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토리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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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존재란 무엇일까? 피를 함께 나눈 부모 형제 라면 누구나 거리낌 없이  당연한 듯 서로를 위해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친족간에도 수많은 다툼과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극악한 사건들이 연신 보도되는 요즈음 세태를 보면, 영원할 것만 같던 가족애 조차 끝얺이 추락하고 있는  듯 하다.

 

 

 

 

[허스토리]는 서로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던 네자매가 그들의 비참한 운명 또한 자유롭지 못하고 고통과 아픔을 간직한 채, 각 자  빈 몸으로 세상에 버림 받은 운명을 욕하면서 살아가는 아픔의 역사를 보여 주고 있다.

 

우리들의 역사를 <히스토리>라고 하는데, 남성 위주의   사회 구조에서 바라본 역사 해석이 아닌, 여성의 주체로 능동적인 삶을 그려내는 이야기로  'He'가 아닌 'Her' 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있다 , 죄없는 그녀들에게 한없이 가혹하게  옭가메어진  잔인한 역사인 <허스토리> 이야기를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본성 아래에서 얼마나 더 인간 다운 삶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랑이라는 미명하게  끔찍한 비밀을 간직한 채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 4명이 쌍둥이 자매. 어미니의 품에 제대로 간겨보지도 못하고 버려지고 세계 곳곳으로 입양 되면서, 그들의 부모 뿐 아니라 자신들을 해외에 짐짝 처럼 팔아 버린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 조차 낯설고 원망의 대상이 되버린 만큼, 그녀들의 어린 시절 또한 순탄치만은 않은 형용할 수 없는 아픔으로 이어지면서 밝은 미래라고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되는데, 하나 둘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고자 무던히 노력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들 속에서 수동적으로만 움직이던 여성이 아닌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노력의 모습을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강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자매들의 이야기들 속에서, 세계 무대 속 다른 배경만큼이나, 자매들의 성장 배경 또한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야쿠자, 정치인, 병원장 등 독특한 이력의 인물들과 함께 하면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아닌 폭력과 음모가 난무하는 거친 삶의 모습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기에, 여성 작가로서 부드러운 감성적 이야기가 아니라 꽤나 남성적이고 거친 이야기로 마음의 상처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상처와 아픔을 극대화 하여 무척이나 강렬한 필체로 전달하고 있어서 스릴러 추리물 처럼 다음의 연결을 궁금해하듯 무척 흥미롭게 전개 된다.

 

단순한 가정사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고,사회의 주류 인사들과 직접 매스컴에 노출 될 정도의 사건들로 이야기의 흐름이 확대되면서, 현실감이 조금 떨어지는 듯한 과한 진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제목 처럼 그녀들의 역사를 스스로의 힘으로 직접 그려내는 모습은 너무 가슴이 찢어지는 안타까움도 극대화 되고, 때로는 그녀들이 자랑스럽고 통쾌하기도 하다.

 

짧지 않은 페이지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순간에 읽어 내려 갈 수 있도록 각 자매들의 이야기들이 크로스 되면서 짧은 챕터들로 숨가쁘게 빠른 전개로 함께 나이가 들면서 성장하고, 비밀 스러운 사건들이 궁금증을 더하면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으로 끈끈한 혈육의 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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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간들 - 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지월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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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세상에 빛을 보며 태어나고, 또 언젠가는 다시 이 세상과는 작별을 고하게 되는 유한한 인생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본인의 탄생과 죽음 스스로 자각하거나 볼 수 없기에, 그 순간에 대한 감정은 전혀 알 길이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의 인생을 살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고 접해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상실의 시간들]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병든 아버지와 멀리 외국으로 해외 결혼을 한 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병원에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루면서 벌어지는 가족들과의 마찰, 상조회사 와 주변 지인들의 빈소에 찾아와 겪게 되는 ​사건들이며,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교회의 권사직을 맡고 있던 어머니의 죽음으로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불교 신자인 주인공 딸이 느끼는 현실적인 괴리감과 죽은이는 자각 못하는 불필요한 사회적인 통념과 종교관점에서 바라보는 죽음에 대한 논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문제도  눈 앞에 실제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입장에서는, 병원의 장례식장 수속을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고객으로서 대접을 해주는 병원의 못마땅한 태도에 비하면 아무 의미 없는 논쟁일 것이다.

흔히 우리 불교와 유교 문화에서는 49제를 치르면서 망자를 기르고 새로운 환생으로의 새 삶을 기원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챕터들을 49일 부터 시작해서 100일에 이르기까지 죽은이를 떠나보내고 난 후의 날짜부터 시작하여 명시하면서, 망자가 지나가는 길 동안 남겨진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나의 지인이, 그것도 누구보다도 가장 소중한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면 슬픔에 목이 메어 정신을 놓고 깊은 눈물의 구덩이에 빠질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루 하루 식사를 챙겨가며 다를바 없는 평범한 일상을 그렇게 다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죽은 사람을 대신하여 사망 신고도 해야하며, 핸드폰도 정지시켜야 하고 은행 계좌며 보험이라던지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은 절대 필요도 없고 앞으로 지속적인 이용도 할수 없는 서비스들을 처리하면서, 죽은 사람은 스스로 죽음에 대한 종지부를 찍지도 못하는 불편한 현대의 사회 구조 속에서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음으로 부터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처리하는 모습들은, 산 자들이 이미 죽은 이들을 다시 한번 죽이기 위한 살인을 하는 절차라는 묘사가 너무나 가슴에 심하게 와 닿는 정확한 비유가 아닌 가 싶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예전 어머니와의 기억들, 그리고 가족들과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현실 속에 던져진 어머니가 없는 삶을 재조정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을 하면서, 때로는 가족들과도 혹은 주변의 지인들과도 부딪히면서도 그래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전혀 다르지 않은 우리의 모습들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듯 하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기에, ​무엇보다도 가족의 죽음으로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이 너무나 디테일 하게 그려지면서 느껴지는 현실감에 그대로 빠지게 된다. 그래도 이어지는 삶의 모습은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고 나서 다시 계속 되는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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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라면 날 사랑하겠어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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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배우거나 해외에서 현지인들과 부데끼면서 생활하면서 그 곳의 언어를 익히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전문 용어가 많은 잡지나 사회 뉴스가 아니라 그들의 코미디와 유머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흔히 슬랩스틱 코미디 처럼 말이 필요 없이 엉뚱하거나 예상치 못했던 동작으로 웃음을 주는 장르도 있겠지만, 스탠딩 코미디나 유머는 그 시대의 시대상과 사회의 사건들을 공유하면서 함께 살아온 역사가 있어야 이해가 되는 부분 일 것이다.

 

[내가 너라면 날 사랑하겠어]는 ​독일 출신의 라디오 진행자인 <호어스트 에버스>의 위트 넘치는 그의 일상에 대한 짧은 단편들로 꾸며진 에세이집이다.

​엉뚱하고 위트 넘치는 그의 일상을 담아 놓은 이야기로 재기 넘치는 웃음을 만들어 낸다는 소개와는 달리, 아무래도 독일의 문화와 정서에 익숙치 못한 탓인지 어느 부분에서 웃음의 포인트를 찾아야 할런지, 어중간한 코미디 프로를 보면서 오히려 잔뜩 기대를 품고 있으면서 보고 있는 내가 민망해지는 느낌이었다.  

유명한 대형 백화점에 들러서 물건을 사는 행위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베를린의 유명한 도둑들의 산을 지능적으로 이용하는 모습과 장사치들을 비교하는 장면등 위트가 넘치는 부분들로 보이는 장면들로, 그의 일상에서 느끼는 이야기들과 생각의 단상들을 옮겨 놓고 있다.

​길지 않은 짧은 에피소드들로 짜여진 이야기들로  쉽게 읽는데는 문제가 없는데, 내용을 이해하기가 무척 난해한 부분들이 많았다. 설령 그의 이야기 주체를 다른 비교 대상과 반어적인 표현으로 위트를 구사하는 장면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들 조차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아무래도 문화적 사고의 차이이거나 유머 코드가 맞지 않는 부분이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머스러운 내용이 아닐지도 모르는 내용에서 조차 그가 말하고자 하는 논점 자체도 잡을 수 없는 이야기들에서는 꽤나 난감하기 그지 없다.

냉장고 속에 놓인 잼을 보면서 '잼의 일생' 이라는 제목으로 쓰여진 이야기를 보면 마치 살아 있는 친구 대하듯이 이야기를 끌어내고, 잼의 제조 비법과 제조 회사의 디자인 전략등까지 연결시켜서 재치 있는 전개는 분명 눈에 들어오고, 꽤나 유쾌한 인물임을 확인해 볼 수 있지만, 만담가로 얼마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 모를 그에 대한 현지인 만큼의 정보가 없다보니 아무래도 그가 등장만 하더라도 웃을 준비를 하는 준비된 독자나 시청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접근할 수 밖에 없는 한계점은 여전히 존재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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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으로의 여행 크로아티아, 발칸을 걷다 시간으로의 여행
정병호 지음 / 성안당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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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프로그램에서 '크로아티아'에 대한 여행이 소개 되면서, 그동안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크로아티아'에 대해 다시금 찾아가고싶은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듯 하다.

유럽을 크게 북유럽, 서유럽, 동유럽으로 나누고 있지만, '크로아티아'가 속해있는 지역은 유럽의 방위학적 위치로 분류한 곳들과는 별개로 따로 '발칸 반도'로 일컷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 책에서나 그밖의 다른 루트를 통해서 어슴프레 발칸 지역의 나라들 지명 정도는 들어왔지만, 명확하게 한 눈에 그려지지 않는 지역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유럽의 풍경을 떠올려 보면, 프랑스 '파리'나 '런던'처럼 찬란한 예술이 도심에서 함께 숨쉬는 그런 이미지들도 생각나기는 하지만, 왠지 사진첩이나 만화책에서 보았던 유럽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지중해 바닷가 해변을 따라 흰색 돌담과 집집마다 빨래가 널어져 있는 오밀 조밀한 동네 어귀의 모습과, 그리고 조용한 시골길등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유가 넘치는 햇살 따뜻한 그런 곳을 꿈꾸게 된다.

​'크로아티아'가 속한 발칸 지역이 그저 낯설은 유럽과 아시아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베네치아 상인' 정도만 학창 시절 배웠던 역사적 의미로 그나마 기억해낼 수 있었는데,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게 된 계기도 이 지역의 다툼에서 비롯 되었고, 십자군 전쟁 및 19세기의 크림 전쟁과 20세기의 발칸 전쟁으로 열강들의 화포에 잠시도 평온할 날이 없던 아픔이 서린 곳이라는 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발견해낸 사실 이었다.

<시간으로의 여행> 이라는 부제처럼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과, '알렉산더' 와 '테레사 수녀'등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의 인물들의 터전이었던 이 곳에서의 영향력과 역사적 사실들도 다시 한번 해당 지역의 과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풀어내 놓고 있다.

발칸 반도의 우리나라와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다수의 나라들까지 여행길에서 가봐야할 명소들과 여행 팁들만 적어놓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이처럼 그 지역의 역사와 주변의 열강과 무역, 사회, 경제에 이르기 까지 자세한 지역의 사전 답사와 같은 학습 내용을 제공하고 있기에 학생들에게 여행서가 아니라 '세계사'의 한 부분으로 권해도 좋을 만한 내용이다.

주변 관광지에 대한 풍경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서 너무 교육적인 전개가 조금은 딱딱해질 수 있기에, 저자가 여행길에서 만나게 된 여성 여행객과 함께 동행을 하면서 대화체로 서로에게 대화 하듯이 여행 일지 속에 주요 내용들을 함께 녹여서 구성을 꾸며 놓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은 발칸의 역사 여행이 되기에 충분 한 듯 싶다.

하지만, 정말 교육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여행 전에 사회, 문화, 역사에 이르기 까지 상당히 많은 사전 지식을 담아 둘 수 는 있는 좋은 내용에도 불구하고, 대화체로 풀어 나간 구성이 반대로 정확한 요지들을 빠르게 한 눈에 찾아내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지리나 세계사 학습 교재처럼 도표로 만들어 놓고 도식화 해놓을 수는 없지만 각 나라별로 서두나 말미에 짧게 정리를 해두었으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든다.

물론 학습 교재가 아닌 여행도서 이지만 이처럼 기본 배경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너무 좋은 내용을 담고 있기에, 지금으로서도 지중해 바닷가가 보이는 한 노천 카페에 앉아서 전투에 참여했던 상이용사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눈 앞에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돌 담들 사이로 역사가 함께 영사기처럼 펼쳐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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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 때때로 외로워지는 당신에게 보내는 따스한 공감 메시지
다츠키 하야코 지음, 김지연 옮김 / 테이크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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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직장에 익숙 해질 무렵이 되면 어느덧 30대가 넘어가는 본인의 나이를 확인하게 되고, 결혼에 대한 주변의 압박도 심심치 않게 들어오게 되면서, 본인 스스로도 앞만 보고 달려온 직장 업무만을 우선으로 꼽고 있다가 조금씩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가깝고도 먼 나라 라고는 하지만, 좋은 의미에서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도 인접 국가로서 오랜 문화를 공유하거나 서로에게 다분히 영향을 끼쳐온 일본이기에, 그들의 문화와 사회 패턴이 우리와 유사한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만화 에세이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하야코'는 어느새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로 이제 마흔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는 노처녀인 본인의 이야기를 그림일기장 처럼 정말 편하게 엿보는 이야기이다.

비단 독신으로서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어영 부영 일에 치이고 이런 저런 일상에 부데끼면서 아마 대다수의 동병상련을 지니고 있는 일반 미혼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그렇게 시간을 흘려 보내며 결혼 상대자를 못만나고 있는 그녀의 하루 하루를 마치 나의 이야기 처럼, 내 친구의 이야기처럼 정겹게 이야기 하고있다.

​남자와 여자 처음 보는 몇명이 함께 만남을 가지는 단체 미팅은 다른 나라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성을 만나게 되는 방법일 것이다. 요즈음 남녀공학의 학교생활 이전에 남학교 여학교로 따로 나뉘어 학창 시절을 보낸 우리의 학교 시스템 속에서 유교적인 관습까지 더해져서 이성을 만나기 어려웠던 아마도 우리 나라에만 존재하는 풍습(?)이 아닐까 했었는데, 일본도 다를바 없이 미팅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남의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듯 하다.

 

'하야코' 선생님은 학교 동료 여선생님들과 결혼을 목표로 단체 미팅을 서로 번갈아가며 주선하는 과정 속에서 운명의 짝을 만나기를 고대하고, 한켠으로 털털하고 꾸미지 않는 성격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지내는 30대 노처녀의 미팅 보고서 이다.

​때로는 전혀 배려심 없는상대방을 만나기도 하고, 영혼 없는 대화로 겉도는 대화만을 나누다가 그저 그렇게 너무 익어버린 스파게티와 함께 미련없이 돌아서기도 하며, 커다란 욕심 없이 나와 대화가 통하는 반려자가 결혼 시장에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 누구나 한번 쯤은 겪었을 남녀 미팅에서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공감가는 이야기들이다.

미팅에서 약속 장소로 찾은 식당에서 남자가 아무래도 음식값을 부담하는 통속적인 관례(?)라던지, 미팅 주선자가 주도적으로 약속을 잡고 미팅 장소에서도 분위기를 유도하는 노력등이 너무나 우리의 모습과 닮았기에 더욱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것 같다. 그런데, 미팅 후에 마은에 드는 이성의 전화번호나 문자를 주고 받기 보다는 이메일 주소를 서로 공유한다는 점은 무척 실리적이면서도 조금은 우리와 다른 모습이 아닌가 싶다.

 결혼에 대한 당위성이 예전과는 달리 젊은 미혼 남녀들에게 많이 없어졌고, 결혼 적령기 또한 점차로 높아져가고 있기에 삼십대가 넘어서도 크게 초조한 결혼을 바라는 모습은 많이들 사라진듯 하다. 하지만, 인생의 반려자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힘든 여정 일 것이고, 인생의 전환점 중에 커다란 한 부분이기에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나 자신의 모습도 발견해 볼 수 있고, 미소 짓게 되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너무나 공감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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