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해야했다. 학생운동이 뭔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식이 많은 것도 아닌 내가 읽었다가 소화도 못시키고 체해버릴까봐서다.그런데도 읽어보게 된 건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충격적인 건 `사랑하는 당신께`라는 단편,가장 앞부분에 실린 그 글 때문이었다.읽고나서 세상에 믿을만한 남자가 정말 하나도 없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마음이 착찹해졌다.차가운 도시 여자 같은 공작가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없을 것 같은데 이 불쌍한 여주인공은 누굴 모델로 쓰시게 된 건지...암튼 우울했다. 그리고 슬펐다.서울로 무작정 올라온 순진한 시골 여자들을 유혹해서 살고 또 버리고 하는 나쁜 남자들은 혼을 내줘야한다는 순진한 생각도 해보았다.첫 소설집이라서 많이 심각하고 어두운 글들이 주를 이뤘다. 공작가님은 참 어려운 분이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 머리에 쥐가 나고 어지럼증을 느낄 때도 있다. 나름 쉽게 쓰신 거라지만 난 지적수준이 평균도 안되서..흐흐그래도 읽는다. 좌절돼도 한계를 느껴도...운동이 뭔진 몰라도 똑똑한 선배들이 데모라도 해서 내가 대학생일 때는 편하게 다닐 수 있었으리라.그들의 희생을 감사하게 여기게 된다. 꽁지 작가님 책을 읽다 보면.. 민주화도 됐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