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재야생화 프로젝트의
방법도 새롭고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었지만, 저자는
실제 괴물은 야생 포식자가 아니라 공포를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불신과 비틀어진 관계 등 현대 사회 속 불편한
진실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였다.
무엇보다도 동물조차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모성애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우리 인간 역시
자식을 위한 헌신과 제 몸을 다 내어 줄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지녔음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늑대가 있었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실제 정글처럼
서로 물고 뜯고 상처를 입히는 광란의 장소는, 야생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 속에서 만나는 광기 어린 폭력이었다.
단절된 인간관계와 공허한 외로움이 만드는 공포가 우리를
폭력적으로 점점 어둡게 잠식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여전히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기에는
힘겨운 사회적 편견과 가정 폭력의 피해까지 다루면서,
자연의 순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가는 스토리 전개는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의 빼어난 문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스토리도 빠르게 전개되면서,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까지도 매료할 수 있는 강력 추천 신간 소설이었다.
"야생에서 신뢰 같은 건 없어요."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단어가 필요한 건 오직 사람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