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완성 스피치 스킬
권수미 지음 / 서래Books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내 남편 J201411월부터 3년 동안 교육생들을 교육하는 임무가 부여됐고, 현재까지도 그에 대한 책무를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다. 그는 짬짬이 교수연구발표회 준비도 해서 손에 꼽히는 등수를 받아오기도 했었으며, 학생들이 체크하는 업적평가에서는 항상 최상위를 받아오곤 했다. 남 앞에만 서면 온몸이 경직되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나는 아직도 그의 그러한 부분이 무척 신기하고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어떻게 남들 앞에서 그렇게 말을 잘 하지? 떨리지도 않나?

 

 

나는 발표를 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발표란 발표는 모두 싫어했다. 물론, 하고 나면 별거 아니었다. 하지만 발표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굉장히 무서웠고 두려웠으며 도망을 가고 싶을 정도로 그 시간이 끔찍했다. 개인적으로는 눈에 콤플렉스가 있었기에, 어릴 적부터 남들 눈동자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지금이야 두 번의 수술 이후로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정도로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비단 그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이 어린 시절의 나의 콤플렉스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그 현상은 대학생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던 것이다. 특히나 대학생 때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3주차마다 발표를 해야 했던) 연구주제 발표는 나를 정말 힘들게 했었다. 준비는 준비대로 다 했지만, 발표에서 막혀 나는 그때마다 구렁텅이에 처박혀야만 했었다. 그것이 얼마나 억겁의 시간처럼 느껴지던지, 지금 생각해도 진저리가 쳐진다.

 

 

그런 내가, 어느 순간 말을 잘 구사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주어나 목적어를 빼고 말하는 것을 느낀 것이다. 이것은 대략 삼 년 전 즈음부터 생긴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말해도 알아듣는 상대방이 신기해서 깔깔대며 웃기 바빴는데, 지금은 ? 이거 좀 심각한데?” 할 때가 왕왕 있다. (굉장히 우스운 계기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자고 하여 한국어과를 진학했고 공부를 하면서 그 언젠가는 꼭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꿈이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때문에, 나에게는 말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과 적재적소에 맞게 말을 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앞에서 말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과제로 주어졌다.

 

 

말을 잘 해보겠다고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이 되었는데, 좋은 기회에 30일 완성 스피치 스킬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나도 이런데! 하는 부분이 어찌나 많던지, 고쳐야 하는 것이 비단 저것뿐만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무표정으로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할 때 툭툭 내뱉기도 하며, 이따금 쏘아붙이는 (=공격적으로 느낄 법한) 말투를 지니고 있었다. 이 부분은 나조차도 부정할 수가 없는 완벽한 사실이었다. 나는 그냥 상대에게 말을 한 것뿐인데, 상대는 오히려 내게 무지막지한 화를 낸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는 문제가 많은 화법의 소유자임이 틀림없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저자는 셀프 모니터링을 하라고 한다. 가령, 녹음 방식 같은 것 말이다. 나는 녹음을 가끔 하는 편이기는 한데, 그것은 나의 화법을 파악하고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증거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게 다른 점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의 말투는 점점 더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아니라 다른 경우에서의 녹음은 시도해보지 않았다고 글을 쓰려다가, 아주 예전에, 애인과 통화할 때 애인의 목소리를 저장하기 위해 녹음을 했던 방법을 사용해본 적이 있기도 한데, 그때는 내 목소리가 굉장히 오글거려서 녹음을 다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나중에 친구랑 대화할 때 녹음을 해보고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하하. 아니면 가장 가까운 J랑 말을 할 때 녹음을 한다든지.

 

 

그 외에도 내게 포함되는 것은 발표할 때 떨리는 목소리와, 이따금 부정확한 발음, 말을 길게 늘여서 말을 하는 것, 두서가 없다는 것, 그리고 가장 최대의 단점인 목소리가 작은 것 (이건 술을 먹고 말을 할 수도 없고 나 원. (농담)) 들을 포괄적으로 한꺼번에 짚어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지만, 책을 읽고 실행하지 않고 덮기만 한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당연하겠지만)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것이 꼭 올바른 해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는 이 중에서도 노력을 해본 것이 있는데 안 되는 부분도 분명 있었던 까닭이다. (이를 두고 내 노력 부족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어쨌든, 내가 고쳐야 할 점을 알고 그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어떻게 고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

 

 

 

오탈자 : 목차에서 Day 27 누구에게 이야기할 것인지 생각하라

CASE 27 하는 이야기마다 두서없다는 말을 만이 들어요. 많이

 

p.195 느림강조 : 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미련이 남기 마렵니다. 마련입니다.

 

p.232 “여러분! 강당 내에 조금 소란스럽습니다. 조용히 제 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강당이 혹은 강당 내가 조금 소란스럽습니다. (정도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강당 내에 조금 소란스럽습니다.는 앞뒤 말이 맞지 않는 것 같은데. .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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