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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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번 국내에 새롭게 소개된 샬롯 맥커너히의 

『늑대가 있었다』(Once There Were Wolves)는, 

자연환경 보존을 배경으로 늑대를 방사하는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었기에 책을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었다.


스코틀랜드의 황폐해진 자연 생태계를 재복원하기 위해서, 

에러베시 숲에 멸종되었던 늑대를 다시 방목을 하려는 

생물학자 인티를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벌어지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야생 늑대를 자연에 풀어 놓는 과정 속에서, 

현지 주민들과의 마찰과 자연 생태계에 다시 적응해가는 

포식자 생명체가 느끼는 혼돈을 담은 휴먼 드라마와 같은 

다큐멘터리 전개 정도의 가벼운 내용인 줄로만 알았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단순한 환경 보호 스토리가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공포와 폭력성의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지? 


내가 믿고 있는 가까운 환경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무기력한 피해와 그로 인한 복수심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무너지는 여성의 삶과 아픔까지 

미스터리한 범죄 사건의 전개마저 이어지는 복합 전개였다.


주인공의 가족사 문제들도 하나 둘 무게감 있게 다가오고, 

늑대로 인해서 자신의 가축들이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현지 농부들과의 마찰로 인한 트러블도 빈번해지면서 

조금씩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갑작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늑대가 있었다 이 베스트 소설을 접하기 이전에는, 

늑대라는 동물이 이미 영국이나 스코틀랜드 등 유럽에서 

이미 멸종된 상태이며 엄격한 보호 종인지 미쳐 알지 못했었다.


소설 속 내용은 물론 허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도 스코틀랜드에서는 야생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고 있고, 이야기 속 내용처럼 야생 늑대를 도입해서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는 논의도 꾸준히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 현지 마을 사람들의 반응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새로 등장한 

상위 포식자가 숲속의 연약한 동물들을 싹~ 다 잡아먹는다면 

오히려 다른 생물들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생태계 혼란이 

생기는 게 아닐까? 살짝 의아한 부분이 없지 않았었다. 


본문에서도 주인공이 주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듯이, 

늑대가 사슴을 쫓게 되면 그동안 한자리에서 숲속 식물을 

모두 파헤쳐 먹던 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하게 될 것이다.


초식 동물이 자리를 비운 자리는 나무와 초록 식물들이 

다시 생명을 피울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순환 사이클이 계속 반복하고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반면 우리 인간이야말로 재미나 스포츠 등으로 사냥을 하며, 

동물들을 멸종에 이르게 만드는 최악의 난폭꾼이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재야생화 프로젝트의 

방법도 새롭고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었지만, 저자는 

실제 괴물은 야생 포식자가 아니라 공포를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불신과 비틀어진 관계 등 현대 사회 속 불편한 

진실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였다.


무엇보다도 동물조차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모성애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우리 인간 역시 

자식을 위한 헌신과 제 몸을 다 내어 줄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지녔음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늑대가 있었다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실제 정글처럼 

서로 물고 뜯고 상처를 입히는 광란의 장소는, 야생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 속에서 만나는 광기 어린 폭력이었다.


단절된 인간관계와 공허한 외로움이 만드는 공포가 우리를 

폭력적으로 점점 어둡게 잠식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여전히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기에는 

힘겨운 사회적 편견과 가정 폭력의 피해까지 다루면서, 

자연의 순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가는 스토리 전개는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의 빼어난 문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스토리도 빠르게 전개되면서, 장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까지도 매료할 수 있는 강력 추천 신간 소설이었다.


"야생에서 신뢰 같은 건 없어요."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 단어가 필요한 건 오직 사람뿐이죠."

_P.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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