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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부 1권 서평 - http://blog.naver.com/baereerah88/120123209971
1부 1권을 읽고 난 뒤 근 두어 달 만에 접한 2권이었다. 한국 소설이라하더라도 주인공의 이름을 적어두는 내 습관(나중에 아! 하며 상기시킬 수 있는 것은 둘째치고, 당장 읽고 있는 책의 주인공들의 이름을 늘상 헷갈려하는 나이기에)이 특히 이번에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이 책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거창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준비 작업이라는 것이라는 게 사실은 1권을 끝내고 2권을 읽기도 전에 쓴 서평을 다시 읽어보는 것과, 1권의 끝부분을 다시 살펴보는 것. 풉. 1권의 서평에 어떠한 진척도 없었고, 계속 제자리를 맴돌며, 발돋움도 시작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 책의 어떠한 평도 내릴 수 없다,고 말했었다. 그래, 그랬었지. 그래서 왜 밀레니엄, 밀레니엄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건은 이미 시작이 되었는데, 과거사만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별 세개만을 주려다가 2권은 어떨지 몰라 별 네개를 주었더랬다. 허나, 오랜 간극이 원인일까. 초반에 집중을 하지 못해 허우적 허우적 거리기 일쑤였고, 급기야는 책을 놓고 「압구정 소년들」을 시작했었다. 그리고도 선뜻 바로 들지 못하고, 몇 권의 책을 더 읽은 후에야 다시 들 수 있었는데, 아차, 싶었다. 어느 순간 빠져버린 게다. 그것도 꽤 깊숙히. 아마, 그것은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함께 한, 그 때가 아닌가 짐작해본다.
1장 , ‘스웨덴 여성의 18퍼센트는 살면서 남성의 위협을 한 번 이상 받은 적이 있다.’ 2장 , ‘스웨덴 여성의 46퍼센트가 남성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3장 , ‘스웨덴 여성 중 13퍼센트는 심각한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 4장 , ‘성폭행을 당한 스웨덴 여성 중 92퍼센트가 고소를 하지 않았다.’
하리에트 방예르의 사건은 초반에도 좀처럼 실마리를 드러내지 못하다가 둘의 합심으로 조금씩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범인과, 맞닥뜨린다. 그런데 그 범인이라는 작자가 - 그리고, 홀연히 사라진 하리에트가 - (…) 저자는 스웨덴의 기자라는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똘똘 뭉친 제 2의 스티크 라르손을 만들어내는데, 그 인물이 바로,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저자는 그를 통해 스웨덴의 사회상을 고발하는 동시에 기업의 불투명함을 고발하며 그 인물로 베네르스트룀을 지목하고 그를 끌어내고자 한다. 그는 내가 바라는 대로 질질질, 끌려 내려올 것인가. 혹은 그곳에 버티어서서 굳어버릴 것인가. 나는 책을 읽는 도중에 아니, 하리에트의 사건이 끝난 직후에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그 여파로, 일명 ‘복지국가’라고 널리 알려진 스웨덴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렇듯 단순한 추리소설로 치부해버리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현실적인 까닭에 서평을 쓰는 지금에도 이 모든 것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 이 책을 끝내기 전, 한가지를 짚고 넘어가야겠다. 1권에서 난, 블롬크비스트보다는 살란데르의 매력에 더 빠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2권에서는 그의 매력을 조금 더 볼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었으나, 전혀, 라는 것이 내 대답이다. 사건의 실마리는 주로 살란데르에게서 나왔으며 베네르스트룀을 무너지게 만드는 계기도 그녀가 주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나는 그의 매력을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1권을 이어 2권에서도 역시 2부에서는 그의 활약이 조금 더 돋보였더라면 좋을텐데,라는 아쉬움을 안고 책을 덮어야만 했다. 어쩌면 좋을까. 다들 매력적이라는 당신의 그 매력을, 나는 찾아 주질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