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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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번 국내에 새롭게 소개된 샬롯 맥커너히의 

『늑대가 있었다』(Once There Were Wolves)는, 

자연환경 보존을 배경으로 늑대를 방사하는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었기에 책을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었다.


스코틀랜드의 황폐해진 자연 생태계를 재복원하기 위해서, 

에러베시 숲에 멸종되었던 늑대를 다시 방목을 하려는 

생물학자 인티를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벌어지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야생 늑대를 자연에 풀어 놓는 과정 속에서, 

현지 주민들과의 마찰과 자연 생태계에 다시 적응해가는 

포식자 생명체가 느끼는 혼돈을 담은 휴먼 드라마와 같은 

다큐멘터리 전개 정도의 가벼운 내용인 줄로만 알았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단순한 환경 보호 스토리가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공포와 폭력성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지? 


내가 믿고 있는 가까운 환경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무기력한 피해와 그로 인한 복수심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무너지는 여성의 삶과 아픔까지 

미스터리한 범죄 사건의 전개마저 이어지는 복합 전개였다.


주인공의 가족사 문제들도 하나 둘 무게감 있게 다가오고, 

늑대로 인해서 자신의 가축들이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현지 농부들과의 마찰로 인한 트러블도 빈번해지면서 

조금씩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갑작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늑대가 있었다 이 베스트 소설을 접하기 이전에는, 

늑대라는 동물이 이미 영국이나 스코틀랜드 등 유럽에서 

이미 멸종된 상태이며 엄격한 보호 종인지 미쳐 알지 못했었다.


소설 속 내용은 물론 허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도 스코틀랜드에서는 야생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고 있고, 이야기 속 내용처럼 야생 늑대를 도입해서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는 논의도 꾸준히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 현지 마을 사람들의 반응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새로 등장한 

상위 포식자가 숲속의 연약한 동물들을 싹~ 다 잡아먹는다면 

오히려 다른 생물들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생태계 혼란이 

생기는 게 아닐까? 살짝 의아한 부분이 없지 않았었다. 


본문에서도 주인공이 주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듯이, 

늑대가 사슴을 쫓게 되면 그동안 한자리에서 숲속 식물을 

모두 파헤쳐 먹던 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될 것이다.


초식 동물이 자리를 비운 자리는 나무와 초록 식물들이 

다시 생명을 피울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순환 사이클이 계속 반복하고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반면 우리 인간이야말로 재미나 스포츠 등으로 사냥을 하며, 

동물들을 멸종에 이르게 만드는 최악의 난폭꾼이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재야생화 프로젝트의 

방법도 새롭고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었지만, 저자는 

실제 괴물은 야생 포식자가 아니라 공포를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불신과 비틀어진 관계 등 현대 사회 속 불편한 

진실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였다.


무엇보다도 동물조차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모성애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우리 인간 역시 

자식을 위한 헌신과 제 몸을 다 내어 줄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지녔음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늑대가 있었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실제 정글처럼 

서로 물고 뜯고 상처를 입히는 광란의 장소는, 야생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 속에서 만나는 광기 어린 폭력이었다.


단절된 인간관계와 공허한 외로움이 만드는 공포가 우리를 

폭력적으로 점점 어둡게 잠식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여전히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기에는 

힘겨운 사회적 편견과 가정 폭력의 피해까지 다루면서, 

자연의 순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가는 스토리 전개는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의 빼어난 문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스토리도 빠르게 전개되면서,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까지도 매료할 수 있는 강력 추천 신간 소설이었다.


"야생에서 신뢰 같은 건 없어요."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단어가 필요한 건 오직 사람뿐이죠."

_P.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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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데이즈
루스 웨어 지음, 서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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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현대판 애거사 크리스티'라는 찬사를 받는 

루스 웨어의 신작 스릴러 소설인 『제로 데이즈』


저자의 초기 데뷔작인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부터 

[우먼 인 캐빈 10]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작품들이 

베스트셀러에 선정이 되고 영화화되기도 할 만큼 

꽤나 영향력 있는 현대 영미 소설 작가가 아닌가 싶다.


'제로 데이즈' 소설 제목의 뜻을 찾아보았더니, 


"Zero-Day"는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지만, 

이에 대한 수정 프로그램 패치가 제공되지 않은 

상태로 사이버 공격에 노출된 상황을 뜻한다고 한다.




8일 전 토요일에 시작되는 이야기의 배경은, 

늦은 주말 저녁 형광 주홍색 컬러 헤어의 톡톡 튀는 

여성인 잭이 보안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빌딩의 외부에서 

서버실까지 경비원들의 눈과 감시 카메라를 피해서 

조심스럽게 침투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녀의 이어폰을 통해서 남편 게이브가 자택에서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원격 온라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최근 IT의 발전으로 우리 개인 정보가 

너무나 중요해진 현대 사회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 정보로 

인해 펼쳐지는 테크 스릴러 장르라는 점이 무척 신선했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전문 용어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해 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운 구성이었다.


보통 해커라고 하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서 

프로그램 코딩에 바이러스를 심는 정도로만 알았는데, 

보안이 심각하게 되어있는 서버에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네트워크 상이 아니라 실제 서버실 접근도 필요했다.






힘겨운 업무를 끝마치고 따뜻한 샤워가 기다려지는 

집에 도착한 잭은, 컴퓨터 앞에 쓰러져 있던 게이브를 

발견하지만 그는 이미 처참하게 살해되어 있었다.


누구도 집에 침입한 흔적이나 몸싸움을 한 듯한 

정황은 전혀 없었기에, 의문의 사건으로 

런던 경찰은 잭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게 된다.


결국 자신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 잭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그녀 홀로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너무나 절박한 

그녀의 심정과 세상을 잃은 아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루스 웨어의 이번 신작 소설 제로 데이즈 외에 

기존 작품들에서도 대부분 여성이 주인공으로, 

그저 세상에 휘둘리는 연약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스스로 헤쳐나가는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긴박한 스릴로 다가왔다!





조금 어려운 용어와 전문 테크놀로지 기술을 

활용하는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고는 있지만, 

보안 해커가 아니라 실제 몸으로 부딪치는 잭의 

관점에서 어렵지 않게 소개가 되고 있기에 

전혀 거부감 없이 편하게 공감을 할 수 있는 전개였다.


과연 디데이가 되었을 때에 그녀는 누명을 벗고 

엄청난 비밀의 주인공은 누구일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로 꽤 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사이 없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 조금의 여유를 

느낄 사이 없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사건의 

전개와 예상할 수 없었던 진실의 배경이 드러나는 

순간까지 한숨에 읽을 수 있는 몰입도 높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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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메이슨 코일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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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최근 발매된 신작 영미소설 윌리엄 (William)은, 

심리 스릴러와 공포소설로 유명한 캐나다 작가인 

앤드류 파이어의 SF 적인 시도가 가미된 작품이다.


AI라는 용어가 세상에 알려진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인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너무나 쉽게 디지털 생성 

작품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기존의 이미지나 영상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AI를 이용해서 누구나 손쉽게 사실과 똑같은 

페이크 영상들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보니, 

이제는 경이롭다기보다는 사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악용되지나 않을까 두려워지기도 한다.


SF 스릴러 공포 소설인 윌리엄 역시 발전된 테크닉의 

오용에 대한 염려와 미지의 두려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봇 공학자 헨리는 집 밖을 나서지 않는 

비사교적인 인물로, 다락방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생각하고 소통 가능한 로봇 윌리엄을 만들어 낸다. 


헨리의 부인인 릴리 역시 컴퓨터 공학자로 

그녀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그와는 달리 

꽤나 사교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기에, 두 사람의 

관계가 왠지 서먹서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인간이 만들어 낸 

사람과 유사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객체를 

만들어 내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칼을 겨누게 되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은 예로부터 이야기되어 왔었다.


다른 점은 죽은 시체 따위를 엮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도 너무나 인간과 흡사하고 

그대로 우리의 행동을 답습할 수 있다는 점이 

더더욱 무섭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보아도, 문명의 발전이 우리를 

더더욱 게으르고 생각을 놓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종종 가족 전화번호도 외우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봐야지만 자동으로 전화를 걸 수 있기에, 오히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에 반비례해서 인간의 뇌는 

게을러지고 그 역할을 AI가 대신하고 있는 듯하다.

 


신간 영미소설에서도 이러한 인공지능 로봇 윌리엄이 

자아를 가지면서, 인간에게 반기를 들이대는 

그러한 이야기가 초반에 어스름하게 비추어졌다.


그런 도발에 대한 우려를 염려해서 였는지, 

개발자 헨리는 로봇에게 인간처럼 보일 수 있는 스웨이드 

정장 차림에 타이까지 매어주고 있지만, 움직일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 주지 않고 스톨 의자에 앉혀 두고 있었다.


이야기 초반에는 이렇게 AI 로봇의 개발 배경과 

주요 인물들의 상황 묘사에 할애하고 있었다.


부자연스럽고 조금 혐오스럽게 생긴 윌리엄은, 

논리적인 해답뿐 아니라 삶과 죽음 등 종교와 

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헨리에게 설파하면서, 

무언가 주종의 관계가 뒤섞이고 불안한 요소로 

다가오는 전형적인 미래 디스토피아 스릴러 모습이었다.



 



소설 윌리엄이 이미 영화화로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이야기 전반적인 흐름이 익숙한 SF 공포 소설의 

기본적인 클리셰를 따르고 있기에 크게 새롭지는 않았다.


중반까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스토리 전개인 듯 

싶었는데, 돌연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까지 거론되었다.


정말 생명이 없는 인공지능 로봇에게도 영혼이 

존재하는 것일까? 살짝 종교와 철학적인 의문도 

떠올리게 하는 밀당이 이어지기에 그저 뻔한 공포 

스릴러 장르와는 다른 접근이 새롭게 이어졌다.

 


나무 인형 피노키오를 만든 제페토와 비교 

당하는 헨리의 자존감도 급격히 떨어지고, 


소원했던 부부의 일상 모습과 하물며 하찮은 

로봇 윌리엄의 뼈를 때리는 간섭마저도 그에게 

엄청난 불안감을 만들어 주기 충분했다.


더구나 짧고 빠르게 전환되는 챕터 구성이라서, 

마치 영화의 장면을 넘기듯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SF 심리 스릴러 공포 소설이었다~!



 




소설 윌리엄의 후반부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드러나면서, 더더욱 AI가 만들어 내는 

공포의 대상이 현실과 가상의 간극을 넘어서는 듯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AI 기술과 로봇 공학이 접목이 되어서, 영화 속에서나 

보았음직했던 그런 상상의 산물이 우리 주변에서 

정말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모습이 쉽게 그려지는 것 같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용어가 로봇 개발에서 자주 

언급이 되고는 있는데, 사람보다도 더 사람 같고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는 행동 패턴도 빠르게 

답습하는 AI 기능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즈음....


과연 불쾌한 골짜기의 대상이 인공지능 눈에는,

오히려 우리 인간이 불완전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이지 않기에 터부시돼야 하는 대상으로 

전락이 되는 게 아닐까? 두렵게도 만드는 것 같다. 


길지 않은 분량에 마치 SF 스릴러 영화를 보듯이 

빠르게 전개가 되는 윌리엄 영미소설이었기에, 

앉은 자리에서 빠르게 몰입해서 속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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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 전쟁 전야, 천재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의 운명 속으로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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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신작 도서는, 혁신적인 디젤 엔진을 발명했던 천재 엔지니어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증기선 드레스덴호에 탑승했던 천재 발명가 Rudolf Diesel이 1913년 9월 29일 밤에 배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날 저녁 객실 침대는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단지 그의 코트와 모자가 배의 후미 갑판 난간 밑에 가지런히 놓여있었으며, 며칠 후에 네덜란드 해안에서 정체불명의 시신이 발견되었지만 인양되지 않았고, 발견된 소지품이 디젤의 것임으로 결론 지어졌었다. 여전히 그의 미심쩍은 실종 사전의 미스터리를 하나하나 좇아가면서, 그가 살아왔던 불완전했던 위태로운 당대 시대적 배경과 전 세계 산업의 변혁과 강대국들의 파워 게임 히스토리를 설명하고 있었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신간을 처음 접했을 때, 소설가의 시점으로 역사를 배경으로 한 허구의 내용이 가미가 된 추리 소설 정도로 생각하고 첫 장을 열었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역사 기록의 고증을 최대한 반영해서, 디젤의 생과 사를 관통하는 시대적 상황을 철저하게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하나의 역사서였다! 말미에는 저자가 그의 실종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고는 있지만, 그 역시 당시에 발견된 증거와 영향력 있는 주요 인물들의 관계 역시 파헤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나라의 흥망성쇠를 쥐고 있던 군사력과 파워 게임의 배경 세력까지 철저히 분석하면서, 여러 음모론 중 타당한 숨은 사실을 가정해 보았다! 루돌프 디젤의 실종 사건을 통해서 저자가 그 사건 전말을 찾아가면서 서술한 내용이었지만, 실제 디젤 엔진의 발명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면서, 소설적인 전개보다는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세계사의 내용을, 광범위하고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논픽션 역사 스토리로 다큐멘터리 방식의 전개였다! 파리에서 가죽 제본과 잡화들을 만들던 가난한 독일 이민자 가족으로 태어난 디젤의 불우한 어린 시절 성장기부터, 세계 최고의 내연기관을 발명하게 된 과정과 그 발명품을 둘러싼 각국의 로비와 협정 등, 방대한 세계사 역사 히스토리가 펼쳐지기에, 20세기 초 세계정세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는 도서였다. 특히나 세계 위인 전집에 기본 인물로 떠올릴만한, 노벨, 에디슨, 록펠러 등 역사적 인물들과의 접점에서 그들과 함께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임이 너무 신기했다! 모든 발명이 그렇겠지만 한순간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니즈가 계속 이어져 왔었고 그 기본적인 지식도 꾸준히 발전되어 오면서, 제대로 효용성이 보장되는 결과로 만들어지기까지 시행착오도 수많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 인류 제2의 웨이브 산업 혁명의 기틀이 된 증기 기관도, 사실 이미 고대 이집트인들부터 사용을 해왔던 원시적인 기술이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자동차의 태동기에 이미 전기자동차가 있었으며, 더구나 에디슨이 대중화를 위한 대규모 산업 공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읽어 볼 수 있었다. 마치 새로운 기술인 듯 21세기 현재에 들어서야 전기자동차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천재들의 미래를 내다보는 도전과 후대에 다시금 빛을 발하는 그들의 결과가 참 아이러니했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분문은 시대 순으로 효율적인 성능의 내연기관을 만들게 된 과정이. 그의 연구 노트뿐 아니라 주변에 그를 지지해 주거나 그와 함께 사업을 확장하고 전 세계에 라이선스를 판매하게 되는 과정 모두 상세하게 그려졌다. 그 과정 중에 누구나 알법한 여러 위인들과의 조우와 각 나라별 정치와 경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분석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나 디젤이 에디슨과의 저녁 식사 자리가, 결코 유쾌하지 않은 천재들의 만남이었던 것 같았다. 다이너마이트 개발로 억만장자가 된 노벨과의 협업과 투자 등 여러 일화도 무척이나 흥미로웠었다. 독일인 루돌프 디젤이 격동기 시절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겪었던 외국인 이민자 차별과 전쟁으로부터 도망쳤지만, 더구나 불우했던 가정사를 극복하면서 재능을 키우고 스스로 개척해갔던 위인의 정수를 그대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초기 효과적인 기능을 예견할 수 있는 내연 기관을 개발하고,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면서 개발하던 와중에 갑작스럽게 실종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특보가 되었지만, 다음 해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그의 실종 이야기는 조용히 묻혀 버리는 계기가 된 게 아닌가 싶다. 『루돌프 디젤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내용은 에필로그와 말미에만 저자의 사건 파일 분석 정도가 전부였기에, 제목과는 사실 상충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싸고 있던 20세기 초 전 세계의 주요 역사와 군비 확장을 키우기 위했던 각 나라 별 정치적 인물들에 대한 패권 다툼까지 방대하게 다루고 있기에 인문학 도서로 손색없는 내용이었다! 더구나 20세기를 대표하는 대표 과학자들과 정치 경제 인물들이 서로 긴밀했던 관계와 그 배경 히스토리까지 얽혀있던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결코 단순하게 흐르지 않는 세계사의 선명한 명암을 디테일하게 파헤쳐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디젤 기관이 현대 연료 엔진 체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여러 사건과 이야기를 모두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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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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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원제는 Le premier jour du reste de ma vie.

원제를 우리말로 번역해 보니, 

"내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새롭게 인생을 출발하기 위한 전환점을 

보여주는 제목으로, 100일간 세계 여행을 떠나는 

크루즈 여객선 펠리시타 호에서 벌어지는 내용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쌍둥이 두 딸을 키우고 있는 

마흔 살 전업주부 마리의 시선으로 시작을 한다. 

아내 모르게 여러 명의 여성들과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오히려 권위적으로 대하는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하고 크루즈 여행에 홀연히 떠나게 된다.


여행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62세의 노부인 안, 

스물다섯 자유분방한 젊은 여성 카미유와 함께 

여행 동반자가 된다. 세 명의 여성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독 속의 세계 일주'라는 모토로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는 펠리시타 호의 독특한 콘셉트이기에, 

한 가지 특이한 합의 권고 사항이 있었다.


​크루즈 여객선에는 오로지 혼자 탑승할 수 있으며, 

여행 중에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삼가야 하며, 갑판 위 의자 위에서 

애정 행각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서로 사랑을 나누는 

연인이 되는 걸 금지하는 엄격한 규정이었다.


홀로 전 세계를 돌아보면서 고독하지만 

여유로움도 만끽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었기에, 

100일간 긴 여행길에 홀로 탑승한 남녀가 

이성 찾기에 혈안이 되는 짝짓기 장이 되는 걸 

막기 위한 필수 사항임에 납득이 가는 부분이었다.  


​남편 생일날 이혼을 통보하고 떠난 마리는, 

여객선을 타기 전 비행기 안에서 먼저 만난 안과 

크루즈 안에서 자연스레 합석하게 된 카미유 

세 여성이 나이를 넘어서 의기투합을 하게 되는 

과정부터 너무 신나고 흥미로운 구성이었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세 명의 여성이었지만,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속에 담아 두었던 사연을 

하나 둘 터놓으면서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고독을 여행하는 크루즈 여행 프로그램답게, 

그들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의 실패로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 탑승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신간 소설 배경의 

여객선에선 애정 행각이 금지가 되어있지만, 

자석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 극이 서로 당기면서 

달라붙게 되는 것처럼, 남녀 간에도 서로의 반쪽을 

찾게 되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이치가 아닐까 싶다.


 다분히 폐쇄적인 규정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드넓은 바다와 새로운 환경의 고독을 즐기면서 

세 명의 여성 삼총사에게도 또다시 사랑의 

불씨가 하나 둘 피어오르는 걸 느껴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신간 소설 속 여주인공들의 모습이 

어쩌면 20대, 40대, 60대로 변모해 가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연애관이나 결혼 생활의 모습이 우리 전통적인 

동양 문화권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20대 활발한 여성인 카미유는 외모 콤플렉스에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성형 수술을 통해서 

새롭게 변모한 외적인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오히려 과장된 님포매니악 

같은 행동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듯 보였다.


​남편의 불륜과 독단적인 행패에 휘둘리고 

있으면서도,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마리의 

순응적인 중년의 여성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예순이 넘은 노부인 안은 그의 사랑하는 연인과는 

결혼 없이 40년을 함께 살아오고 있었지만, 

한순간 뜻하지 않게 이별을 통보하고 그동안 

서로에게 길들어진 시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홀로 세상에 독립하고자 하는 싱글들을 위한 

펠리시타 호 크루즈 세계 여행이었지만, 

자석처럼 서로의 짝을 찾게 되는 자연의 법칙은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닥친 현실일 것이다.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세 여성들이 자신의 

자아도 찾아가면서, 또 잃어버렸던 사랑의 모습을 

저마다의 색으로 칠해가는 과정도 무척 흥미로웠다!


​푸껫, 로스 앤젤리스, 시드니, 태국 등 전 세계를 

돌면서 대표 랜드마크 속에서 이어가는 전개는 

마치 내가 함께 여행을 하는 듯 생생하게 다가왔다!


​펠리시타 호 크루즈 여객선의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과 다툼과 도움도 

주면서 작은 사회의 새로운 갈등에도 직면하기도 했다.


그저 로맨스 스토리가 아니라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흥미진진하게 이어졌기에, 긴장감을 

살짝살짝 올려주면서 어떻게 해결이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전개에 한숨에 책을 모두 읽게 만들었다. 


​가정을 지키는 것만이 전부라 여겼던 마리는, 

홀로 세상에 뛰쳐나왔지만 직장 경력이 없는 

전업주부였기에 앞으로의 생계조차 막막했다.


미래의 혹독한 현실이 두렵기는 했지만, 

매일 아침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면서 객실 내 

발코니에 나와 조용히 명상에 잠기는 루틴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주변과 단절하고 

나 자신과 소통하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중간중간 다른 여행객들과도 조우하면서 

몇 가지 사건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세 명의 여성이 여행지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기도 하고, 서로 응원하며 드넓은 

세상 속 나 자신 자아를 찾는 모습이 너무 대견했다!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는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서, 과거 그립지 않은 목록과 

아픔을 훨훨 날려버리고 다시 새 삶의 도전에 

뛰어드는 세 여성들을 나를 위하듯 응원하게 되었다.


​세계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알콩달콩 

진실한 사랑도 키워가는 인물들을 보면서,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광풍에 휩쓸리는 듯 

격렬한 사랑을 꿈 꾸기도 하고, 나이가 들면서도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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