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후
기욤 뮈소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오랜만이다. 나만의 애칭, 귀여운 미소씨. 책의 재미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인 가속도가 빠르고, 흡입력도 있으며, 이야기의 전개도 빨라 호평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이야기 소재가 거기서 거기-라는 혹평을 받고 있기도 한 귀여운 미소씨. 사실 그 말이 틀린 이야기는 아니어서 그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그 혹평에 완강히 부정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난 가끔 그의 작품에 퐁-당 빠지고 싶을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며 두근두근 설레이게 하는 그런 특유의 마법같은 그의 이야기에. 아, 물론 그러려면 뻔히 보이는 결말에도 ‘에이, 이게 뭐야. 이럴 줄 알았어!’라며 실망하기보다는, ‘이럴 줄 알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 역시 당신이야.’라는 포용력[?]같은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나는 책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는데, 내가 제대로 책을 읽게 된 것은 - 고등학교 때, 내가 속한 문학동아리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원해서 들기는 했지만, 그 계기가 책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수능과목 중 언어 점수를 좀 더 높이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책은 내게 좋아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읽는 도중에 이 문맥에서 어떤 단어가 어색하고, 어떤 연결어미가 와야하며, 이 문장이 여기에 알맞은지,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결국 작가의 의도는 이것이었다 따위로 해석을 해야하는 공부였다. 그리고 나에게 책이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해주었던 책이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그것이 어떤 것이었어도 상관은 없었겠지만, 기욤 뮈소의 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는 것이 아마 그를 늘 한결같이 지지할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그의 새 작품이 나왔다. 또 한 번 두근거릴 수 있는 여유를 선물 받은 것과도 같다,며 기분좋게 싱긋 웃어보인다.

 

 

 

 

 

첫 눈에 반해 결혼까지 골인한 세바스찬과 니키는 슬하에 쌍둥이 남매를 두었지만 성격 차이로 이혼을 하게 되고, 각자 자신을 닮은 아이를 한 명씩 맡아 키우고 있다. 다른 방식으로 키워진 아이들은 어느새, 열다섯 살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찬은 니키에게서 제레미가 사흘 째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7년 만에 해후한다. 부부는 제레미의 방을 뒤지다가, 대량의 코카인과 도박에 빠져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드레이커 데커의 선술집을 찾아 가고, 그곳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정당방위로 그 괴한을 살인하는 지경에 이른다. 하지만 살인이 정당방위라는 것을 알리는 것보다 아들의 행방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던 부부는 선술집을 나오고, 아들 제레미가 폭행을 당하는 의문의 동영상을 수신하게 되는데, 폭행을 당하는 장소가 파리의 한 전철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파리로 향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지명수배가 되어버려서 그들은 그들을 좇는 경찰의 눈을 피해 움직여야한다. ㅡ 책을 읽으며 퍼즐이 하나씩 맞추어지며, 분명 이것일거야! 했던 것이 정말 그것이었을 땐, 왠지 모르게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이야기 전개에 카미유의 행방불명과 여형사 콩스탕스의 추적, 힌트를 통해 얻게 되는 단서, 그리고 종종 세바스찬과 니키 부부의 로맨스 등이 책의 가속도를 높였다. 누가 뭐래도, 그의 작품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 그는 역시 귀여운 미소씨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