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 마카롱을 먹기로 했다 - love is life
다이애나 리카사리 지음, 딘다 퍼스피타사리 그림, 카일리 박 옮김 / FIKA(피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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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과 ‘인간관계 처세술’ 서적은 항상 베스트셀러에 오르곤 한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존감이 부족하고,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상대방과 비교해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상대에게는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울분이 터지는 아이러니한 순간을 맞이하곤 한다. 사실, 이 두 문제는 한 가지 문제처럼 서로 연관된다. ‘남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처럼, 내 자신을 사랑하면 평소 기분이 좋아지고, 스스로가 즐거우면 남을 대할 때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고, 서로간의 관계는 평화로워진다. 여기, 자존감을 높이고, 인간관계에 여유를 가지게 만드는 책이 있다. 퍽퍽한 바게트 같은 독자의 인생에 달콤한 그림과 말랑한 글귀를 선물하는 시간! <그래서 오늘, 마카롱을 먹기로 했다>를 소개한다.

‘행복해지기로 결정하는 것은 당신을 위해 누군가가 내려준 결정이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위해 내리는 판단이에요.

진정한 행복은 모든 시간이 행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웃으며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때 이루어지는 거에요.'



- 퍽퍽한 바게트 같았던 내 인생에게 쫀득쫀득하고 달콤한 마카롱을 선물하자!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을 바로 보는 포스터 인스타그램

 

​[행복해지는 것'은 목표가 아니에요. 매일의 삶속에서 내가 성장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첫걸음일 뿐]

 

이 책은 인도네이아 패션,라이프 스타일 인플루언서로 기발하고 독특한 스타일로 SNS의 연일 화제가 되며, 패션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다이애나 리카사리가 글을 썼다. 그림은 다이애나와 많은 프로젝트 공동작업을 한 일러스트 작가이자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린다 퍼스피타사리가 그렸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에 능통한 만큼, 감각적인 그림과 화려한 색감으로 눈을 사로잡는 이 책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과 ‘타인과 함께 사는 방법’에 관한 공감과 처세를 짧막한 글귀로 담아내고 있다. 목차는 ‘행복해지려면’ ‘영원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꿈을 이루려면’ 이 있고, 이 목차 안 각각의 페이지는 행복, 정직, 축하, 평화, 즐거움, 친절, 매력, 우정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 키워드를 제목으로 앞서 말한 ‘자존감’과 ‘인간관계’가 각 단어키워드에 맞게 쓰여져 있다. 마치 해시태그와 작가의 글귀가 함께 있는 인스타그램인데, 단지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나 포스터 풍의 그림이 함께하는 것이다.

 

 

["축하해" '칭찬하는 방법'을 배워요. 칭찬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복을 통해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글과 그림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것들을 이야기 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상대방의 눈치를 보기보단 자신에게 집중할 것, 나를 존중한 만큼 상대를 존중하는 법, 다정한 말과 행동으로 따뜻함을 전하는 법, 행복은 가까이에 있고 그것을 발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 실패는 성공을 하기위한 밑바탕이라는 것, 슬픔도 인생의 일부이니 받아들이라는 것 등 아주 단조롭고 명쾌한 말들을 전한다.


 

 

[우리가 매일 행복하거나 슬프다고 느끼는 것들은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일들이죠. 그 작은 행복과 슬픔이란 것은 그 정도와 관계없이 항상 동시에 오곤 하지요. 그런데 행복은 항상 슬픔보다 작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곧 깨닫게 됩니다. 인생에서 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영원한 슬픔이란 없습니다.]

시인 윌트 휘트먼은 말한다. "끝없이 펼쳐진 저 길로 즐거이 두발을 내디딘다. 건강하게 자유롭게, 내 앞에 펼쳐진 저 세상으로 내 앞에 펼쳐진 저 먼 길을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이어져 있으니, 이제부터 행운을 구하지 않으리라. 나 자신이 곧 행운이므로."  이 책의 달콤하고 말랑한 글과 그림으로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보자. 난 특별하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슬픔과 불행은 그저 인생위에 놓인 한 순간일 뿐이라고, 그리고 주문과 함께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자.


+@책은 성공, 처세술로 분야가 구분되어 있지만, 특별한 성공 노하우나 처세술이 있지는 않다.

기분좋아지는 그림과 알고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정설들로 채워져있다.

자기계발서라고 되어있지만, 가벼운 그림에세이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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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임시정부
정명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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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는 ‘좀비 능력자’라는 별명을 가진 개성파 작가이다. 역사 추리소설, 역사 인문서, 장편 창작동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가로 인정받아왔으나, 그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은 역사좀비물인 <달이 부서진 밤>이다. 이 작품은 가상 역사와 좀비물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그의 개성을 알린 작품이다. 당시 좀비물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로 익숙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해, 총이 아닌 칼과 활로 좀비와 싸우는 특이한 추리스릴러를 써냄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런 작가가 오락적인 개성을 쏙 뺀, 정통 역사물에 도전한다. 이번에 소개할 <상해임시정부>는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 해를 맞이해, 정명섭 작가가 쓴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 상해임시정부가 수립되기까지의 청년 독립운동가들의 활약과 눈물겨운 투쟁을 그려낸다. 장대한 한국사의 단 몇 줄로 기록되고 기억되는 인물들, 그들의 고통과 고난, 뜨거운 투쟁과 열의를 생생하게 담아낸 <상해임시정부>를 소개한다.


“당신에게 조국은 어떤 의미가 있소?”

“당신이 나한테 물을 질문은 아니군.”

“뭐 이런다고 조선이 과연 빛을 볼 수 있겠소?‘

“그것 역시 당신이 궁금한 건 아닐테고.”

“당신 꿈을 꾸고 있군.”

“꿈을 꾸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는 법이지“

-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대작 소설.

일본의 위협으로 긴박했던 당시 상해임시정부 수립의 전말을 생생하게 재현하다!


1918년 여운형은 중국에서 외교관 협회가 주관하는 파티에 참석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뀔 찰스 크레인의 연설을 듣게 된다. 찰스 크레인(미국 대통령 윌슨의 후원자)은 14개조 평화원칙 그 중 민족자결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식민지는 제국주의간의 전쟁이 낳은 비극이고, 이제 강국의 지배와 간섭을 벗어나, 공평하고 자유롭게 운명을 결정지어야 함을 주장한다. 하여, 중국도 파리 만국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할 것을 강하게 권유한다. 중국인들은 희망의 함성과 박수를 쏟아내고, 그 한가운데, 여운형은 그의 말속에 ‘중국’이 아닌 ‘조선’을 넣어 상상하며, 내년에 열릴 만국강화회의에 조선 대표를 참가시켜, 일본 지배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고 해방을 쟁취할 것을 꿈꾸게 된다.


그 첫 번째 단계로 여운형은 장덕수, 김철, 선우혁, 조동호, 서병호, 한진교를 모아두고, ‘신한청년당’이라는 젊은 운동가들로 구성된 단체를 창립한다. 그들은 첫 번째 목표로 파리 만국강화회의에 보낼 적합한 인물로 서양언어와 예법에 능통한 김규식을 설득하기로 마음먹는다. 부탁을 받은 김규식은 이를 수락하되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회의에 참석하기까지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준비할 것, 또한 조선인들이 일본으로부터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는 움직임(훗날의 3.1운동)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다. 일본의 수탈과 강압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독립할 의지를 보인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청년당의 일원들은 고민에 휩싸이지만, 결국 결연한 의지로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는데...

 

- 독립을 향한 청년 운동가들의 뜨거운 열망, 그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희생

독특한 개성파 작가가 ‘자신’을 빼고, ‘사실’에 주목한, 전통 역사 소설은?

<상해임시정부>는 제목만큼이나 팩트 그대로를 전달하려고 애쓴 역사 소설이다. 소설은 상하이 협회서국에 근무하며 독립운동을 모색하던 여운형이 신한청년당을 조직하고, 김규식을 파리 만국강화회의에 보내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독립의지를 알리는 과정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여러 당원들은 조선, 만주, 일본으로 흩어져 자금을 구하고, 조선 독립의 의지를 피력하기 우한 독립선언과 만세 운동을 전개한다.(이것이 2.8 독립선언과 3.1만세운동이다.)


그 과정 속에 장덕수가 안희제 선생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여정, 여운형이 배표를 구하지 못하자 짱슈메이라는 중국여인이 일본순사를 따돌리는 기지, 김규식이 배에 오르기 위해 감행한 중국인 위장, 일본순사인 조선인 김철의 여운형 암살 계획과 변절 등이 숨막히게 전개된다. 마치 한편의 첩보 스릴러처럼, 일본의 감시와 추적 속에서 당원들의 활약은 긴박하고 아슬아슬하며, 위기와 실패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은 그들의 열의는 독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감동의 드라마로 펼쳐진다.

폭압적인 일본이라는 외부의 적과 식민지 체제에 승복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픈 내부의 적과 맹렬하게 투쟁하고, 장작처럼 타올라 연기처럼 사라진 숭고한 희생들.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 이 소설을 읽어보자. 비록 정명섭 특유의 개성은 없지만, 역사소설 전문작가의 치밀한 고증과 치열한 상상력속에 살아 숨쉬는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볼수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빚졌고, 현재의 자유는 어떤 대가와 희생 위에 탄생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제, 그들의 뜨거운 열의, 숭고한 희생을 느껴보자, 그들을 기억해야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고, 우리의 의무이니까.


+@ 이야기는 교과서에서 본 역사적 사건이 그대로 등장한다. 작가는 초반부터 자신의 개성을 뺀, 역사 사실 그대로를 집필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물론 역사소설인 만큼 약간의 재미를 위한 허구적 사실을 첨가하지만, 소설이 끝난 뒤, 책의 뒷부분에 어떠한 설정이 픽션에 속하는지 자세히 해설하고, 참고한 역사적 사료을 일일이 적어 이 책에 대한 진중함과 신뢰성을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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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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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알려진 독일 스릴러 작가라면 안드레아스 그루버와 넬레 노이하우스가 떠오른다. 안드레아스 그루버는 괴팍하지만 천재적인 프로파이러 슈나이더를 내세운 ‘슈나이더 시리즈’가 유명하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여형사 피아가 콤비를 이루는 ‘타우누스 시리즈’가 유명하다. 둘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세련된 문체, 탄탄한 구성과 밀도 높은 스토리로 긴박감을 자아내며 독자를 매료시켰다. 여기, 또 한명의 독일 스릴러 작가가 있다. 앞선 두 작가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빈약하지만 꾸준히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얀 제거스이다. 얀 제거스는 ‘마탈러 형사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데, <너무 예쁜 소녀>는 국외에선 베스트 셀러에 올랐지만, 국내에서는 평이 좋지 못하다. 반면 <한여름 밤의 비밀>은 국내에서 꽤 높은 평점과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에 출간된 <클럽 별의금화>는 어떤 반응이 이어질까?



- 잔혹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 독일 최고의 기자,

그녀의 오른쪽 눈을 관통한 한 발의 총알!

한적한 시골 마을, 모두가 잠든 시간 한 청년 쥘레만은 깨어있다. 그는 창밖에 한 오토바이 운전자를 목격한다. 운전자는 잠시 전조등을 깜빡하더니 다시 사라진다. 그리고 잠시후 그 오토바이가 한 BMW차량으로 달려들더니, 양 차량은 서로를 피하려다 사고가 난다. 쥘레만은 오토바이가 사고난 지역으로 가자, BMW차량은 없고, 숨진 오토바이 운전자만 발견한다. 죽은 운전자의 시신에서 지갑을 훔치려다, 그 운전자의 가방에서 의문스러운 갈색봉투를 발견하고, 그 안에 든 아동성폭력과 관계된 사진들을 발견한다. 쥘레만은 그 사진이 큰 돈이 될 것을 직감하고 경찰을 눈을 피해 봉투를 숨기지만, 정체불명의 남자들은 그 봉투를 찾기 위해 쥘레만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한편, 마탈러 형사는 미제사건전담팀 팀장을 하면서, 연쇄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하다 또 다른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기자 안나가 독일 최고의 저널리스트 헤를린데의 실종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헤를린데는 실종 전 안나에게 자신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형사 마탈러에게 알리라고 예고 했다. 그녀가 남긴 마지막 행선지는 초블릭 호텔. 마탈러와 안나는 호텔로 향하고, 그곳에서 권총으로 오른쪽 눈을 관통당한채 사망한 헤를린데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증거를 채 수집하기도 전, 담당지역수사관인 반장 로텍이 이들을 가로막고, 자신들을 경계하고 뭔가를 숨기는 듯한 그의 태도에 마탈러와 안나는 헤를린데의 죽음을 은밀히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 주연보다 팀플레이에 주목하는 '마탈러와 아이들'시리즈?

다른 두 독일작가보다 아쉬움은 있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가 얀 제거스.

얀 제거스의 전작들을 보지 못한 터라, 전작들과 비교는 할 수 없겠지만 앞선 독일작가인 안드레아스 그루버나 넬레 노이하우스와 비교한다면, 두 작가는 주연급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콤비플레이에 주목했다면, 얀제거스는 마탈러 시리즈지만 그의 팀원들이 함께하는 팀플레이에 주목한다. 주조연급이나 조연들이 다수 등장하고, 이들의 과거사나 인간관계들이 상당히 많이 설명되기에 주연이 마탈러의 매력이 반감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시점의 변화 타이밍이 사건의 연관보다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결말이 임펙트있게 속시원히 풀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작가의 목표처럼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라는 목적은 확실히 이루기에 재미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오토바이 사고와 성폭력 사건, 부패경찰의 표적수사, 정치인들의 권력유지를 위한 음해 등이 연관을 가지며 흥미롭게 사건이 풀어지고, 팀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수사를 밟아나가기에 아쉬움이 있긴하지만, 매력적인 작품인건 부정할 수 없다. 솔직히, 다른 두 독일작가보다 부족한 면이 보이지만, 평타이상으 재미와 시리즈의 다음편을 기대할만한 작가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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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성역 1 - 노아즈 아크, Novel Engine POP
카지오 신지 지음, toi8 그림, 구자용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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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 혹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것은? ‘지구 멸망’이다. 거기에는 다양한 원인들을 넣는데, 그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들이, ‘행성 충돌’이나 ‘태양 폭발’이다. <원수성역>은 태양 폭발로 인해, 지구 멸망이 예고되고, 그에 대한 인류의 생존 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SF장르의 라이트 노블이다. 지구 멸망을 다룬 SF소설이나, 재난소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당당히 일본의 권위 있는 SF문학상인 ‘성운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장르적 재미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아낸 소설이다. SF 재난 소설에 쓰이는 거의 모든 소재들, 지구멸망, 순간이동수단(점프), 괴생명체, 거대우주선 등이 종합적으로 쓰여, 유명 SF작품들을 섞어 놓은 것 같지만, 그 익숙한 설정 덕분에 쉽고 재미있는 감상이 가능한 <원수성역>을 소개한다.


- 태양 폭발로 인해 지구 멸망을 앞둔 사람들의 생존과 투쟁

세대를 뛰어넘어 지속되는 분노와 증오, 선택받은 사람들과 버림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어떤 정부 고위 관리의 폭로로 세계는 혼란에 휩싸인다. 그 내용은 지구가 멸망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의 플레어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고, 그것은 곧 목성까지 태양의 열과 빛 에너지가 방출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불타고 지구의 생명체는 모두 소멸될 것이다. 이 사실을 먼저 안 미국 에디슨 대통령은 비밀리에 ‘노이즈 아크 계획’을 세운다. 그 것은 자신을 포함한 선택받은 3만명의 사람들이 지구를 탈출하는 계획이다. 노아의 방주나 다름없는 거대우주선을 타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추측되는 ‘약속의 땅’이라는 행성으로 도피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미 출발한 우주선. 고위 관리는 자신 또한 그 3만명중 하나인줄 알았다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사실을 알자, 이 계획을 폭로한 것이다.

지구에 남은 사람들은 먼저 탈출한 이들에 대한 증오와 배신감에 휩싸인다. 그리고 자신들도 지구를 탈출해 그 ‘약속의 땅’에 먼저 도착해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세계는 ‘순간이동장치’의 일종인 성간 전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시공간을 점프해 172광년 떨어진 ‘약속의 땅’으로 갈 계획에 돌입한다. 그리고 일본에서 출발한 마사히로는 미약한 기억력을 가지고 ‘약속의 땅’에서 깨어난다. ‘약속의 땅’은 밀림과 같은 곳으로 지구에서 볼 수 없었던 괴생명체가 존재한다. 마사히로는 이 위협적인 미지의 땅에서 각국의 사람들과 공동체를 맺고, 살아남을 각오를 다지는데...

- 지구 멸망에 관한 모든 소재를 끌어다 놓은 ‘익숙하지만 풍부한’ 완전체소설.

지구 멸망에 대처하는 3가지 인류의 다양한 이야기.

<원수성역>는 SF 노벨작품 중 단연 최고라 자부할 만 하다. 왜 성운상을 수상했고, 많은 극찬이 쏟아지는지 읽어보면 납득이 가는 ‘분명한 재미’가 있다. 지구멸망을 다룬 수 많은 소설들의 뻔한 소재들을 모두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지구멸망, 태양폭발, 탈출우주선, 시공간 점프(순간이동), 미지의 행성, 괴생명체, 생존투쟁, 폐쇄공간 과 같은 뻔한 클리세의 종합 완결판이다. 이 점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이미 아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SF가 난해한 사람이라도 SF 헐리우드 영화 한두편을 본 경험이 있다면, 초반 진입장벽없이 익숙하고 쉽게 접근가능하다는 점과 이미 많이 쓰일만큼 재미가 보증된 재료들을 곳곳에 배치했기 때문에 장르적 재미가 극대화 되었다는 점이다.


단점은 여러 가지가 섞여 이도저도 아닌 맛을 내는 음식처럼,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붕 뜬 채로 결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원수성역>은 그 단점을 극복한다. 이 책은 3부작으로 다양한 세대에 걸친 장대한 스토리를 뽑아내기에 아직 결말을 보진 않았지만, 현재까진 다양한 소재가 각자 다른 인물의 이야기에서 쓰여지기 때문에 독립적인 면모를 보여,흩어지기 보단 각자 단편처럼 제 갈 길을 간다는 인상을 준다.

 

이 작품은 ‘지구멸망’에 대처하는 3가지 인류로 나눠 진행된다. 첫째는 기술을 발전시켜 ‘점프’에 성공해 ‘약속의 땅’에 도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둘째는 노아의 방주인 ‘노이즈 아크’에 타 폐쇄된 우주선을 타고 표류 중인 사람들의 이야기. 셋째는 지구에 남아 자살을 선택하거나, 아직 희망을 놓지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렇게 3가지 인류가 각자의 인물과 이야기를 끌고나가기 때문에 단편이자 옴니버스 구조처럼 느껴진다.


이야기들이 ‘지구멸망’이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 있지만, 그것을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고, 생존하고 있는 배경이 다르니, 거기에 따른 인물들의 고난, 애증, 희망도 다르다. 사람이 죽음에 가까이 내몰렸을 때 나타나는 본질적인 모습과 지구멸망을 대하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녹여내는 이야기. 세 가지 인류와 다양한 세대를 분노와 증오, 원한과 반목으로 절묘하게 연결지으며, 이 세 이야기의 인물들이 만나는 시점을 기대하면서 끝까지 읽게 만드는 추진력이 있는 소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원수성역>을 읽어보자. 지구멸망에 관한 모든 소재들을 총망라한 폭발적인 재미가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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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6
조나단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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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북스의 SF시리즈 GF 시리즈는 기본 SF팬들은 물론 새롭게 SF장르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시리즈이다. 국외 유명 SF소설이 외국작가들의 작품이었다면, 그래비티북스는 한국 작가들의 개성넘치는 SF소설을 내놓는다. 곽재식의 <행성 대관람차>, 손지상의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이산화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해도연의 <위대한 침묵>, 박문영의 <지상의 여자들>에 이은 6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조나단의 <사냥꾼들>이다. 이 작품은 종말 이후 세상을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대재앙이 닥치고, 선택된 사람들이 살아남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 일족, 그리고 그 일족을 노리는 돌연변이 돌쟁이들. 세상은 이제 정상아를 낳기란 하늘에 별따기로 어렵고, 때문에 진짜배기여성을 납치해 온전한 생명을 태어나게 하려한다. <로드> 혹은 <나는 전설이다>처럼 대재앙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더 이상 반짝이는 네온사인은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 AI시대를 지나 먼 미래에 지구에는 대재앙이 불어닥친다. 거대한 빌딩은 텅 빈채로 흉물스러운 형태만 남기게 되었고, 도시의 번잡함은 척박함으로 변해버린다. 도시에 남겨진 자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일부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었고, 이 종족들은 각자의 일족으로 삶을 살아나간다. 헌데, 이 일족들은 새생명을 잉태하고 후손을 잇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대재앙이후 여자들은 더 이상 건강한 아이를 나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임신도 어려울뿐더러, 하더라도 출산 후 아기는 대부분 사산아이거나 기형아에 불과하다. 그래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을 진짜배기라 하며, 이들은 돌쟁이들의 표적이 된다. 돌쟁이들은 대재앙 이후 급격히 들어난 정체불명의 돌연변이로, 흉물스러운 존재이다. 낮은 지능에 동물적인 감각과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며, 심지어 사람들을 뜯어먹는다. 이 괴물들이 진짜배기인 한 여인을 납치한다. 그 여인은 일족중 커다란 세력을 가진 권씨 영감의 막내딸로 돌쟁이들에게 납치된다. 권영감은 납치된 딸을 찾아오면 금 서돈을 주겠다며 사냥꾼들을 모집한다. 문제는 돌쟁이들과의 위험한 싸움을 치러야하며, 인근에 천사들의 섬이 있다는 것이다. 초짜 사냥꾼 둥이는 권영감의 딸과 함께 무사귀환을 할 수 있을까?

 

작가가 다수의 SF단편을 쓴 경험이 있고, 장르시나리오와 장르대본을 쓴 경험이 있어, 어디서 본 듯 하지만 오락적인 요소가 있는 흥미로운 소재와 장면 장면이 빠르게 넘어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 인물들의 캐릭터에 부합하는 군더더기 없는 대화체로 재미에 충실한 부담없는 킬링타임용 소설을 만들었다. 돌연변이, 좀비, 대재앙, 종말과도 같은 미래는 재난 SF물에 흔히 쓰이는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배치에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간다. 또한 국내작가이기 때문에 광화문, 인천, 재물포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 등장해 마치 곧 다가올 미래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몰입 또한 쉽다. 재난물, 종말물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사냥꾼들을 통해 세상이 멸종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 함으로 문명과 인간, 생존과 투쟁에 관한 통찰도 담겨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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