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에 눈을 뜨다 - 문화와 환경이 어우러진 도시디자인 산책
김철 지음 / 조이럭북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전문적 내용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저는 도시계획이나, 건축 분야의 전공자가 아니며, 책의 의도 역시 도시디자인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보다 현장에서 보고 들었던 도시디자인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도란도란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라고 저자는 겁도 없이 과감하게 타이핑 쳐냈다. 그러나 사실 난 그가 도란도란 들려준다는 이야기는 고사(姑捨)하고 실은 사진만 들여다보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진 한장마다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작가의 손가락이 닿는 곳엔 애증어린 시선이 닿아있었고,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었고 그 기쁨의 두배는 그에 합당한 활자를 보는 일,이라고 여지없이 생각하고 있는 참이었다. 하지만 도시디자인,이라는 것에 나의 지식이 얕았던 탓일까,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책을 다 덮고나서도 이렇다 할 정도로 뇌리 속에 박히는 단어조차 남지 않은 채 그대로 부서져 내렸다. 그래서 이 책을 나와 같은 시기에 접하여 써내려간 다른 이의 서평과 그와 부합하는 별의 개수를 보노라면 그 틈새에는 여지없이 지극히 주관적인 내 불만과 불평의 개입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래. 그 사람은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어, 라며 내 별점수를 보는 순간, 내가 책을 잘못 읽었나, 라는 착각을 갖게 만들어 혼동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들과 나의 차이는 어떻게 해야 좁혀질까, 사고 방식? 책을 받아들이는 방식? 에라, 모르겠다.

 

 

 

강의 시간에 최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불현듯 떠오른다. 다른 나라에서 몇 년 걸릴 공사를 한국에선 6개월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말. 그 때는 나에게 다가오지 않아 헤헤거리며 흘려들었지만, 그와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아, 정말이었어'라는 생각지도 않은 말이 나오게 된다. 지금은 몸 담고 있지 않지만, 작년 12월달부터 한달간을 한 디자인 시공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현장에 나가 실측하고 캐드 도면을 그려주고나서 심사 뒤에 ok 해버리는 식의 공사가 비일비재했고, 그 일을 하면 할 수록 졸업 작품에 허비했던 1년이라는 시간은 덧없이 느껴지기 일쑤였다. 나는 그 곳에 있는 동안 2개의 건물을 만들어냈고, 일을 관둔 한달하고도 보름만에 1개가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후엔 언니도 회사를 사직 의사를 전해서 나머지 한개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훗 날 그곳에 지나다들러 돌아봐야 알 수 있을터다. 번갯불에 콩 구어먹기 식의 공사는 이른바 삼풍백화점, 와우아파트, 성수대교와 같은 부실공사를 연상케한다. 아, 말이 흘렀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야지.

 

 

 

하물며 건물 하나에도 이렇게 신경을 써야하는 판에 도시디자인이라니? 그것도 하나같이 견줄 수도, 견주어서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는 한국에 비해 프랑스 「라데팡스」, 「마른라발레」와 「리브고슈」,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와 「라이프치히」 「유럽, 그 도시의 취향」과 마지막으로 아마 비판을 가했을 것만 같은 「한국의 도시디자인」이라는 흥미있는 타이틀로 독자를 향해 손을 내미니 그 유혹적인 곳에 끌리는 사람이라면 그의 손을 잡지 않을 사람은 드물다,고 판단된다. 나 역시 뭣 모르고 그의 손을 덥썩 잡았지만, 부푼 마음을 계속 안고 그와 함께 발 맞춰 그곳을 돌아보기엔,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엔 러닝 타임이 너무 짧았고, 도시디자인에 관한 내 지식이 얕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프랑스의 「라데팡스」는 저자가 말하기에 마천루로 된 숲 사이에서도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편하게 숨 쉴 수 있다는 점이 라데팡스의 특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라데팡스는 외국 관광객은 고사하고 프랑스 사람들에게까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들은 바 있다. 그 까닭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고층건물에서 찾을 수 있는데,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고층건물이라는 폐쇄적인 의미는 사람들에게 쉽사리 닿지 못함을 저자는 간과했던 모양일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 개선문 계단에서 한가로이 오후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가진 사진에서는 뜨악했다. 외면받고 있다고만 생각했던 라데팡스에 사람이 찾아든 것이다. 글쎄, 가보지 않은 나는 왈가왈부 떠들어댈 순 없겠지만, 주관적인 생각으로 라데팡스는 프랑스의 도심으로 자기메김하기엔 매우 큰 부족함을 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도시임엔 틀림이 없다, 생각한다.

 

 

 

그 후에 사실 나머지는 어떠한 감흥도 내 안에서 일어나지 않았음에 과감히 생략하고, 가장 인상깊었던, 이미 독일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 1위로 꼽히고 있는 독일의 친환경 도시「프라이부르크」사실, 저 위에 별 세개는 프라이부르크에 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밀하게 잘 표현해내주었다. 도시디자인이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어? 라고 어깨를 으쓱대며 독일 사람도 아닌 주제에 남모를 자부심을 표출하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 도시를 한껏 구경하며 이내 얼굴이 붉어짐을 느꼈다. 프라이부르크는 미래지향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데 그 대안으로는 에너지 보존, 신기술 사용,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 등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시도가 이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점은 교통정책을 꼽을 수 있는데, 매연과 보행자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서민들이 교통체계에 가지는 불편함을 줄여 나가고 있다는 점과 전차의 이동에 대해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뒤섞여 이동한다는 것과 특히 도로의 주인이 사람이라는 것을 보며 자연스레 정말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모든 사람들이 꿈꿔온 그런 도시구나, 라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게 만들었음에 실로 경이로워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글쎄, 한국이 이 정도로 발전하려면 억만년이 걸릴까? 하는 생각에 절로 한숨이 폭, 새어 나온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한국 도시디자인을 이야기하기 전에 사람을 향하는 도시디자인의 조건이라며 인본주의적 문화기반과 철학, 도시 정체성을 고려한 장기적 비전,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라는 이 세가지를 짚고 넘어간다. 그리고서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고 심지어 광장으로서의 제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광화문이라던가, 길가에 널부러져있는 자전거모양은 자전거도로의 현 주소를 설명하는 듯 했다. 사실 어느 자전거도로의 표기는 같을테지만. 도시디자인이란 선진국 따라잡기가 아닌 지역의 특성과 본래의 의미를 살린 것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고, 그에 따른 시민들의 참여 역시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p52 , 8째줄) 늘어난 인구의 수용을 위해 시작된 주택개발과 공금으로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 주택난은 어느 정도 완화되는 시점을 완화되었습니다.

(p56 , 3째줄) 각 구역별 개발은 하위 자치단체와 민간 개발업자 그리고 지역주민이 구체적인 색칠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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