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머튼의 시간 - 일기로 읽는 토머스 머튼의 전기
토마스 머튼 지음, 조나단 몬탈도.패트릭 하트 엮음, 류해욱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토머스 머튼의 시간』은 토머스 머튼의 지인들이 그의 일기 7권 전집을 한 권으로 요약하여 7부로 편집한 것이다. 이 책은 머튼의 내밀한 면모를 잘 보여주어 저자가 걸어온 영적 여정을 한눈에 파악하도록 이끈다. 또한 머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어서 흥미롭다.

특히 수도승, 은수자로서 토머스 머튼의 성소와 갈등, 작가로서의 사명과 글쓰기에 대한 애착, 동서양 종교 전통과의 만남, 삶의 의미와 균형, 사랑의 추구, 반전 의식과 시민 활동에 대한 내용 등이 소개되어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의 의식을 깨어 있게 한다. 또한 자신이 걸어온 참된 영적 여정의 길을 고백하여 깊은 감동을 준다.

토머스 머튼의 책은 작년에 영적 일기 '요나의 표징'도 읽고 올해에는 '지혜로운 삶(토머스 머튼의 생애)'이라는 책도 읽었는데도 아 책을 읽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토머스 머튼 신부님의 책을 처음으로 접할 때에 사진을 보면서는 '이런 수도회 신부님이 뭘 알겠어? 거룩하고 죄라고는 짓지도 않겠지..'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책들을 통해 알게 된 신부님의 모습 속에서 인간적인 약함을 가지고 있고 나중엔 다듬어지지만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방황하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신부님은 훌륭하시고 지적이시고 예리하신 모습과 같은 탁월하신 매력도 있으시다. 이 책이 신학 용어를 남발하는 그런 책이 아님에도 읽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은 내가 난독증 비슷한 것이 있어서 책을 거의 못 읽기도 하지만 일기 형식이라고는 해도 그분의 삶이 내가 걸어가기엔 어려움이 많은 그런 길을 걸으셨기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지고 책을 보면서 신부님과의 영적인 만남을 가지는 기분으로 읽으려고 한다면 신부님 앞에서 쭈뼛거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성당에서 평일 미사를 하다 보면 가끔 본당 신부님들이 사제 연수를 가시거나 바쁘시면 수도회 신부님들이 오셔서 미사를 해주시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너무나 차분하고 거룩한 그분 모습들을 보면서 교구 신부님들하고는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고 나도 그런 분위기에 압도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수도회 사제에 대한 환상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도 성소라는 것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고 나도 평신도이기 보다 수녀로 살았다면 힘들어도 보람은 있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런 면에서 수도자로 살고 있는 우리 언니가 부럽다.

평신도이지만 나도 신앙생활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토머스 머튼 신부님과의 통공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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