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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들과 빠른 소비문화 패턴
사이에서, 우리 주변에서 늘 사용하고 있던 제품들의 모습들이 어제와는 다른 모습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진보를 하고 있다.
예전의 불편했던 기능들을 조금 더 편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물건으로 자리를 바꾸기도 하고, 단지 보기 좋은 형태로 모습만 성형을 거듭하고 있는 제품들 역시 소리 소문 없이 집 안 곳곳에서 올드한
것들을 천대시 하며 몰아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사물의 이력]은 디자이너 출신인 저자가 감성적으로 바라본
우리에게 향수를 주기도 하는 예전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서 부터 이어져 내려 오던 의자의 동물 모습을
따라 디자인 된 다리 형태에 대한 이야기서부터, 불과 몇 년전까지만도 대중들의 통신을 담당 했던 무선 호출기 '삐삐'에 대한 추억 여행 등 우리
생활에서 함께 했던 사물들에 대하여 그 의미와 대채된 사물에서 느끼지 못하던 아련함들 모두 너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산업과
기술이 발전해온 근세 사물들은, 오랜 전통 사물이 아님에도 너무나 빨리 모습들을 감추어 버리게 되었다. 아마도 어린 친구들은 본 적도 없는
"카세트 테이프"와 컴퓨터 저장 장치 였던 "플로피 디스크" 뿐만 아니라, 주방이나 집 단장에서 사용했던 '함석 물뿌리개'등의 여러
물건들.
우리 어릴적 이른바 국민학교 (초등학교)의 '기술' 이라는
교과목에 당당히 실습 과제로 들어 있던 '쓰레받기 만들기'며 '바느질 방법'등이 소개 되어 있었는데, 요즈음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인 함석판을
이용해서 직접 손으로 구부려가며 만들면서 손가락도 베이던 기억이 난다.
나이 많으신 노인 세대 뿐만 아니라, 70-80 정도의 우리
나라 산업 변혁기를 함께 겪어온 정도의 연배를 가진 중년 세대들에게도 이렇게 빠르게 변모하고 바뀌어 버리는 사물들에대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빠른 변화를 느꼇을 것이다. 그래서, 늘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사용법을 익히는 노력도 버거울 정도로 말이다.
여섯 가지 이야기 주제를 중심으로 기능과 형태의 변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의 편리한 기능만 남은 영혼 없는 사물들과 비교해 옛 것에 대한 향수와 우리 기억 속에서 하나의 의미와 상징으로 남아 있는
여러 사물들의 사라짐을 안타까워 하고 있는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는데, 단순한 감상으로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사물들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사물의 개발 동기며 전문적인 발전 과정에 대한 정리도 정확한 자료를 중심으로 해설을 겸하고 있기에 전문 지식을 또한
함께 나누어 주고 있다.
아직도 컴퓨터에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마우스'를 예를
들면, "디지털 원주민"인 어린 청소년 친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물건일테지만, '마우스'가 없는 컴퓨터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 것이고,
모니터 또한 얇디 얇은 LCD, LED 사용 모니터가 아닌 앞뒤로 두툼한 상자 박스만한 브라운관 모니터나 TV는 한번도 본 적이
없고, 박물관에서나 기껏 볼 수 있을까 말까한 기원전 세대의 유물과도 같은 제품들 일 것이다.
[사물의 이력]을 보면서 여러 사물에 대한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대체품, 혹은 사라져가고 있는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에 격하게 공감되는 어쩔 수 없는 올드함을 느끼게도 되지만, 지금처럼 빠르고, 편하게
우리 몸을 게으르게 만들어 내는 물건들 보다는, 불편했던 사물들이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철학과 추억들이 하나씩 떠오르게 된다.
책 내용에는 없지만, 이제는 여느 시골 학교에서도 에어컨이
보급되 냉 난방 시설이 완벽해진 초등학교와는 달리, 그 옛날(?) 석탄 혹은 톳밥 난로가 커다란 함석 연기통과 함께 교실 한가운데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양은 도시락을 켠켠히 쌓아 올려서 밥이 타 누룽지 냄새가 진동했던 모습들이며, 나무로 된 교실 마룻바닥을 수업 후 청소하고 광내기
위해서 준비를 해가야 했던 구두약 같은 왁스와 손걸레. 못입고 헤진 옷 자투리를 가지고 굵은 실로 한 땀 한 땀 손 바느질로 밤 새 만들어 주신
어머니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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