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과 음모의 세계사
이와타 슈젠 지음, 오수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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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은 당시의 결과론적 사실에 근거하여 정리가 되어서 학습을 해왔었다. 하지만, 우리 일상의 인간 관계도 단순하지만은 않은 여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세계 국제 정세는 더더욱 하나의 사실에만 의존하여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치적 야욕과 파워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치 판도에서는 옳고 그름 보다도 실리를 취하기 위한 움직임이 중요 했기에, 겉으로 대중들에게 공표하고 드러내놓지 못하는 숨겨진 이야기들도 충분히 존재했을 것이다. 또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버리는 아이러니를 만들게 되는 수많은 배신과 음모들이 난무 했으리라 여겨 진다.

 

 

 

[배신과 음모의 세계사]는 어찌 보면 사실로 밝혀진 내용보다 더 사실 같은 이야기들인 이러한 음모론을 바탕으로 역사적 이야기를 재조명 해보는 역사책이다.

 

음모라는 것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하는 근거들로 만들어지기에, 당시의 세계 판도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함께 하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역사 인물들의 의중에 대해 쉽게 설명이 가능해 지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렇기에 더많은 음모설들이 만들어 지기도 하고, 그늘에 가려진 인물들과 조직들의 숨겨진 의도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크게 5 단계의 챕터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시대별로 구분을 해서 당시 동서양의 크고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배후에 일어났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여러 의혹이 될만한 근거들을 들어서 설명 하고 있다. 진실 공방이 아직까지도 이어지는 부분도 있고,  단지 가설로만 남겨져 있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배경 스토리 임에는 틀림 없다.

 

 

 

 

실제 역사적 배경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투가 일어 났던 지형의 작전 지도와 인물들의 관계도며 왕가의 가계도 등 한눈에 파악 할수 있는 여러 이미지와 도표들을 삽입 함으로써 단순한 텍스트 보다는 쉽게 상황 전개를 파악하기 쉽게 해준다.

 

 

각 역사적 사건 이야기 마무리 후에, 음모설을 뒷받침 해주는 사실 확인과 추가 배경 설명들을 별도로 <음모의 뒷이야기> 박스 내에 부연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은 하나의 국지적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링컨 대통령의 인권을 위했던 대표적 노예 해방 전쟁으로 기억 되는 <남북 전쟁> 마저도 의도치 않았던 정치적 부산물이었다는 점은 새삼 놀랍게 한다.

TV 다큐멘터리나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 되면서 몇 몇 에피소드들은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 밖에 잘 이해가 되지 않던 사건의 배경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 퍼즐을 맞추어 가듯이 만들어 지는 음모설이기에 사실 여부를 떠나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역사책추천 도서로 충분하다. 그리고, 각 사건을 중심으로 에피소드 처럼 풀이가 되어 있기에, 굳이 시대 순에 상관 없이 흥미가 있는 꼭지 부터  읽기 내기에도 부담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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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메이데이
도인종 지음 / 디어센서티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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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Mayday)는 통상적으로 비행기나 배의 운행중 위기 상황에 관제탑등 지상의 센터에 긴급 구조 요청을 알리는 국제 조난 신호라고 한다.  

[메이데이 메이데이]는 섬세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이 세상의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속에서 쉽게 상처 받고 아픔을 가지게 된 인물들이 서로에게 "메이데이"를 외치며 치유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그려 내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민준'은 대학원에서 아동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섬세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펴내고, 이 책을 서점에서 접하고 같은 학교에 입학하게된  역시 쉽게 상처받고 지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혜아'의 만남이 운명처럼 연결 되었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학교 마저 자퇴하고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진 그녀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가는데, 그녀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던 어린 영혼과 '민준'의 선배 등 서로에게 의지가 되면서도 아픔을 주고 있는 인물들간의 묘한 관계들이 하나씩 파헤쳐지게 된다.

주인공의 감성어린 연애 이야기처럼도 보이지만, 실제로 일반인보다 쉽게 상처받고 무너질 수 있는 심리학적으로 섬세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있다.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마포대교도 실제 우리나라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책의 표지에 보이는 밤 풍경의 사진또한 마포대교에서 바라보게 되는 도시의 불빛이라고 한다. 그들은 실제로 그들의 아픔을 쉽게 남들에게 터놓거나 고민을 나누지 못하고 오롯이 혼자서 떠안고 가야하는 심리적 압박감에 놓여 있다고 한다.

소설 형식으로 남녀의 사랑과 가족의 의미등을 함께 그려내고 있는데, ​[메이데이 메이데이]의 저자의 이력이 글의 주인공과 동일하게 아동상담을 공부하고, 역시나  일레인 아론 박사가 말한 <섬세한 사람(HIGHLY SENSITIVE PERSON)>에 주목하고 있다. 이 소설은 아마도 그가 그동안 공부하고 치료 상담을 하면서 만났던 경험에 의한 구성으로 보이기에 더욱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진실성이 묻어나오는 듯 하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일반인들이 이해 하기 힘들었던 섬세한 사람들에 대한 감성과 생각을 대변하고 저자가 구조하고 싶은 그들의 이야기들 이해하기 쉬운 역할극처럼 대신 전달하고 있는 있지 않나 싶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내뱉는 말에도 쉽게 상처받고 자존감이 무너지는 그들을 이해 못하는 우리들에게, 그들 스스로는 입 밖으로는 내뱉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누군가 먼저 알아서 손길을 내밀수 있도록 이렇게 "메이데이" 구조 신호를 강하게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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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이력 - 평범한 생활용품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
김상규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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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들과 빠른 소비문화 패턴 사이에서, 우리 주변에서 늘 사용하고 있던 제품들의 모습들이 어제와는 다른 모습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진보를 하고 있다.

예전의 불편했던 기능들을 조금 더 편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물건으로 자리를 바꾸기도 하고, 단지 보기 좋은 형태로 모습만 성형을 거듭하고 있는 제품들 역시 소리 소문 없이 집 안 곳곳에서 올드한 것들을 천대시 하며 몰아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사물의 이력]은 디자이너 출신인 저자가 감성적으로 바라본  우리에게 향수를 주기도 하는 예전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서 부터 이어져 내려 오던 의자의 동물 모습을 따라 디자인 된 다리 형태에 대한 이야기서부터, 불과 몇 년전까지만도 대중들의 통신을 담당 했던 무선 호출기 '삐삐'에 대한 추억 여행 등 우리 생활에서 함께 했던 사물들에 대하여 그 의미와 대채된 사물에서 느끼지 못하던 아련함들 모두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산업과 기술이 발전해온 근세 사물들은, 오랜 전통 사물이 아님에도 너무나 빨리 모습들을 감추어 버리게 되었다. 아마도 어린 친구들은 본 적도 없는 "카세트 테이프"와  컴퓨터 저장 장치 였던 "플로피 디스크" 뿐만 아니라, 주방이나 집 단장에서 사용했던 ​'함석 물뿌리개'등의 여러 물건들.

우리 어릴적 이른바 국민학교 (초등학교)의 '기술' 이라는 교과목에 당당히 실습 과제로 들어 있던 '쓰레받기 만들기'며 '바느질 방법'등이 소개 되어 있었는데, 요즈음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인 함석판을 이용해서 직접 손으로 구부려가며 만들면서 손가락도 베이던 기억이 난다.

나이 많으신 노인 세대 뿐만 아니라, 70-80 정도의 우리 나라 산업 변혁기를 함께 겪어온 정도의 연배를 가진 중년 세대들에게도 이렇게 빠르게 변모하고 바뀌어 버리는 사물들에대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빠른 변화를 느꼇을 것이다. 그래서, 늘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사용법을 익히는 노력도 버거울 정도로 말이다.

여섯 가지 이야기 주제를 중심으로 기능과 형태의 변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의 편리한 기능만 남은 영혼 없는 사물들과 비교해 옛 것에 대한 향수와 우리 기억 속에서 하나의 의미와 상징으로 남아 있는 여러 사물들의 사라짐을 안타까워 하고 있는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는데, 단순한 감상으로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사물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사물의 개발 동기며 전문적인 발전 과정에 대한 정리도 정확한 자료를 중심으로 해설을 겸하고 있기에 전문 지식을 또한 함께 나누어 주고 있다.

아직도 컴퓨터에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마우스'를 예를 들면, "디지털 원주민"인  어린 청소년 친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물건일테지만, '마우스'가 없는 컴퓨터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 것이고, 모니터 또한 얇디 얇은 LCD, LED 사용 모니터가 아닌 앞뒤로 두툼한 상자 박스만한 브라운관 모니터나 TV는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박물관에서나 기껏 볼 수 있을까 말까한 기원전 세대의 유물과도 같은 제품들 일 것이다. 

[사물의 이력]을 보면서 여러 사물에 대한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대체품, 혹은 사라져가고 있는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에 격하게 공감되는 어쩔 수 없는 올드함을 느끼게도 되지만, 지금처럼 빠르고, 편하게 우리 몸을 게으르게 만들어 내는 물건들 보다는, 불편했던 사물들이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철학과 추억들이 하나씩 떠오르게 된다.

책 내용에는 없지만, 이제는 여느 시골 학교에서도 에어컨이 보급되 냉 난방 시설이 완벽해진 초등학교와는 달리, 그 옛날(?) 석탄 혹은 톳밥 난로가 커다란 함석 연기통과 함께 교실 한가운데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양은 도시락을 켠켠히 쌓아 올려서 밥이 타 누룽지 냄새가 진동했던 모습들이며,  나무로 된 교실 마룻바닥을 수업 후 청소하고 광내기 위해서 준비를 해가야 했던 구두약 같은 왁스와 손걸레. 못입고 헤진 옷 자투리를 가지고 굵은 실로 한 땀 한 땀 손 바느질로 밤 새 만들어 주신 어머니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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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봄입니다
윤세영 지음, 김수진 그림 / 이답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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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는 계절은 차갑고 움츠렸던 '겨울'을 지나고 생동감 넘치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따뜻한 의미로 다가온다. 언제나처럼 따뜻한 햇갈같은 '봄'. [당신은 나의 봄입니다]에서는 그렇게 따사로운 '봄'같은 사람으로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살아오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한명 한명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소소한 일화들과 따듯한 정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 하나 하나가 가슴에 다가 온다.

 ​

저자의 에세이 글이지만, 그녀가 이 글은 그녀의 글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듯이 많은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귀한 인연의 끈을 감사한 마음으로 전하고 있다.

어릴적 딸에게 따뜻한 점심을 먹이기 위해, 언제나처럼 학교 앞에 도시락을 챙겨서 건네 주고, 귀가길에 책가방도 들어주는 든든한 어머니. 귀찮을 법도 할만한 그런 수고를 사랑하는 자식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는 모습은 저자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언제나처럼 그자리에서 믿어주고 보듬어주는 '우리 어머니'라는 모습으로 각인 된다.

어느덧 자식을 키우는 어머니가 되고서, 요즘 아이들의 냉소적인 모습들과 사회 일인자가 되기만을 바라면서 공부만을 강요하는 모습으로 비추어지는 저자를 비롯한 요즘 엄마들의 자식사랑과 어릴적 온전히 사랑으로 기다려주었던 고단한 어머니의 모습들이 겹쳐지면서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동아일보'에 매주 연재하던 그녀의 일흔 하나 글들을 모아서, 한 권으로 엮은 이 에세이집 글 하나 하나가  ​정감 어린 이야기로 입가에 미소를 머무르게 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듯이 살맛 나는 세상의 이야기들이다.

점점 각박해지고, 네모난 틀안에 갖혀서 살고 있는 바쁜 현대인들의 모습 속에서,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졌을 법한 사람들과의 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이처럼 새롭고 뭉클해지는 것은 너무 멀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멀어져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글 속에 등장하는 사연들 만큼이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삽화는 더더욱 사랑스러운 이야기들 안에서 저자의 소박한 삶이 부럽고 감사할 수 있는 지인들이 함께 있음에 질투도 생긴다. 늦은 저녁에 식당문이 모두 닫혀서 저녁 식사를 못하게 된 상황에, 한 식당 주인의 배려로 식사를 하고 음식값도 받지 않은 고마움에 차후에 다시 들러 작은 선물도 드리면서 좋은 이웃이 되었다고 한다. 그저 받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나눔의 정과 다시 주변에 스스로도 되돌려주려는 선량한 마음씨가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끊임없게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살아가면서​ 사람과의 좋은 인연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진정 죽어서도 잊히지 않을 선물이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늘 봄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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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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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레너드 피콕'. 하지만, 그의 주위에는 그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도 없고 생일을 기억해주는 친구들 조차 함께 하지 않는 외로운 생일날이고,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는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다.

 

얼마전 TV 뉴스에서 미국 내에 총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점점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한 총기류 홍보 마케팅까지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개를 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원천적으로 총기 사용이 금지된 우리 나라에서는 더더욱 공감이 가기 어려운 뉴스였다. 

이야기 속에서도 한인이 용의자였던 대학 및 그 외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 등도 언급하면서 점점 학내 총기 사고 문제가 새삼 스럽지도 않고, 더이상의 도덕적 관심의 도를 넘어선 사회 현상처럼 보일 정도로 너무나 큰 미국의 주요 문제일 것이다.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에서는, 2차 대전 당시 나치를 상대로 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의 유품인 낡은 P-38 권총을  들고, 그의 절친했던 친구를 살해하고 본인 스스로도 방아쇠를 당겨서 그에게 더이상의 의미 없는 세상을 떠나려고 하는 상황이 이제는 너무나 현실적이라는 공감에 문득 소름이 끼친다. 그만큼 어린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쉽게 손에 닿을 수 있는 무기류에 대한 소홀한 관리와 사용이 미국 내에서 뿐아니라 멀리 떨어진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 지는 듯 하다.

단순히 무기에 대한 이유뿐만 아니라 청소년 시기에 느낄 수 있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주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원만하지 못한 유대 관계가 만들어 내는 상실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시기의 당사자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힘겨운 투쟁으로 보인다.

이야기 속 '레너드'는 햄릿을 외울 정도로 완독을 하고 각 인물들에 대한 재해석과 그만의 정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아이로 그려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남에게 그의 속내를 내비추지 못하고 극단적인 표현을 하게 되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그려진다.

​불편한 가족 관계 속에서 소외 되고 있는 현대 가족 구성원의 문제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1등 만을 대접해주는 관료주의적 사회와 학교의 성적 지상 주의 평가들과 친구들 사이에서의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한 학생들의 문제에 대한 이슈는 어찌보면 알면서도 해답을 찾기 어려운 과정으로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아닌가 싶다.

'레너드'의 생일 하루 동안 올드 무비를 함께 보며 우정을 싹트이고 있는 이웃집 할아버지와 학교 선생님, 예전 친구도 만나면서 지나온 일상을 정리도하고 거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 과정을 그의 입을 통해서 들어보는 하루 동안의 일기이다.

그리고, 이야기들 중에 별도의 주석이 달려있는데, 어렵거나 특이사항에 대한 추가 설명이 아닌, '레너드'만의 개인 생각이나 예전 일화를 떠올리는 독백과 회상에 대한 내용을 하단에 남아 놓고 있어서, 조금 더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웃집 할아버지와 험프리 보가트의 비정한 남자세계를 그린 영화들을 보면서, 오랜 필름 속 주인공의 중절모를 뒤집어 쓰고, 과거의 유령에 사로 잡힌 듯 현실 속의 무력함을 과거의 그림자 속에 숨으려고 하는 하나의 필사적인 제스춰를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 듯 하다.

​어떠한 이유로 권총까지 쥐어들고 '레너드'는 두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그렇게 학교와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아이의 문제는 그 아이만의 문제인 것일까?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 이렇게나 아픈 것인지? 해결되지 않는 오랜 숙제를 다시 한번 극한 상황 속에 놓여있는 위태 로운 아이의 손끝을 통해 긴장하면서 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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