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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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건, 분명 자기 손으로 붙잡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달, 사월이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달이야.”라며 팔랑대던 것도 잠시, 첫 날부터 심상찮은 증상을 느끼게 된다. 그 증상이 일주일 즈음 지속되었을 때,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없음이라는 결과를 접하게 되었다. 신체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검사를 받아보았을 때 이상없음이라면, 결국은 심리적인 증상이 아닌가.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다 중단하고 나는, “다시 이라부를 만날거야!” 라고 말하면서 그를 찾아나서게 된다.

  

 

 

 

 

 

선단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야쿠자 중간보스, 공중그네에서 추락하기 일쑤인 베테랑 공중 곡예사,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사위, 스로잉 입스에 빠져 폭구(wide ball)를 일삼는 프로야구선수, 썼던 소재일까봐 더 이상 이야기를 쓸 수 없는 여류작가. 다섯 명의 등장인물. 그리고 그들에게는 이라부 이치로가 있었다. 안녕, 이라부. 또 보네!

  

 

 

 

 

 

신경을 쓰는 순간부터 공포의 세상이 된다는 말인가.

2주동안 지속되었던 그 해괴하고 잔인무도했던 그 증상은,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지금 정상적인(?) 신체적 리듬을 되찾았으며,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은 날들을 지내고 있다. 물론, 지금 역시도 신경을 그쪽으로 쏟으면 그 증상이 다시금 볼록하게 솟아오름을 느낀다. 젠장. 오랜만에 만난 이라부는 여전히 쾌활했고, 나의 잠재된 불안에, “너만 그런거 아니야. 남들도 다 그래.”라고 말하며, 위안이라는 꽃을 얹어주었다.

  

 

 

 

 

 

더러는 가벼워 보이던 것, 하찮던 것, 사소한 성격적 결함이 정신적 결함으로 이어지는 수가 있다. 그렇게 되는 계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 역시 알 수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만들어 쓰고 있는 가면이 어떤 방패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역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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