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클레오파트라처럼 - 강하고 아름답고 현명해질 시간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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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도 넘었는데 이런 책을 읽어서 뭐하나 하다가 그래도 이 책에 이끌려 읽게 됐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힘들었던 20대가 생각나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었다. 이 책은 여자들, 특히 20대 여자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이다. 내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열심한 사람들은 참 열심히 치열하게 산다.



하지만 내가 아프기 시작한 때가 스무 살 딱 그 시점부터 시작됐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머리를 쓰는 일은 거의 하지 못했기에 성적, 자격증, 취업 그 모든 것은 다 물 건너간 이야기가 됐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찔한 그런 정신 상태였다.



요즘도 수시로 찾아드는 망상 환청 때문에 힘이 들지만 스무 살 때에는 정말 심각했다. 너무 헛소리를 심하게 하고 아무 때나 웃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염려해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아마 그분들의 기도가 없었다면

지금 난 병원에 입원해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 아픈 사람들을 보면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입원 퇴원을 반복하기도 하는데 난 가족들의 보호 아래 집에서 투병했다. 27살에 대학을 중퇴할 때까지 집 성당 집 성당 이렇게 살았다. 너무 싫었다. 나는 우리 집에 사는 다른 식구들 같은 신앙심이 없어서 아파서 힘든데 억지로 차에 태워 기도회 여기저기를 끌고 다니는 게 너무 싫고 원망스럽고 짜증 났다. 근데 그런 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좋아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정말 ... 그땐 너무 심각했었으니까...



나는 날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책을 읽고 있으니까 머리도 좀 나아지고 있을 것 같고 병도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1000권째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마구잡이로 끌리는 대로 책을 읽으면 나중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 쉽게 지치고 자주 아프고 힘들어하기에 치열하게 살 수는 없는데 체력이 안 따라주고 두뇌회전도 잘되지 않고 멍해서 이러다가 언제쯤 사람 노릇하고 살까 나 스스로도 내가 걱정이 될 정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도 클레오파트라는 박학다식했다고 하니까 나는 나이가 많지만 이제라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겠다고... 편협한 독서를 하지 않고 문사철을 기본으로 열심히 앞으로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독서해봐야겠다고 말이다. 내 지성은 고등학교 때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직장 생활을 못 해봐서 취업 준비도 못 해봐서 완전 일자 무식에다가 대학을 제대로 다니질 못해서 전문지식도 없다.





마루에는 훨씬 더 많지만 내 방에도 책장 세 개에 이중으로 책을 꼽아놨다. 대학교재도 사놓은 것들이 많은데

대부분 읽다가 말았다. 그러고 보니까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하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가요를 따라 부르고 가사 외우고 하는 건 좋아했는데 클래식은 전혀 모르고 악기도 피아노를 조금 친 거 외에는 코드 반주도 못하고 다루는 악기도 없다. 그래서 나는 40대 중반이 되도록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모른다.





지금까지 수박 겉핥기 식 독서를 했다면 앞으로는 좀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고 대학교 때 아파서 못했던 공부도 독학이지만 조금씩 해보고 싶다. 전보다는 좀 더 열심히 살고 싶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또 혼자 나 자신을 들들 볶지 않고 적당하게... 괜히 설치다 또 아프지 않게 잘 조절해가며 말이다...



아침에 기도할 때에도 기억한다..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제가 이만큼이라도 회복해서 블로그라는 것도 하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전보다 좀 자주 포스팅할 수 있도록 많이 사색하고 읽고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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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18 0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시기를 헤치고 여기까지 오신 파니님
저는 종교가 없지만 파니님의 기도가 응답받으시길 응원합니다!!

새드니스 2023-08-18 13:33   좋아요 0 | URL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