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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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영화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이다. 거대 행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세계멸망을 앞둔 시점, NASA는 행성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핵탄두를 넣을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 계획은 우주인이 아닌, 굴착 전문가인 일반인 팀원들이 수행하게 된다. 굴착에는 능력자지만, 우주에는 문외한인 사람들이 과연 인류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겟돈’은 우주인으로 훈련받고, 우주로 가 인류는 구하는 순간까지를 그려낸 영화이다. 영화에 부분적으로 NASA에서 우주인이 되기위해 검사하고 훈련받는 과정이 그려져 있는데, 영화는 이 과정을 제법 코믹하게 그려냈다. <중력>은 이 과정을 아주 실감나게 현실을 반영해 그려낸다. 일반인이 우주인이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 담긴 수많은 고난과 역경, 하지만 독자를 끌어당기는 ‘중력’과도 같은 사람들의 열정과 용기는 무엇일까?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그 말이 마치 성큼 걸음을 내딛듯이 나에게로 들어왔다.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야.‘

- 한국인 최초로 우주인이 될 가능성은 5000만분의 1

그 단 한 사람이 되기 위해, 저마다의 꿈을 품은 사람들의 이야기.

우주를 꿈꾸던 평범한 샐러리맨 이진우. 그는 생태보호연구원에 출근하는 식물 연구원이다. 작은 아파트에서 퇴직한 아내와 함께 딸을 키우고 있는 가장이기도 한 그. 그는 성실하게 돈을 벌며 가족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맛보며 살고 싶은 남자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 공고를 발견하게 되고, 오래전부터 꿈꿔왔지만 숨겨져 있던 열정 하자락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ᄄᅠᆯ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내고, 건강, 체력, 정신 등 수 많은 검사를 하게 된다. 우주인 선발 4차 테스트를 앞두고, 직장에서는 연구평가미달이라는 통보가 내려지고, 납득할 수 없는 직장내 성과와 앞으로 남은 치열한 테스트의 대한 부담감으로 점점 고립되어가는 이진우. 현실과 꿈, 경쟁과 우정앞에 놓인 이진우는 과연 ‘우주인’으로 로켓에 탑승할 수 있을 것인가?

- 우승자가 아닌 후보자들의 열망과 용기!

현실과 이상, 안주와 도전, 그 속을 유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야기.

<중력>은 실제 2006년 우주인 선발 공고가 있었고, 그 선발 경쟁을 가까이에서 본 작가가 쓴 소설이다. 작가는 후보들과 우주인 훈련과정을 지켜보고, 그들이 생업이 걸고 안주를 포기하면서까지, 우주라는 꿈을 위해 고달프고 힘든 도전을 이어가는 과정에 감명을 받고 쓴 것이다. 작품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우주인으로 도전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연구원으로 평범한 셀러리맨인 이진우, 꿈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오른 김태우, 우주와는 거리가 먼 문과출신인 정우성,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유일한 여성 후보인 김유진이 최종 4인 후보로 등장하며, 우주로 가는 희박한 확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현실감있게 그려진다.

작가가 13년 동안 취재하고, 35번의 개고를 거친 이야기인 만큼, 그 현실감은 정확하고 세밀하다. 보통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우주인 선발과 훈련과정이 리얼 다큐멘터리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그 생생함이 주는 흥미로움은 남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그 재미를 넘어선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작가의 ‘시선’이다.

이 이야기는 치열한 경쟁과 희박한 확률을 뚫은 단 한명의 우승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작가는 우승자가 아닌 ‘후보자들’에게 주목한다.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기위해 때론 꿈을 포기하고 열정을 잊고 산다. ‘이뤄지지 않는 꿈’이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중력>은 그 숙명을 거부한다. 성공보다 실패확률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든 것을 내던지는 투지와 열망, 그 뜨거운 도전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중 한 명은 성공하지만, 다른이들은 실패를 한다. 하지만, 그 실패는 낙오와 좌절로 그려지지 않는다. 도전의 과정이었고, 희망의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며, 작가는 탈락자의 퇴장에 박수를 보낸다.

<중력>은 이미 길이 정해진 어른들이 다시 꿈을 꾸고 도전하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 슬픔과 기쁨, 아픔과 미더움, 기대와 체념같은 감정들이 베어있고, 희박한 성공을 향해 어울리면서 겨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권태로운 일상에 열망을 집히고 싶다면, 실패하는 일상에 피로감이 쌓여간다면 읽어보자.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꿈’과‘도전’을 눈시울이 뜨겁게 그려낸 소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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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2-2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