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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친구 때문에 울 때 - 20만 부모 멘토, 윤지영쌤의 초등 관계 수업
윤지영(오뚝이샘) 지음 / 서교책방 / 2025년 6월
평점 :
친구 관계, 어른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머릿속에 선명히 새겨진 건 "우리 우정 영원히"라고 맹세하던 친구들과의 기억이지만, 또 어떤 기억은 사소한 일로 멀어져 영영 남이 되어버린 시절 인연들이다. 살아보니 그렇다. 우리는 서투르게나마 어떻게든 관계를 굴려가며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내성은 아이의 인간관계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이가 친구와 맺는 관계의 미숙함을 보며 개입하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 하고, 아이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마음에도 없는 엄마들과 관계를 맺기도 한다. 용기를 내어 또래 엄마에게 연락처를 물어봤다가 "우리 애가 셋째예요"라며 거절당한 경험까지. 아이 친구 관계를 둘러싼 스트레스는 몇십 년 살아온 엄마들에게도 여전히 까다로운 과제다.
18년 차 초등교사 윤지영의 『아이가 친구 관계에 휘말릴 때』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어른이 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만,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 년 내내 같은 반 친구들과 부대끼며 지내야 한다"는 통찰에서 시작해, 아이가 관계 속에서 겪는 미묘한 역학을 세밀하게 해부한다.

특히 '적정 공격성' 개념이 인상적이다. 착하기만 한 아이가 아니라 거절할 줄 아는 아이, 유연하면서도 자신의 경계를 지킬 줄 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 "같은 말도 예쁘게 하는 아이"란 언변이 좋은 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며 말과 행동을 조절하는 유연성을 가진 아이라는 설명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구체적인 대응법을 제시한다. "우리 애 말만 듣고는 사정을 다 알 수 없어서, 궁금한 마음에 연락드려요"같은 실전 대화법까지. 감정적 위로 대신 전략적 사고를, 막연한 걱정 대신 구체적 행동을 제안하는 현실적 가이드다.

결국 아이의 친구 관계는 아이가 세상과 만나는 첫 번째 연습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도, 부모도 함께 자라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