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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속 재테크를 위한 부부의 습관 - 부부가 함께하면 싱글보다 돈 모으는 속도가 3배나 빨라진다!
정은길 지음 / 북클라우드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꼭 한 번씩 재테크를 점검하는 시기가 있다. 그게 어쩌면 지금이다. -서평을 쓰기 전부터 무척 긴 글이 될 것만 같다-
결혼 만 3년. 결혼을 하며 우리는 우리 식의 재테크가 생겼고, 그것은 3년째 변함없이 꾸준하다. 그런데 우리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의구심을 품었다.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걸까?” 하고. 사실 나는 우리가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잘못하고 있다거나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완전히 배제시켰다. 실제로도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비슷한 환경이든 아니든) 우리처럼 하는 사람이 -내 주변에는- 거의 없었다는 사실에 놀란 바 있다. 오늘만을 살 것처럼 사는 사람들-돈을 아끼지 않고 쓰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었다. 믿는 구석이 있거나 경제관념이 없거나. 믿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연금이 있잖아~” ...... ‘정말 연금으로만 살겠다고 생각을 하는 거야? 우와, 굉장히 어리석은 생각을 가졌네.’ 라고 속으로 타인을 비난한 적도 있음을 밝힌다. 여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철이 없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하면서.
우리는 많은 고민 끝에, 적어도 우리 부부에게 아이는 필요가 없다. 고 확고하게 결론을 내린 상태이고, 차나 집, 그 밖의 빚도 일절 없기 때문에, 우리는 노후에 쓸 돈을 열심히 모으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는 첫 번째도 노후, 두 번째도 노후, 세 번째도 노후였다. 1년에 한 번씩 연말 정산을 하면 “우와, 우리 이만큼이나 모았네. 우리 정말 잘 살았다!”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렇게 많이 체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이하게만 여겨졌다. 일 년에 이만큼이나 모았는데, 왜 많게 생각이 되지 않는지 그 까닭을 몰랐다. 당장이라도 현금화 시킬 수 있는 돈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를 했고 위안을 삼았다.
그러다가 『3배속 재테크를 위한 부부의 습관』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위한 건 나는 돈을 잘 모을 줄만 아는 사람이지, 굴릴 줄은 모르는 사람이라 목돈-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어정쩡하지만-을 잘 관리하는 방법 등을 책에서 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3배속이라니, 뭔가 체계적인 재테크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책을 읽으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몇 시간 동안 정독하며 다 읽어 내려갔다. 책을 다 읽었을 땐, 마음이 꽉 찬 느낌을 받았다.
책에 대해 말하기 전, 이 책에는 목돈을 모으기, 목돈을 굴리기, 어떤 상품에 투자하기와 같은, 재테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님을 밝힌다. 그런 책인 줄 알고 덜컥 구매했다가는 어쩌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책은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데, 그리고 돈을 잘 관리하는데 꼭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는 책이다.
겉으로 보기에 모범생처럼 열심히 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p.30)
두 번째 단락에서 우리 부부가 일 년에 돈을 얼마만큼 모아도 어째서 체감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 까닭을 모른다고 했었는데, 그것을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노후자금으로 도대체 얼마가 필요한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것에 있었다. ‘노후를 위해 저축을 많이 하자’는 그물에 물고기만 마구 넣고 있었던 것. 우리는 현재 집은 남편 J의 직업 혜택으로 5만 원도 안 되는 월세(?)에 살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주변 내 친구들은 무척 부러워한다. 나는 그 친구들에게 내 속마음을 다 말하지는 못했지만, 사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면 스멀스멀 걱정부터 밀려온다. 내 주변 친구들은 대출을 받아서 아파트 전세를 얻거나 매매를 한다. 이자가 많겠지만, 빚을 다 갚고 나면 어쨌든 그중 원금은 내 돈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돈을, 우리는 지금 젊을 때 다 모아놓아야 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었다. 성격상 빚이 있으면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갚게 되겠지만, 우리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우리의 노후를 어떤 지역, 어떤 동네를 선택하고 어떤 형태의 집에 살지도 모르며,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지는 더더욱 모르는 상황에서 돈만 열심히 모으는 것이, 이따금 참 무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집과 더불어 노후자금까지 모아야 한다니. 우리는 도대체 얼마를 모아야 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 중이고, 남편 J와 더 많은 이야기를 꾸준하게 나누어보아야 할 것이다.
내가 ‘돈’을 대하는 자세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만나야 하고, 배우자의 과거 역시도 만나봐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나의 과거를 되짚었다.
고등학생 때 돈이 필요하면 아빠와 엄마가 있었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주지 않은 적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은 돈을 가지고 싶었던 모양인지 엄마의 주머니에 손을 댄 적도 있었다. 그때 내가 주머니에서 가져갔던 돈은 만 원 안팎으로 기억한다. 나는 돈 무서운 줄 모르고 흥청망청 그 돈을 다 썼었고, 엄마는 그때의 나를, “수중에 100만 원이 있으면 몇 시간 만에 다 쓸 수 있는 애”라고 말하곤 했다.
대학교 입학금과 더불어 학비를 내주셨던 부모님께 그 이후의 학비는 내 손으로 내겠다고 했다. 까닭은 단순했다. 남들은 장학금 받고 다니는데 난 돈을 내고 다녀야 하니, 그게 죄송스러워서. 내가 못해서 돈 내고하는 공부, 내 돈으로 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대학 졸업 이후, 나 역시 다른 친구들처럼 취업전선에 뛰어들었고, 직장인이 되었다. 적은 월급이었지만, 돈이 모일 때마다 중도 상환을 했다. 그러면서 이제 얼마 남았네. 하며 형광펜으로 죽죽 그어가며 대출을 상환하는 재미-이런 것도 재미라고 부를 수 있다면-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돈에 쪼들리는 일은 그다음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잇몸이 약하고, 충치에도 노출되어있어 떼워야 하는 것도 많았고, 씌워야 하는 것도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사랑니가 썩어 그 옆 어금니까지 건드려 신경치료를 해야만 했는데 마이쭈(젤리)를 먹다가 톡 빠져서 임플란트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여담으로 나는 이후로 마이쭈는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래도 치열이 고르기 때문에 치아 교정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여러 군데에서 치과 견적을 받았으나 금액은 들을 때마다 어마어마했고, 금액을 마련하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작했는데 모든 치과 치료를 끝내는데 총 4년이 걸렸다. -직장인이다 보니, 시간을 뺄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가지 못한 적이 거의 2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도 결혼을 앞두고, 내 치아에 대해서만큼은 당신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근 1년 동안 고군분투했는데, 그건 정말 잘 한 일이었다.
그때로부터였던 것 같다. 학자금 대출과 치과 치료는 내가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는 습관이 생길 수밖에 없게 강제적인 환경을 내게 제공했다.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사는지, 생각해보기.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