구성은 이렇게 사건의 

가해자 입장에서 주로 그려지고는 있지만, 그의 행동 하나로 

주변에 도미노처럼 쓰러져 가는 관계들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기에 정말 숨죽이고 마지막 장까지 단숨에 읽게 되었다.

그의 여자 친구와 주변 친구들의 변화된 모습들, 

자신으로 인해서 본인 가정도 무너지고 피해자의 가족들도 

원한만 남은 채 결코 재판의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각 인물들의 시점에서 그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었다.

나이 여든의 아내를 갑작스레 잃은 노인 후미히사는 

가해자 청년인 쇼타를 무슨 일인지 꼭 만나고 싶어 한다.

이야기의 초반에 이렇게 빠르게 사건이 일단락이 되기에 

미스터리 추리 장르처럼 범인을 찾아가는 그런 내용이 아니라, 

그만큼 큰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그 후에 살아가는 

힘겨운 삶의 이야기가 너무나 뼈아프게 그려지고 있었다.

정말 우리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과연 어디까지 책임지고 

참회를 하면서 속죄를 올려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인간으로서 일말의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악한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선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죄의식의 무게는 너무나 클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서 정말 아차 하는 순간에 

누구나 범법자가 될 수도 있기에 너무나 많은 우리 현재 

사회의 문제와 사람의 관계, 가족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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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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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생각이 나서>라는 에세이를 처음 

접했었는데, 꽤나 독특한 문체로 우리 일상의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감성적으로 그려냈었던 

내용들이 꽤 오래도록 가슴과 기억에 남아있었다. 

저자의 신작인 달 위의 낱말들 에세이는. 조금 다른 

두 가지 콘셉트로 나뉘어서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기도 하고, 주변의 사물들과의 

애틋한 추억과 대담을 나누는 색다른 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에세이 장르라고 하면, 저자의 

생각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편하게 써 내려간 글로 

독자들도 편하게 공감을 하는 스타일의 글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또 그런 도서가 대부분이었다.

'황경신의 이야기노트'라는 부제의 내용처럼, 

마치 시와 에세이 혹은 산문 이렇게 장르를 

오가는 듯 장르에 구애받지 않게 다양한 전개로, 

조금 색다른 진행 방식의 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달 위의 낱말들 1장은 <단어의 중력>이라는 

소주제로, 내리다, 찾다, 고치다, 미래, 행복 등 

동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낱말까지, 

우리 주변에 익숙한 단어를 이용해서 저자가 느꼈던 

감성과 이야기들을 풀어내면서 해당 낱말에 대한 

의미도 해석하면서 깊이 있는 사색의 장을 만들어 준다. 

'쫓다'라는 주제의 이야기 속에서 저자는 

15년 전 만났던 인연을 추억으로 남기면서 

다시금 여름의 기억을 쫓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백하면서도 사색 넘치는 글로 써 내려가고 있다.

...(중략)...

완벽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너는 완벽하게 

행복하지 않았다. 기이할 정도로 익숙한 연인의 

눈빛이 까마득하게 낯설어지는 순간, 타인의 

존재에 반응하는 너의 세포들이 두려워지는 순간이 

문득문득 너를 찾아왔다. 너는 자주 체했고 

그때마다 시간의 바늘은 힘차게 전진했다. 

그 또한 지나갈 것임을 네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_P 31

특히나 독자에게 저자의 이야기를 감정이입하듯이, 

본인의 스토리를 '너'라는 2인칭으로 지칭하면서 

객관화해서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에세이의 본질과는 사뭇 다른 듯 더욱 독특했다.

룸메이트와 지내던 원룸에서의 이야기며, 

방콕, 스페인 등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 혹은 작은 일상의 모습에서 서있는 저자의 

모습을 멀리서 함께 지켜보는 듯 담담하게 읽게 된다.

무언가 깊은 속내를 강하게 어필하는 이야기들이지만, 

이렇게 2인칭으로 너에게 하는 말로 한 발자국 뒤에서 

물러나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에, 지나치게 

감정에만 빠지지는 않고 조금은 차분해지는 듯했다.


달 위의 낱말들 1장에서는 저자가 주제로 삼은 

단어의 한자 뜻풀이 속에 담겨있는 의미와, 

또는 동일 단어의 언어적 유희도 섞어가면서 

그저 경험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인 

접근도 꽤 흥미롭게 연결되는 감성 에세이였다.

그리고 2장에 들어서는 또 한차례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문체 역시 전혀 다르게 바뀌었기에 

마치 2권의 서로 다른 에세이를 읽는 듯했다.

낱말의 의미를 토대로 진행했던 1장에서는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서술하면서, 단어의 

뜻에 맞추어 가는 나의 모습도 비교해 보고 나름 사색을 

많이 하게 되고 조금은 되새김질해야 하는 내용이었다. 

달 위의 낱말들 2장에서는 <사물의 노력>이라는 

소주제로, 저자가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추억의 

물건들과 기억에 남는 생활 속 사물들 속에서 함께 

웃고, 울고, 지인들과 나누었던 단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시점 역시 저자 본인이 '나'가 되어서, 

따뜻한 느낌의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과 함께 

친숙한 일기 에세이 스타일로 진행되고 있다.

집에 전화가 없던 어린 시절에서 지금은 아이폰을 

그래도 몇 번씩 바꾸어 가며 손에 쥐고 살아가야 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낱 사물에 불과한 물건이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애틋함을 소소하게 들어 볼 수 있었다.

저자가 초등학교 시절에 피아노 학원에 다니면서, 

집에 피아노가 없기에 바이엘 교재에 들어있던 

종이 피아노 위에서 손가락 연습했던 이야기에 정말 깊이 

공감이 가면서 그 시절로 타임머신 여행을 떠난 듯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아하는 기형도 시인과의 

선후배 사이로, 재미있던 일화를 소개하던 내용도 

너무 반갑게 들어 볼 수 있는 감성 넘치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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