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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하루 - 소소하게 사랑하기 좋은 하루
김영주 글.그림 / 42미디어콘텐츠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2009년 08월 , 연애 시작
2013년 11월 , 결혼
“진급여부와 관련해서 우리가 함께 하지 못할 수도 있어.”라고 말했던 그.
사랑한다면, 끝까지 함께 하지 않아? 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나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다.
불확실한 미래는 2012년에 확실한 미래가 되어있었고, 우리는 만 4년하고도 몇 개월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을 했다.
“결혼은 현실이야.”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설레임보다 두려움과 불안함이 엄습하기도 했다.
쇼파와 한 몸이 될거라는 말은 진짜 최악이었다. 그이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그 이유로 우리집엔 그 흔한 쇼파가 없다.
다행히 그이는 쇼파는 집을 더 좁게 만드는 짐,라고 말하며 쇼파가 필요없다는 내 의견에 동의해주었다.
어린아이같은 나때문에 그이는 아이가 없어도 아이를 키우는 기분이라고 종종 [아니 자주] 말을 한다.
요즘 우리는 서로에게 책을 읽어주는 [주로 그이가] 날이 많아졌다는 것이 올해의 특별한 일 중 하나가 되었는데,
이 책은 연애일기라는 점에서, 결혼이 아닌 우리의 4년 연애를 회상하며 함께 읽었으면, 했다.

아침에 부비적거리며 일어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면, 와있던 문자.
가끔은 전화로 날 깨워주던 그이.
그때 생각이 나서 싱긋.싱긋싱긋.
지금은 눈뜨면 바로 있어서, 눈 앞에 대고 굿모닝! 하니 더 좋지만 :)

사랑하는 사람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고, 그 순간까지 기억이 나는걸 보니. 그
생각마저도 참 귀하다 싶다.

같은 공간에서 각자 다른 뭔가를 한다는 것.
결혼을 하기 전에는 그가 내 옆에 있고, 내 손을 잡고 있고, 뭔가 함께 한다는 게 소중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그에게 가장 서운했던 점은, 나는 같은 공간 = 같은 방 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같은 공간 = 집 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옆에 있는데. 멀리 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처음 하게 된 계기였었다.
이후로는 다른 방에 있을 때,
여보- 부르면 “왜?”하고 되묻는 게 아니라, “응~”하며 내 앞으로 와주는 그이가 참 고맙다.

책을 읽으며,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지금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때도 그때만큼 좋지만, 왜 지금도 이토록 좋은건지. [아직 신혼이라서 그런가보다.라며]
*
이따금 조금 유치하기도 하고,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한 느낌. [내가 안 그래서 그런가.]
사실 요즘은 남자가 무조건적으로 순종[이라는 단어가 조심스럽기는 하다만]하지 않아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더러 있었는데. 그런 부분은 그냥 패스하며 읽으면 그만이니까.
놀라웠던 건, 이 책의 저자가 남자라는 것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