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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마리의 호박 ㅣ 14마리 그림책 시리즈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3년 4월
평점 :
아이들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작가
이와무라 카즈오의 #14마리시리즈 중
세 번째로 만나게 된 그림책
<14마리의 호박>
14마리의 생쥐들이 호박씨를 심고
잘 길러 수확하는 내용이 전부지만
호박씨 속에 생명이 담겨있다는
할아버지의 묵직한 울림처럼
이번 그림책에도 수많은 노래가 담겨있다.
씨앗을 심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밭을 만들고
구덩이를 파 씨앗을 심고,
오매불망 싹이 나길 기다리면서
사랑과 땀방울로 가꾼 호박
호박을 기르는 것은 생쥐들이지만,
호박은 또 숲의 생명을 길러낸다.
메뚜기, 잠자리, 나비, 벌, 자벌레, 무당벌레, 사마귀...
무성하게 자란 호박덩쿨 속에서
생의 노래를 이어가는 작은 숲의 친구들
호박씨 속에 담겨있는 생명은
호박새싹, 호박잎, 호박꽃, 넝쿨손, 호박열매 만이 아니라
이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것이 아닐까.
작은 씨앗하나에 우주가 담겨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사랑하며 길러낸 호박,
그리고 마침내 맞이하는 풍성한 수확의 시간,
그 수확마저도 숲의 친구들과 나누는
14마리의 풍요로운 마음이 참 예쁘다.
<14마리의 아침밥>은 당연하거니와,
<14마리의 봄소풍>에서도,
그리고 이 책에서도
대가족의 훈훈하고 정겨운 식사로 마무리 되는 걸 보면
함께 밥을 먹는 그 사랑스러운 입(식구食口)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듯 하다.
밥은 생명이고 삶이니,
함께 산다는 것은 함께 나누어 먹는 것 아니겠는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