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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사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9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1월
평점 :

작가
미나토 가나에를 알게 한 것은, 「고백」이었다. 그것을 빼놓고 그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의 열기는 대단했다. 또한 그의
작품으로 미루어 보건대, 그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후의 작품을 하나씩 접할 때마다 “전작
같지 않네.” 라는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읽었던 그의 작품이었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이 엉성하거나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었는데, 전작과
비교를 하면서 읽다보니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만난 「꽃 사슬」- 내가
읽기 전 이미 읽은 이들의 호평이 행렬을 이루어 더 기대가 되던 책.
“사람은
생각도 못 한 곳에서 서로 연결되어서, 한
번 사슬을 끊어도 다른 곳에서 연결되어 있나 봐요.” p236
아카시아 상점가 중심에 있는 매향당에서 긴쓰바를 사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꽃, 눈, 달의
이야기.
꽃 ,
영어강사인
그녀, 다니던
학원이 부도가 났다. 월급도,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그녀에게
가족이라고는 외할머니뿐인데, 외할머니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할머니
저금에서 수술비를 충당해도 되느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할머니는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갖고 싶은 것이 있다. 그녀에게는
돈이
필요하다. 키다리아저씨, K. 그를
만나야한다.
눈 ,
외삼촌이
중역으로 일하는 회사에서 한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와 결혼을 했다. 5년
동안 아이가 없는 것을 제한다면, 그녀는
남편과의 생활이 행복하다. 남편은
설계를 하고 싶어 했고, 마침
공모전이 열렸다. 그런데
일이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리고
그 후 소나기 계곡,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진실이
알고 싶다.
달 ,
대학시절
친구를 통해 산악회를 들어갔다. 그곳에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버지 같은 사람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어떠한 사건으로 그녀는 일절 연락을 끊어버린다. 이후에
매향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과거를
지울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은) 그녀
앞에, 친구가
찾아와서 지우고 싶은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며 부탁을 한다.
집 지키는 데는 이력이 났다. 하지만 ‘언젠가
돌아온다’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 사이에는 깊고 큰 도랑이 있다. 물론 거기에 다리 같은 건 없다. 그저 울 수밖에 없었다.
p19
사실
이 이야기를, 서평에
어떻게 담아내야할지 고민을 했다. 이
책을 참 괜찮게 읽었기에, 다른
이들도 서평을 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어떤 이야기를 해도 복선 같았고, 내
어떤 생각을 내뱉어도 책의 내용을 암시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내 서평이니까, 훗날 내가 이 책의 서평을 읽었을 때, 내용들이, 책을 읽었을 때의 그 느낌들이 생각날 수 있는
그런 서평이었으면 좋겠으니까, 대충의 줄거리는 써놓는 게 좋겠다 싶었다. 혹자는
역시 「고백」보다는
아니다.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언제까지나
전작에만 얽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나 역시 전작에 비해 별로,라며
차댔던 작품들이 비단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뿐이었으랴. “오
년 후에는 <고백>이
아닌 새 작품으로 기억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던 그녀는 압박감을 얼마나 받았을까 싶다. 이것보다
더! 이것보다
더! 라고
외치는 팬들 앞에서, 자식
같은 작품을 내면서 예뻐해주지 못한 적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꽃
사슬」은
무려 오 년 동안 그녀의 가슴 안에서 태동하던 이야기들이었으리라. 그녀의
끝없는 행보를 오래도록 응원해주련다. 미나토
가나에니까. 파란
용담을 품에 가득 안은 채, 입
안에 향긋한 긴쓰바를 넣고 오물오물거리고 싶은, 2015년
겨울 끝자락이다.
*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진실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나는
‘소나기
계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고 싶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른
서평을 읽어보니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진실을 알아야한다.’는
글을 보고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수긍할 수 있는 말. 하지만, 그렇다면 과거를 지우고 싶은 여자는 누구일까,
생각해보기도 하고.「꽃
사슬」을
읽은 독자만이 참가할 수 있는 사슬.
[아리송한] 오탈자.
페이지260 : 저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가즈야 씨에게는 보다 더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나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어.
▶▶▶ (문맥상) 나와 결혼하지 않았다면,으로 시작하는 게 맞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