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시티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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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 시티 신작 국내 소설은, 2015년 단편 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책으로, 

 이승도 저승도 아닌 환상적인 다른 세계를 넘나들면서 

마치 멀티버스처럼 현실과 다른 새로운 차원이 연결된 

알 수 없는 미지의 판타지 공간을 배경으로 그려진 소설이다.




그렇게 길이가 긴 장편소설이 아니라 중편 정도로 

책의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 안에 또 옐로우 시티를 

중심으로 [망고], [그녀의 이름은], [비치 파라다이스] 

세 편의 서로 다른 짧은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꽤 짧은 단편 이야기가 서로 다른 주인공들로 전개가 

되어 가고는 있지만, 결국 동일한 옐로우 시티 공간으로 

귀속이 되고 그중에서도 이상한 분위기의 빌딩 건물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로 미스터리 장소는 모아졌다.

진실한 사랑을 찾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이 

모여 사는 옐로우 시티에 대한 소개가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이상한 건물 안에서 낯선 사람들이 

실내에서 우산을 쓰고 있는 기괴한 상황이 

연출되는 [그녀의 이름은] 두 번째 이야기에는, 

사탕을 파는 낯선 노파를 만나게 되고 첫사랑을 

찾기 위해 방문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본인의 

몸조차 지탱하기 힘든 노인과 어린 꼬마를 만난다.

마지막 [비치 파라다이스]에서는 방송 작가가 주인공으로 

그녀도 이상한 건물의 이상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병실에 누워 있는 애인과 그녀와의 이야기를 제3자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조금은 색다른 구성의 소설이었다.



가장 먼저 [망고]에서는, 촛불 문화제에 참가했다가 

전경의 방패에 머리를 다친 망고와, 그의 곁을 

지키는 연인의 진실한 사랑을 그리는 이야기였다. 

어떤 이유로 상처를 입었고 촛불 문화제가 

어떤 의미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가 옐로우 시티로 안내하면서 

사랑의 유효 기간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상상의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부족한 상황 소개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조금은 급작스럽고 

흡입할 수 있는 전개가 없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전체 이야기 속에서는 딱히 소개가 되지는 않았지만 

옐로우 시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크나큰 슬픔을 남겨주었던 세월호 사건을 모티브로 

저자가 상상력을 더해서 그려낸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짧은 단편 구성에서 배경 스토리를 

알 수 있을 만한 화두 없이 뜬금없는 인물들이 갑작스레 

마주하는 사건의 모습들은, 그저 도시 괴담처럼 전후 관계 

없게 산만하게 펼쳐졌기에 조금은 정돈되지 않은 듯했다.

도대체 왜 그 옛날 여배우 '비비안 리'를 묘사하고 

그렇게 긴 지면을 할애하면서 그녀에 대한 내용을 

담아야 했는지도 이야기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다. 

책의 제목처럼 신비한 공간이라는 설정이기는 했지만, 

전혀 신비롭지 못하고 일부러 비유를 하기 위해서 

억지스러운 장치들이 너무 빤하게 직관적으로 

반복해서 담아놓아서 조금은 허술해 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작가가 느꼈던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미지의 공간을 설정해 보고 싶은 듯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상상력이 조금 아쉽기만 했다.



결국에는 옐로우 시티 스토리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정작 어떤 장소인지 모호하기만 했다~!

게다가 제목처럼 광대한 도시에 대한 정보는 

제대로 묘사조차 되어 있지 않은 채, 

단지 그중에서도 한 이상한 건물만을 찾아가고 

점점 어려지는 사람과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변호사 등 극 중 주인공이 만나는 몇몇의 인물들과 

나누는 이야기와 그들의 모습 만이 기괴했을 뿐이었다.

영화 [빅피시]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볼 수 있듯이 깊이 있는 은유와 재치가 있었다면, 

조금은 더 우리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뿐 아니라 

사회 비판적인 내용도 살펴볼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억지스러운 클리셰 연출만 남아있기에 도대체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었다.

옐로우 시티 소재로 세 가지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는 했지만, 주인공들만 다를 뿐 배경 묘사나 

설정은 너무 똑같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 속에 

빌딩 속 인물들의 대사 내용과 장면 묘사 역시 그대로 

카피되어 반복됐기에 편집을 잘못했나 싶을 정도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정확한 이야기의 전개 없이 

개념적인 설정으로 상황 묘사만 있고, 마치 줄거리 

요약본처럼 억지로 짜깁기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상력의 부재로 두서없이 나열하다 보니, 각 단편 

이야기의 흐름도 연결이 안 되고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을 

환상적인 묘사라고 억지로 꾸미는 듯이 장황하게 

포장한 듯 불친절한 전개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의미 전달과 스토리텔링이 소통되지 않는 아쉬움이 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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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 CALENDAR & 컬러링 BOOK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제철 음식과 화백님의 예쁜 그림을 공유할 수 잇는 예쁜 캘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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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 CALENDAR & 컬러링 BOOK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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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는

내년 새해를 기다리는 캘린더와 함께 계절별로 추천 

음식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있는 구성의 컬러링북이다.

어릴 적 학교 가는 길에는 꼭 작은 만화방이 있어서, 

하굣길에 잠깐 들러서 만화책도 한두 권씩 보고 

군것질도 하면서 친구들과 즐겼던 추억이 남아있다.


요즘은 폰으로 가볍게 보는 웹툰이 더 유행하고는 

있지만, 시리즈로 만화 잡지나 TV 만화 시장을 

열었던 만화 작가분들의 작품을 많이 접했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 만화를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도 제작이 되었던 유명 작가님들 중에, 

허영만 작가는 지금도 맛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방랑객 프로인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으로도 

잘 알려져서 더 따뜻한 이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허영만 화백의 작품들을 찾아보면 <타짜>와 <비트>, 

그리고 <식객>까지 유독 영화화 제작이 많았었다. 

특히나 선글라스 낀 저팔계와 보드를 타는 손오공이 

나오는 <날아라 슈퍼보드> 애니메이션도 너무나 재미있게 

보았었기에,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그분의 작품과 함께 성장해 오지 않았나 싶다.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컬러링 book은, 내년도 달력과 함께 직접 색칠을 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하기에 아이들과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맛난 음식을 내 맘대로 색을 구성할 수 있다.


색칠 드로잉 페이지에는 식객으로 맛집을 

찾아가는 장소 소개는 아니고, 계절별로 꼭 먹어야 

할 만한 대표 음식에 대한 소개와 식재료도 간략하게 

적어 있어서 대략적인 이미지 구성을 할 수 있었다.

허영만 화백이 직접 그려 넣은 맞춤 건강 음식 이미지는, 

완벽하게 라인이 정돈된 완벽한 형태가 아니라 

살짝 러프한 스케치 정도의 구성이라서 실제와 똑같은 

형태나 색상으로 그려야 하는 압박감이 없이 그저 

손이 가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그려주면 될 듯싶었다.

그리고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본연의 기능에 맞게끔 탁상에 올려놓을 수 있는데, 

우리 전통 명절이나 혹은 특별한 이벤트 날에 먹어야 하는 

음식들도 예쁜 이미지로 과하지 않게 삽입이 되어 있어서 

더 기대되는 특별한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연인들이 기다려질법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의 사탕과 초콜릿뿐만 아니라, 

블랙데이에 짜장면까지 유쾌한 음식의 향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허영만 화백이 그려 넣은 음식 외에 

나만의 기념일이나 혹은 맛있게 데이트를 하고 온 날에 

나만의 그림 레시피를 그려 넣고 싶어지는 달력이었다.

계절이 지나갈수록 몸으로 느끼는 기온의 변화 

뿐만 아니라, 24절기에 맞추어서 건강한 우리 음식을 

찾아보면 우리 절기에 대한 이해도 더 도움 될 듯싶다.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컬러 테라피 색칠하기에 도전하면서, 예쁘게 사진을 

찍어서 이벤트에 참여를 하면 백반기행3 도서도 증정을 

해준다고 하니깐, 시간 날 때 함 도전해 봐도 좋겠다.


사실 요즘에는 다들 스마트폰으로 스케줄 관리를 하고 

시간도 확인을 하기에, 따로 시계도 차는 일이 

별로 없기에 특별히 캘린더도 따로 챙기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기념일을 한눈에 살펴 보기에 

아날로그 작은 탁상 달력은 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정감어린 식객 허영만 화백의 그림으로 정겹게 계절의 

변화와 절기 맞춤 건강 음식도 준비할 수 있어서, 나름 

주방에 두고 사용하기에도 꽤 유용할 듯싶은 컬러링북이었다.


올 한 해도 벌써 달력 한 장만 남겨두고 있다. 

점점 치솟는 물가에 가정 경제가 살짝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잘 먹고 잘 사는 모토로 내년에는 

조금 더 건강한 음식으로 가족의 건강을 챙기고 싶은 

소망이 가장 소탈하면서도 기본적인 바람일 것이다.

진솔한 우리네 모습과 한국인의 입맛을 찾아서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서 찾아낸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는 예쁜 그림책 같기도 한,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컬러링 Book은 정성스러운 새해 선물로도 괜찮을 듯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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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피스
말러리안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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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들의 취업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는데, 그와는 

또 별개로 예전처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지고 

있을 정도로 직장 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빠르게 변모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도 우리 국내 

기업의 조직 문화와 업무 환경은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불합리한 구조가 있는 듯하다.

블러드 오피스 신작 소설은 바쁜 출근길에 치이고 

직장에서 눈치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판타지 SF 소재와 결합해서 새롭고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오피스 스토리였다.




'차가운 사무실의 생존자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블러드 오피스 국내 창작 소설은, 우리가 흔히 

정글이나 전쟁터와 같다고 묘사하는 직장에서의 삶을 

가감 없이 그런 공포스러운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는 

모습으로 상상력을 더해서 그려낸 판타지 이야기이다.

특히나 위계관계나 상하 구도의 조직 생태계가 아직도 

요구되고 당연시되고 있는 직장 생활에서, 가장 버티기 

힘겨운 일은 넘치는 업무가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겨운 직장인의 고달픈 문제 중 하나라고 한다.

하급 직원의 실수를 못 참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직장 상사의 모습에서, 정말 동물의 왕국에서나 

보았음직한 야생 맹수가 발발 떠는 작은 영양 한 마리를 

노리면서 숲속에서 두 눈을 번뜩이는 두려움과 연결이 

되기도 하고, 쳇바퀴 돌듯한 일상에서 내일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도 포식자의 횡포에 점점 사그라들기도 한다.

같은 사람이면서 그런 구조 속에서 내 자리가 나라는 

사람을 그렇게 변모시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직 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저자의 소개 내용을 보니, 

아마도 그렇게 느꼈던 직장인의 삶을 상상력을 더해서 

실제 폭력이 난무하는 팬데믹 현상으로 표현한 듯싶다.

블러드 오피스 첫 서문에서는 한 직원이 옥상에서 

투신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장면으로 시작을 한다.

유명 대기업 식품 회사에 다니는 직원이 끔찍하게 

목숨을 잃었지만, 직장 내에서는 쉬쉬하면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여전히 톱니바퀴는 

빠르게 굴러가고, 해당 직원들에게는 가혹한 채찍질만 

난무하는 몰인정한 사내 분위기 회사로 묘사하고 있었다.

식품회사의 이제욱 과장은 제품 원료를 검수하는 

과정 중에서 첨가물 원료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몰래 조사를 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가동을 중단 시킬 수도 없는 일개 

회사원의 파리 목숨 삶 속에서 갈등을 하는 모습이었다.

블러드 오피스 1부에서는 이렇게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는 기업의 생태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는 일개 직원의 

죽음이나 탄원조차도 용납 안 되는 냉정한 현실 사회의 

안타까움을 그대로 반영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에 실제 우리나라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직장 내 살인적인 노동 시간과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들이 연이어 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책임 당사자인 기업들의 안일하고 

불성실한 태도와 책임 전가의 모습을 보면서, 

비단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제 직장인의 삶이라는 점이 씁쓸했다.



블러드 오피스 2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린치로 

낯선 공장에서 눈을 뜨고 죽음의 고비를 넘긴 이 과장이 

세상에 다시 돌아왔을 때에 심각한 공기 오염과 회사 내 

간부들은 흉측한 괴물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이상한 팬데믹 

현상으로 변해있는 주변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부하 직원들의 목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분풀이 

하듯이 목을 물어뜯는다던가, 흉측한 악마의 모습을 

드러내는 회장의 모습, 서로를 감시하며 흉측한 생체 

기관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 내 동료의 모습 등 마치 SF 

호러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세상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갑작스러운 판타지 장르적 변화가 조금은 어색하고, 

너무 밑도 끝도 없이 들이밀고 있는 인과관계에서 

개연성도 좀 떨어지면서 쉽게 몰입이 되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마치 나를 괴롭히는 상사의 모습을 그렇게 

괴물의 얼굴로 치환해서 가끔은 상상해 봄직한 장면을, 

독특한 소재로 표현해 본 조금은 낯선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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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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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특수청소 일을 하는 분의 

인터뷰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지금도 생소한 

직업이기도 한데, 사망한 사람의 그 흔적이 남은 집을 

청소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마지막 서비스라고 한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일본 소설은,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에 우연하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20대 청년 

와타루의 시선으로, 다양한 죽음의 모양을 바라보며 

그 회사 주변의 인물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소설은 서점 직원들이 

추천하는 책으로, 일본 대형 출판사인 포풀러사에서 

주관하는 '포플러사 소설신인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꽤 짜임새 있는 구성에 감동적인 이야기가 

TV 드라마를 보듯이 몰입감이 넘치는 내용이었다. 

주변에서 깨닫거나 돌보아줄 만한 사람이 없는 

뜻하지 않은 죽음 후에 방치되었던 장소나 

몸에 상해를 입혀서 혈흔을 남기고 사망하고 난 후에 

그 남은 자리는 어쩔 수 없이 일반적인 청소 방식으로는 

처리를 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한 특수청소 일을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주인공의 성장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 



세상을 호령하던 임금님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고,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욕심을 

부리던 수전노 역시 그의 무덤에 그 많은 재산을 들고 

갈 수는 없고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건 같을 것이다.

가끔 여러 이유에서 유명세를 치르던 유명인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 정말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결국 언젠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잊히는 

무의 세계이겠지만, 과연 살아있는 동안에 어떤 

사람이었을까? 결국 좋은 기억으로 남을만한 

인물이었기를 최소한 바라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저자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의뢰 사건들에 꽤 전문적인 의학 지식으로 

너무나 생생한 현장을 그려볼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청소 업무의 특성상 일반적인 평범한 

죽음이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되거나 범죄 사건 등 

시신이 많이 훼손된 상태로 남겨진 장소이기에, 

직접적인 시신의 모습은 없었지만 그 현장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듯이 남겨진 흔적들을 디테일한 묘사와 

함께 그려내고 있기에 미쳐 몰랐던 영역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20대 와타루는, 요즘 젊은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취업에 고민이 많은 평범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 할머니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는 길에 작은 술집에서 우연히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의 대표 사사가와를 만나면서 자의 반 

타의 반 데드모닝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시작하게 된다.

꽤나 험한 일을 하게 되는 직업으로 누구나 예상이 

되는 업무이기에, 그렇게 쉽게 일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같은 죽음은 없기에 

그 일을 하는 데에는 사명감도 역시 강해야 할 것이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와타루와 데드모닝의 식구들이지만, 

그들이 만나는 의뢰인과 청소 의뢰를 받은 장소의 

사연들이 옴니버스처럼 각각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돌보는 이 없어서 홀로 고독사한 노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회사원, 그리고 어린 딸과 함께 자살을 

선택한 엄마 등 처참한 현장의 모습도 있었고,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지난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사용했던 물품 처리를 의뢰하며 찾게 되는 

사랑의 약속 등 우리에게 감동과 때로는 안타까움을 

안겨주는 사연들이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청소 의뢰를 받은 곳에 도착한 주인공 앞에 펼쳐진 

현장의 모습을, 정말 상상 이상으로 디테일하게 

묘사를 하고 있어서 살짝 충격적이기도 했다.

곱게 눈을 감고 세상을 떠난 그 자리가 아니라 

시신이 부패하고 혈흔이 낭자하기도 한 사건의 

장소들이기에, 조금 무섭기도 한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참혹한 사건과 사고의 현장이기 이전에, 

사망자들이 생전에 사용하고 아꼈던 물품들이 

남아있는 곳인 만큼 예의를 갖추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함을 깊이 있게 강조하고 있었다.

남은 흔적은 지울 수 있어도, 결코 누군가 살았던 

나날은 지울 수 없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중요함도 다시 일깨워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아사이가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 같은 것 말이야. 남는다고 해도 

몸뿐이야. 그것도 썩어서 머지않아 사라지지."

"그럴까요?"

"그런 거야. 죽은 사람은 성장할 일도 없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일도 없어. 정지된 상태야. 

계속 말이지.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과거뿐이야."

_P. 73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데드모닝 특수청소 회사에서 

고인에 대한 예의를 최대한 갖추면서 일을 하지만, 

과연 죽음이란 것이 무엇일까? 독자들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블루 먼데이' 노래를 틀고 운전하는 시니컬한 

사장님 사사가와의 노련한 솜씨 뒤에는 무언가 

어두운 그늘이 있어 보이고, 좌충우돌 세상에 처음 

던져진 청년 와타루가 접하게 되는 삶과 죽음에 대한 

무게는 서로 사뭇 다르기에, 우리 역시 다양한 시선을 

공감하게 되고 그 의미도 조금 더 깊게 찾아보게 된다.

고인의 남겨진 자리를 따뜻한 가슴으로 의뢰를 

하고 있는 집주인이 있는가 하면, 친 형제 지간인데도 

모르는 외부인보다도 더 함부로 그 죽음에 대해 

가볍게 여기는 모습도 참 씁쓸하기만 했다.

물론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극적인 상황들을 

구성한 부분이겠지만, 오히려 우리 현실에서는 

그보다도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에 

얼룩이 남은 벽지보다도 우리 마음의 얼룩이 

더 크게 남아있지 않은가 뒤돌아보게도 된다.

고인이 남긴 물건 중에 값나가는 것들을 챙기기 

위해서 평소에는 연락도 안 하던 친인척들이 

몰려들어서 현장을 훼손시키기는 몰상식한 인간 

이하의 모습들도 결코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특수청소를 하는 주인공을 향해서 

쓰레기 청소를 하라는 식으로 하대하는 몰인정한 

사람의 입에서는 "시체에 몰려드는 하이에나 놈들"

이라며 그들의 업무에 대한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죽음을 마주하는 일을 하면서 주인공은 살아있는 

삶이 오히려 죽음보다도 못한 삶을 보면서 가슴이 

저리기도 하다. 죽은 이를 마음으로 떠나보내고 

힘겨웠던 시간을 뒤로하고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한 

응원과 용기를 얻게 되는 희망의 메시지도 공감하게 된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일본 소설에서는, 

우리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들이 옴니버스처럼 엮어 있어서 

마치 여러 권의 이야기책을 한 번에 읽는 듯해서 

꽤 몰입감 높게 공감하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그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처참하고 힘겹게만 

느껴졌던 죽음의 흔적에 대해서도, 그들이 살았던 

그 삶의 터전이었던 곳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며 

점점 성장하는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나 우리나라도 고독사로 사망하는 외로운 

이웃들과 안타까운 자살, 사고 등 가슴 아픈 이별을 

많이 보게 되는데, 책에 소개되었던 소재들이 너무 

무겁지 않게 가족과 친구, 사랑의 메시지를 드라마로 

잘 버무려 놓아서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였다.

각 의뢰 현장에서 만나는 죽음의 배경 역시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과 

다르지 않기에 정말 가슴으로 전달되는 내용으로, 

마치 현실성 높은 다큐멘터리 같은 진한 소설이었다.

"열심히 살면 해파리도 뼈를 만난대."

...(중략)...

"한마디로 살아 있으면 되는 거야. 살아가다 보면 

너처럼 현재 막막한 사람도 언젠가 

소중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지 몰라."

_P.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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