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6
조나단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그래비티북스의 SF시리즈 GF 시리즈는 기본 SF팬들은 물론 새롭게 SF장르를 읽어보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시리즈이다. 국외 유명 SF소설이 외국작가들의 작품이었다면, 그래비티북스는 한국 작가들의 개성넘치는 SF소설을 내놓는다. 곽재식의 <행성 대관람차>, 손지상의 <우주아이돌 배달작전>, 이산화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해도연의 <위대한 침묵>, 박문영의 <지상의 여자들>에 이은 6번째 작품이 출간되었다. 조나단의 <사냥꾼들>이다. 이 작품은 종말 이후 세상을 배경으로 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대재앙이 닥치고, 선택된 사람들이 살아남아,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뭉치게 된 일족, 그리고 그 일족을 노리는 돌연변이 돌쟁이들. 세상은 이제 정상아를 낳기란 하늘에 별따기로 어렵고, 때문에 진짜배기여성을 납치해 온전한 생명을 태어나게 하려한다. <로드> 혹은 <나는 전설이다>처럼 대재앙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더 이상 반짝이는 네온사인은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 AI시대를 지나 먼 미래에 지구에는 대재앙이 불어닥친다. 거대한 빌딩은 텅 빈채로 흉물스러운 형태만 남기게 되었고, 도시의 번잡함은 척박함으로 변해버린다. 도시에 남겨진 자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일부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었고, 이 종족들은 각자의 일족으로 삶을 살아나간다. 헌데, 이 일족들은 새생명을 잉태하고 후손을 잇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대재앙이후 여자들은 더 이상 건강한 아이를 나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임신도 어려울뿐더러, 하더라도 출산 후 아기는 대부분 사산아이거나 기형아에 불과하다. 그래서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을 진짜배기라 하며, 이들은 돌쟁이들의 표적이 된다. 돌쟁이들은 대재앙 이후 급격히 들어난 정체불명의 돌연변이로, 흉물스러운 존재이다. 낮은 지능에 동물적인 감각과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며, 심지어 사람들을 뜯어먹는다. 이 괴물들이 진짜배기인 한 여인을 납치한다. 그 여인은 일족중 커다란 세력을 가진 권씨 영감의 막내딸로 돌쟁이들에게 납치된다. 권영감은 납치된 딸을 찾아오면 금 서돈을 주겠다며 사냥꾼들을 모집한다. 문제는 돌쟁이들과의 위험한 싸움을 치러야하며, 인근에 천사들의 섬이 있다는 것이다. 초짜 사냥꾼 둥이는 권영감의 딸과 함께 무사귀환을 할 수 있을까?

 

작가가 다수의 SF단편을 쓴 경험이 있고, 장르시나리오와 장르대본을 쓴 경험이 있어, 어디서 본 듯 하지만 오락적인 요소가 있는 흥미로운 소재와 장면 장면이 빠르게 넘어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 인물들의 캐릭터에 부합하는 군더더기 없는 대화체로 재미에 충실한 부담없는 킬링타임용 소설을 만들었다. 돌연변이, 좀비, 대재앙, 종말과도 같은 미래는 재난 SF물에 흔히 쓰이는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을 배치에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간다. 또한 국내작가이기 때문에 광화문, 인천, 재물포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 등장해 마치 곧 다가올 미래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몰입 또한 쉽다. 재난물, 종말물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사냥꾼들을 통해 세상이 멸종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 함으로 문명과 인간, 생존과 투쟁에 관한 통찰도 담겨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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