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마라.

그 소유하려고 하는 마음 때문에
고통이 생긴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태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네.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멀지도 않고
자신들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적당한 거리에서 함께 서 있었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어도
그들은 서로 행복했네.

사랑은 그처럼 적당한 거리에
서 있는 것이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가지려고 소유하려고 하는데서
우리는 상처를 입는다.

나무들을 보라!

그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지 않은가!

너무 가깝게 서 있지 않을 것!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그늘을 입히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랑이 오래 간다.


- 이정하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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