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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로얄 ㅣ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이언 플레밍 지음, 홍성영 옮김 / 뿔(웅진)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007에 관한 영화가 있었다는 것도, 원작으로 된 시리즈가 있다는 것도, 그것이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왔다는 것도, 야릇한 여인이 한가득 채우고 있는 이 책을 읽기가 어쩐지 꺼려져 읽기 전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책, 아이니컬하다. 분명 원작이 있는데 영화가 더 떠버린 케이스다. 원작과 영화_ 물론,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 원작을 더 선호하지 않는가. 아무래도 영화에서는 책에 내포되어 있는 모든 것을 다 내비치기에는 무리가 있을 뿐더러,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리를 영화에서는 디테일하게 느끼지 못하는 게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게 글만큼 할까 싶은 것이다) 원작을 선호하는 이유가 아니던가 말이다. 그 유명한 「해리포터」도, 원작이 있었기에 영화가 있었고, 「반지의 제왕」도 원작이 있었기에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이, “원작도 있었어?” 하는 반응이었고, 심지어 “원작보다 영화가 더 낫다”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니.. (이 또한,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 시리즈물은 재미가 있든 없든 그것을 떠나서 “시리즈물은 1탄부터 봐야 재미있는데..”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번에 읽으려는 챗이 첫 번째인 것을 알고 나서는 주춤하는 것을 단단히 붙잡아 매어놓고 책을 펼쳤다.
첩보기관 MI6으로부터 암호명 ‘007’을 부여받고 마다가스카에서 테러리스트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 제임스 본드. 그리고 그의 파트너 베스퍼 그린. - 국제 테러 조직의 자금줄인 르쉬르프. 히지만 그가 투자한 매춘 조직은 하룻밤 사이에 문을 닫았고, 조합은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다급히 성매매 업소를 ‘단시간 접객소’로 바꾸며 법의 테두리를 넘나드는 비밀스러운 만남을 알선했고, 지하 포르노 상영관 두어 곳도 운영했지만, 치명적인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그는, 카지노 로얄에서 초호화 포커 대회를 열고, 그 곳에서 테러 자금을 모을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 것을 007이 알아낸다. 상부는 그런 르쉬프르를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곳에 본드가 투입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 본드는 패했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읽는 내내 뭔가가 부족하다,싶었다. 이야기에는 복선이 깔려있음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은 충분히 몇 가지의 추측으로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었으며, 결국 그것은 그들 중 하나와 일치했다. 맥이 빠졌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본드의 행동에 집중해서 읽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있었겠지만, 그의 파트너인 베스퍼와의 로맨스가 결실을 맺느냐, 아니냐,의 궁금증이 샐쭉하게 삐져나와 있었던 까닭은 아닐까. 사실 ‘스파이’의 이야기에서 사랑을 빼놓으면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지금은 종영한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과 「아테나」도 러브라인이 있었기에 재미지게 볼 수 있었던 것이지 싶다. 큭큭. 그런데 어쩌나, 본드가 사랑에 데였는데. 다음 편에서는 그의 걸(일명 본드걸)들에게 시니컬한 태도로 대하는 건 아닐까. 원래 사람이란, 사랑에 한번 데이게 되면 그 상처가 아물 때까지는 힘들어하는 법이니까. - 그리고 「카지노 로얄」 이것은 아무래도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챙겨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무래도 내가 읽은 원작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 칭찬했던 것들을 느끼기 힘들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