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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만 남기고 버려라 - 쓸데없는 것들을 버리고 1%에 집중하는 기술
후지요시 타쓰조 지음, 이은정 옮김 / 제이플러스 / 2018년 1월
평점 :
근래에는 내가 쓰던 물건을 남기고 버리는 일을 일부러라도 찾아서 하는 편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것들로 이루어진 삶을 살고 싶은데, 내 소망과는 다르게 나는 쓸데없는 것들로 꽉꽉 채워진 삶을 살고 있던 건 아닐까. 물건에 국한되었다고만 생각했는데, 비단 물건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조차도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나에게 좋지 않은 버릇이나 습관들로 나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살펴보면, 몇 덩어리는 빼서 버리고 싶을 정도이니. 그렇게 떼어내버리면 나라는 사람이 없어질 것만 같은 착각이 인다. 하루에 하나씩, 내가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좋지 않은 습관을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이전에 나는 어떤 것을 버리고 싶은지, 그것을 버리려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우습게도 내가 가지고 싶은 습관에 대해서는 무던히 노력을 하면서도 갖지 못하는 게 많기도 했지만, 버리고 싶은 습관에 대해서도 노력을 하면서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많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노력의 여하와 내가 얼마나 그것에 절실한가에 따라 다른 것이라는 생각도 하기는 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의식하며 살지 않는 이상 좋지 않은 습관은 이미 몸에 배어있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들이 많기에 평생 나를 따라다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량 부족의 덫’에 걸려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모두 뭔가를 하려고 한다. 시도해보지 못한 것에 시도를 해보려고 하기도 하고, 이미 시도한 것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하기도 하며, 어떤 것은 처음부터 시도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기도 한다. 포스팅을 하는 오늘, 내가 시도해보지 못한 것을 시도하려고 했던 것은 꼬막무침이었고, 이미 시도한 것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한 것은 걷기였으며, 처음부터 시도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은 택시 타지 않기였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은 택시를 탔다. 난 택시 특유의 향과 더불어 백미러로 하여금 마주쳐지는 기사님과의 눈인사를 결코 좋아하지 않는데) 타인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내가 그들의 입장을 세세하게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적어도 나는, 항상 무언가를 하고, 하려고 하고, 하지 않기도 하려고 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는 나의 하루는, 책에서 말한 것과 같이 ‘용량 부족의 덫’에 걸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에서 네 가지에 대해 주의 깊게 읽었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마음’과 이별하기, ‘언제라도 행동할 수 있다’와 이별하기, ‘이미 예정된 스케줄’과 이별하기, ‘SNS’와 이별하기였다. 특히 ‘아직 시간이 있다는 마음’과 이별하기에서 단순히 날짜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그 기간 중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유한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였다. 내가 주의 깊게 읽었던 것 중, 아직 시간이 있다는 마음과 언제라도 행동할 수 있다는 마음은 어쩌면 동일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시간이 많으니까 괜찮아. 시작하려고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특히 공부에 관해 그런 점을 알 수 있다. (더 잘 하고 싶어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까 따위의 말도 안 되는 핑계들이지만) 어쨌든 현재 미루고 있는 것은 단연 그것뿐이다. 나는 한 가지 일밖에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 공부를 하면 자연스레 저 공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차근차근해야 하는데, 하나를 끝내야 또 하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인 거다. 물론 내 공부 방식이기 때문에 누구도 내게 그것에 대해 “너 틀렸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SNS를 하는 시간, 수동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SNS에 접속하는 습관을 내려놓으라고 하며, ‘NO SNS TIME’을 정해두라고 한다. 내가 SNS에 접속을 하지 않을 때가 언제지? 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순간적으로 집중할 때밖에 없었는데, 이럴 때는 정말 핸드폰 중독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에는 방해를 받고 싶지 않지만 핸드폰이 옆에 있으면 자연스레 핸드폰으로 손이 가게 되니, 일부러 핸드폰을 멀찍이 떨어뜨려놓고 책을 읽을 때가 많다. 편리한 삶은 집중력을 저하시키는데 탁월한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게 아니라면 내 의지력이 문제일지도 모르고.
그 외에는 적당히 가져도 괜찮을 습관들도 있어서 ‘굳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글을 읽다 보면 버리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무언가를 이별하라면서 그에 대한 페이지는 두세 페이지밖에 되지 않다 보니, 이런 것들을 버리는 것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며 저자가 조금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사람이 아닐까 했다. 하지만 그것들을 버리려고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되는 것이니 가볍게 저자의 말을 조언 삼아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